크리스토퍼 스타이너, 박산호 역, 『석유종말시계』, 시공사, 2010.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분명히 석유는 인류 발전에, 인류 생활에 상당히 유용한 자원이지만 한정되어 있기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석유를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들 간의 부에 의한 권력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석유는 점점 귀해지고, 가격은 한도 끝도 없이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책 ‘석유종말시계’가 등장했다.

작가는 ‘포브스’의 수석기자이다. 그처럼 세계를 보는 예리한 시각을 가진 이의 말이기에 가볍게 들을 수 만은 없다. 아, 막연한 권위에의 호소의 오류라고 폄하하지는 말길 바란다. 책을 읽어보면 그 경고가 막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몸서리치며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부제에는 ‘21세기 충격 리포트’이다. 분명히 석유가 종말할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석유가 사라진 이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현실을 다양한 예측을 통해 현실감있게 접근한다. 석유 1갤런당 4달러일때부터 10달러, 16달러, 20달러... 이런식으로 세부적으로 파트를 나누어 예측을 해본다. 예를 들어 1갤런당 6달러일 때에는 현재 엄청난 인기를 끄는 SUV가 멈춰설 것이고, 14달러가 되면 전 세계적인 그룹인 월마트가 망할 것이며, 18달러가 되면 철도의 르네상스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로 저자는 현재에 인기 있는 “자동차, 항공사 주식을 팔고 철도 주식을 사라”며 석유에 의한 현실의 상황이 반드시 바뀌게 될 것임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사실 저자의 주장들은 허무맹랑과는 거리가 멀다. 실례로 석유가 1갤런당 16달러가 되면 초밥이 종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부분은 참신하고 재미있으면서도 걱정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초밥의 미래에 대해서는 두 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는데 하나는 향후 5년간 유가가 소폭으로 인상돼서 당분간은 저렴하게 초밥을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유가가 급격히 인상돼서 참다랑어를 수송하고 공수해도 이익이 안남다보니 초밥 문화가 없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업이 부활해서 다시금 마음껏 초밥을 먹을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한다. 현재의 수송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예측까지 해내며 ‘봐라, 이래도 석유에 의한 세계가 계속 진행된다고 주장할래?’하며 그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분명히 대체 에너지, 미래의 에너지는 반드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시간이 조금 더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간절해졌다.

이영혜, 『엄마의 선택』, 아름다운사람들, 2010.

 

 

‘그래서 여자는 미래이고 대안이며 본질이다’라는 이 작품의 한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제법 여운이 오래가는 작품이다. 아들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일을 계기로 엄마인 주인공과 아들 사이에는 갈등 관계가 형성된다. 처음으로 데려온 아들의 여자친구. 다소곳했지만 한 번도 웃지 않고, 어머니의 가벼운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아들의 얼굴만 바라보던 뭔가 우울하고 어두운 여자였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은 사별하고 두 아들과 살고 있는 여자, 엄마로서는 그 여자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힘들게 살아온 그녀였기에 그 아이의 얼굴과 행동에 묻어있는 우울함과 그늘의 정체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용기를 내어 엄마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줬으나 환영받지 못하자 둘째 아들은 집을 나가기에 이른다. 이 작품은 엄마가 아들에게 자신의 인생사를 메일을 통해 전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자는 본질적으로 주변의 행복으로 인해 자신이 행복해지기 때문에 여자는 미래이고 대안이며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생각이 어느정도까지 아들에게 전해질지 고심하며 힘들게 자판을 눌렀다.

엄마, 그녀는 돈을 벌기위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렇지만 돈에 대한 선택을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았다. 꿈이 있었기에 자신에게 드리운 어둡고 징글맞은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운명은 강한 자에게 꼬리를 내리는 모양이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서 그녀는 그녀가 바라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꿈꾸는 여자만이 징그러운 팔자를 따돌린다는 그녀의 생각은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집에 재물도 넘치고, 사랑스런 남편과 두 아들이 있는 그녀의 삶은 행복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한 사람만을 바라보던 남편은 바람을 폈다. 여자가 생긴 것이다. 이 고비를 넘어가며 한 여자로서, 주위를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자신도 행복해지는 여자로서의 삶을 완성시켜나갔던 것이다. 웃지않는 아들의 여자를 보며, 느꼈던 감정, 지난 날의 자신의 삶, 여자의 삶의 의미 등을 담담한 말투로 한글자, 한글자 자판을 두드려 아들에게 보낸다. 그리고 아들은 용기내어 답장을 보낸다. 엄마와 아들의 메일을 통한 대화, 그 결과는 어떻게될까...

안재성, 『꿈을 이루는 기술』, JSFactory, 2010.

 

 

학창 시절. 내가 아는 모든 친구들은 공부를 잘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용기내어 우리반 1등에게 물어봤다. 야, 공부 잘하는 비법이 뭐냐? 그런게 어딨냐?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1등 녀석은 말은 이렇게 해도 나름이 비법이 있었다. 한달, 한주, 하루 단위로 공부 스케줄을 짰고, 예습ㆍ복습을 철저히 함과 동시에 수많은 문제집으로 수능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공부에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꿈도 그렇다. 내가 아는 모든 친구들은 꿈이 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으로부터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꿈까지 실로 다양한 꿈이 있다. 이런 꿈들이 막연하게만 있을 때는 참 답답하다. 그냥 포기하고 대충 살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안타까워지기도 했다. 뭔가 성취하고 싶은데 그것이 막연하여 방향과 방법을 못찾고 헤매고 있는 나에게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인 안재성의 이 책이 다가왔다.

이 책의 부제는 ‘미래를 꿈꾸는 당신을 위해’이다. 얼마나 멋지고 고마운 말인가.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면 냉혹한 현실을 맛보게 될 수도 있으니 긴장해야 한다. 실제로 나는 그랬다. 부록에 있는 AS-IS 분석 : 나 자신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장에서 내 상황을 적어보다가 객관적인 분석 탓에 우울해지기도 했다.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 : 4년차, 그렇지만 ‘막내’를 적는 내가 왠지 한심했다. 나의 경제적 상황, 현재 업무 만족도 등을 적는 칸에도 처음에는 막연히 적다가 점점 세부적으로 적게되다보니(프로젝트의 성공은 얼마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 같다.) 나를 자세히 객관적으로 알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어쩐지 자신감이 부분적으로 사라지고 불안해지는 단점도 있었다. 그래도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의 말이니 한번 끝까지 따라가봤다.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프로젝트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고 종료하는 과정까지의 모든 순차적, 세부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두어 따라해보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다른 이유는 ‘실력과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긍정적 사고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독약과 같은 것입니다’에서 알 수 있듯이 긍정적 사고의 함정을 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자기계발서로서의 역할 뿐만아니라 실용서로서의 기능도 충분히 해내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