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1.쇠붙이를 녹이는 그릇. 단단한 흙이나 흑연 따위로 우묵하게 만든다.

2.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최근에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도 성공하고 관객평점도 우수하다는 기사들을 보면서 새삼 원작이 궁금했다.

대강의 내용은 알았지만 다시 한 번 읽었다.

공지영 작가가 글의 제목을 도가니라고 붙인 이유에 대해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된다.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가 읽는 내내 가라앉지 않는다.

현실에 적응하고 이해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사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이다.

모든 면에서 약자인 청각장애아들,그들보다 우월한 자애학원의 비인간적인 교장과 선생들..

스스로의 나약함을 마치 죄라도 되는 것처럼  인정하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다.

어리고 약하고 보호받아야하는 그 청각장애아들은 우리의 모습이다.

보이지 않는 권력과 돈과 명예와 관습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 당연한 듯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아무리 경악스러운 사건일지라도 뉴스나 신문에 몇 번 오르내리면,그것으로 끝이다.

또 다른 사건에 밀려 기억속에서 사라진다.

현실은 알면 알수록 정나미가 떨어진다는 작가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결국엔 다시 따뜻한 마음의 사람들이 있는 현실로 되돌아오게 된다.

구역질나게 싫지만 참아가면서 그 안에서 견디고 버티면서 살아야한다.

 

그 어린 아이들에게 개,돼지같은 일을 저지르고도 그들은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그럴 수 있는 힘이 있기때문에!

거대한 현실의 벽을 작은 계란이 깨뜨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알았다.

자신들도 남들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스스로 자신을 소중하다고 생각해야한다는 것을..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할수 없다.

 

영화가 기대된다.

내 머리속으로 이해된 글과 눈으로 보여지는 화면간에 어떤 차이와 공통점이 있을지 기대된다.

 

글에 나타난 사건들을 그냥 이렇게 읽고, 알고만 넘어가도 되는지에 대한 의견들이 많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전혀 몰랐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것 같다.

알지만 꺼내지 않고 ,어렴풋이 짐작하지만 아닐것이라고 스스로 부정하면서 산 것은 우리들이다.

남을 원망하고 질타하기보다는 그에 앞서 나의 비겁함을 반성해야 할 때인것 같다.

 

 

 

 

도가니

이 책은 일단 가볍다.하지만 내 마음속에 커다란 물음표를 남긴다.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는 안되더라도,적어도 내가 왜 책을 읽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원래 책을 좋아했다.읽는 것도 좋고 그저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보는것도 좋다.

잠깐동안의 슬럼프가 있긴하지만 책은 항상 나와 함께한다.

하지만 내가 왜 독서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좋으니까....가 이유였다.

그저 좋기때문에 책을 읽지만,채워지지 못하는 게 있다.

그게 뭔지,정확히 꼬집어낼 수가 없었다.

이 책에서 그것을 말해준다.

목표가 없는 독서였던 것이다.

물론 좋아서 하는 독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그것만으로 좋고 만족한다면 별 문제가 아니다.

나처럼 독서를 하면서도 부족함을 느낀다면 목적과 목표가 있는 독서를 해야 할 것이다.

작가들의 실제 이야기가 소재여서인지 현실성을 느끼게 한다.

100일에 33권,1년에 365권..

과연 일반 직장인들에게 가능한 이야기인지 의심스럽다.

다시 생각하니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다.

삶의 중심으로 놓고 짜투리 시간까지 활용한다면 충분할 것 같다.

티비와 인터넷에 쏟는 시간만 아껴도..

그렇게 독서습관을 들이고 나서 목표를 정한 독서를 실천하는 것이다.

 

눈과 머리로 읽는 독서는 누구나 한다.

심장과 몸으로 하는 독서...독서를 통해 삶의 자세가 변화하는 것이 진정한 독서일 것이다.

 

나는 왜 독서를 하는가?

지금보다 조금 더 업그레드된 독서를 위해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아야겠다.

사실, 이 책은 독서를 거의 하지 않는 남편에게 추천하고자 구입했는데 나에게 더 크게 와 닿는다.

제발 내 남편도 통했으면 좋겠다.

남편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 보고 싶은게 작은 ,아니 큰~ 바램이다.

 

 

 

 

목적독서

 

  "책방에 간다.도서관을 찾는다.수천 권의 책이 꽂혀 있다.수백만 권의 책이 쌓여 있다.

   그 많은 책들 속에 담겨져 있는 비밀을 몽땅 알아내고,그 많은 책들이 제공해 줄 지식을

   빠짐없이 소유하고 싶은 파우스트적 지적 욕망의 충동을 막기란 어렵다.

   큰 책방이나 도서관에 들어가면 그 모든 책을 읽겠다는 의욕이 부풀어 오르고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 새삼 솟아오른다.그러나 이 갚은 책에 대한 애착,지식에 대한 의욕이

   별안간 오히려 책이 주는 억압감,지식에 대한 피로감으로 변할 수도 있다"  박이문의 -책-

 

책에 대해서 이렇게 잘 표현해 낸 글이 없는 것 같다.

책은 나에게 무엇인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표정훈님은 자신이 탐서주의자라 말한다.

다소 생소한 말..탐서주의자...

책을 좋아하지만 책의 내용만을 골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책 자체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책자에 책을 가득 꽂아 두고 읽지 않아도 ,바라만 봐도 그저 좋은 것.

.....

음...

드디어 책에 대한 나의 태도를 한 마디로 규정할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나도 탐서주의자인 것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욕심에 잔뜩 구입한 책들,미처 읽지 못한 책들이 많지만 그래도 좋다.

내용은 잘 모른다.그저 그 책이 좋아서 가지고 있는 책들도 있다.

제목이 좋아서,표지의 느낌이 좋아서,작가가 좋아서....

그렇구나..나는 책을 탐하는 탐서주의자였던거구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좋다는데 무슨 이유나 자격조건이 필요한가?

 

  "사실,읽지 않는 책 수만 권을 갖고 있어봐야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납득할 수 없다.

   .......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지적 허영' 운운하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생각한다.

   하지만 지적 허영이 남을 깔보거나 자신을 과대 평가하다가 망상의 지경에 이를 정도만 아니라면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허영은 억지로 삼가기보다 기꺼이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  -본문 230페이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허영심을 위한 책의 수집이라도 그것이 책에 관련된 것이기때문에 좋게 보인다는 저자이다.

나도 저자의 의견과 같다.

가끔 책 자체에 대한 책이 있었으면 했는데 목마름을 해소했다.

캬~~시원하다!!

탐서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