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두 아이가 있다.
9살 딸과 5살 아들.
요즘 딸에 대한 미안함과 못마땅함이 극에 달해 있다.
첫 아이를 낳고 그 기쁨과 기대는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못 누렸었던 것들을 모두 채워주고 싶었다.
그런 욕심과 기대가 딸에게 얼마나 큰 짐이 되어 누르고 있는지는 최근에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어릴 적부터 뭐든지 잘 한다는 소리만 듣고 자란 딸은 은연중에 자신은 다 잘해야만 하는 줄 알고 있는 거 같았다.
서투르고 어색한 일은 하기 싫어했고,그런 자신의 모습을 남들에게 특히 엄마인 나에게 보이기 싫어했다.
초등학교 올라가면서는 드디어 시험이라는 평가 기준이 생겼다.
점점 공부라는 것에 거부감이 커지는 것이 냉정하고 무딘 엄마인 내 눈에도 보인다.
엄마에게 이끌려서 해야만 하는 공부,싫지만 엄마의 칭찬을 들으려면 해야만 하는 공부,싫지만 안 하기엔 딸 자신조차도 불안한 공부.
난 딸에게 무엇을 기대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최고나 일류가 되길 바라지는 않았다.
나중에 자신이 하고 싶을 일을 선택했을때 주저없이 할 수 있을 정도를 바랬을 뿐이다.
.....
다시 한 번 곰곰이 따져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딸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때,그 때 아이는 내가 강요하지 않아도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었다.
당장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는 안으로 점점 야무지게 익어 가고 있는 것을...
기다려 주지 못하고 닥달을 하는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참 이상한 건 작은 아이에겐 마음이 훨씬 여유롭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큰 아이를 통한 한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때가 되면 알아서 하게 될꺼라는 여유만만이 생긴다.
큰 아이에게도 이런 마음이었다면...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누르기 어렵다.
하지만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이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것처럼 딸을 향한 나의 태도 또한 바꾸기가 쉽지 않다.
관성의 법칙인지..계속 그대로 나가려고만 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난 딸을 향한 마음과 내 반성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반성문을 쓰면서 나를 되돌려 보기위해!!
내 아이들에게 학부모가 아닌 그냥 엄마가 되어주기 위해!!
"60분 부모"가 나에게 말한다.
난 선생님이 아니라는 것을.
어제든 아이들이 달려와 그 작은 몸과 마음을 부빌수 있는 따뜻한 엄마여야 한다는 것을!!
엄마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