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이 직장 근처에 있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주 들른다.
이 요리책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귀한 책중에 한 권이다.
주부이고 엄마이긴하지만 사실 요리나 살림에는 영 소질이 없는 나이다.
솜씨를 넘어서 이 책의 주제와 내용들이 내 마음을 추억속으로 끌어들였다.
어릴 적의 기억들은 대개 각각의 추억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특히나 아이적의 먹을것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너무 맛있었던 그 미각과 촉각,음식을 만들던 엄마의 모습인 시각과 냄새인 후각,음식을 먹으면서 느꼈던 행복감..
그 모든 감각들을 몸으로 마음으로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나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나와 비슷한 어릴적의 기억을 갖고 있는것처럼나의 추억의 음식들을 책에 실었다.
난 딸부잣집 네명중에 첫째였다.
늘 농사일과 집안일에,안 팎으로 바쁜 엄마였지만 간혹 만들어주던 별미는 있었다.
우리들끼리 있을때는 곁눈으로 본 엄마솜씨를 따라서 음식도 많이 해 먹었었다.
특히나 본문중에 나오는 야채튀김이 기억에 남는다.
한 겨울에 고구마와 집에 있는 야채들을 밀가루에 버무려 튀겨먹었건 기억.
부억은 온통 난리가 나고 기름이 튀길까봐 자매들이 노심초사하면서도 낄낄거리면서 잘도 해 먹었었다.
그 고소한 기름냄새와 간혹 손등에 튀던 기름의 따가움과 스스로 뭔가를 한다는 그 자부심과 들뜬 마음..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에서 콩닥거리며 느껴진다.
지금의 나 같으면 아이들이 불이나 기름에 다칠까봐 엄두도 못 내게했을테지만,우리 엄마는 말리지 않으셨었다.
그 덕분에 지금도 고구마 튀김을 보면 추억거리가 한 가득이다.
엄마와 같이 도너츠를 만들때의 기억도 생생하다.
엄마가 만든 반죽에 동그란 주전자 뚜껑을 대고 모양을 만들면서, 서로 하겠다고 티격거렸던 우리들..
이렇게 어릴적 먹었던 모든 음식에는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그대로 들어있다.
마가린과 간장에 비벼먹던 따뜻한 밥,분홍색 소시지부침,사과와 햄만으로 맛있었던 사라다,김치를 얹어먹었던 물국수.
어찌보면 별것도 아닌 음식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먹고 싶다.
단지 엄마가 해줘야 더 맛있을꺼라는 사실...^^
이번 주말엔 나도 아이들과 음식을 만들어봐야겠다.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다.
예전에 엄마가 싸줬던 도시락이 그립다.
작은 잼병에 담아 주던 볶음 김치와 밥 위에 예쁘게 누워있던 계란 후라이가 있던 그 도시락.
그 날은 점심 시간전부터 행복했다!!
내 아이들에게 그런 행복 만들어 주고 싶다.
추억의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