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시간을 보내다보면 다른 일을 해보고 싶기 마련이다. 특히 시대물, 모험액션물을 보게 될 때엔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별한 영웅이라면 더 좋겠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 경험해보지 못한 장소에서의 삶 이색적이지 않은가.

여기 바로 그런 일을 겪게 된 소년이 있다. 이름은 토비 터커, 이번에 새집으로 이사하게 된 소년이며 양부모님과 살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정확하게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소년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아낼 수 있는 단서라고는 고작해야 나무상자 하나 뿐이다. 종이조각만 가득한데도 지나치게 무거운 상자.

양부모님은 친절하고 새 방은 벽지를 제외하고는 마음에 들지만 토비는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것. 혹시 하는 마음에 상자를 연 토비, 상자 안의 종이조각 사이를 휘젓다가 사진틀을 발견한다. 거기엔 찢어진 종이조각을 붙여보면 토비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수많은 종이조각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는 토비, 그리고 그는 '세티'라는 이름을 맞추는데...

자신이 누구인가를 찾는 소년 그리고 의문의 종이 조각. 종이 조각은 소년의 정체에 대한 단서이자 다른 삶으로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토비는 종이 조각으로 인해 이집트 소년 '세티'의 인생을 경험한다.

세티는 미라를 만들고 싶지만 농부가 되어야 한다. 그 사실이 너무 싫었던 세티는 사촌 네브에게 부탁해서 미라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소년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고 싶어하고 단서인 종이조각으로 인해 또 다른 자신의 삶을 경험한다. 그것으로 인해서 예전 이집트 소년의 삶을 들여다 볼 기회를 얻는 것이다.

닭이 흔치 않은 세계,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것을 구하고 영생을 위해 미라를 만들어낸다. 학교에서는 피라미드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기도 하고 이집트 소년 '세티'가 신는 신발은 파피루스로 된 샌들이다.

이 책은 독특한 방식으로 다른 시대, 다른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모험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줄 뿐이다. 다른 세계라는 점만을 제외하면.

토비 터커, 나를 찾아서 / 발 와일딩 / 사파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 셜록 홈즈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탐정이자 탐정의 대명사인 홈즈. 나 역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으면서 자랐지만 홈즈의 첫 등장부터 은퇴 후까지를 정연히 기억하고 있지는 못했다. 그런 내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셜록 홈즈 전집’이었다.

홈즈의 유일한 친구이며 사건 기록자인 왓슨과의 만남과 기이한 뒷 얘기를 가진 사건의 연속. 어떠한 증거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과 사건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추리력을 가진 홈즈 앞에 모든 사건은 너무 ’쉬울’ 뿐이다. 위대한 탐정이 옆에 있기에 숨을 죽이고 사건을 본다기보다 편안히 그 뒤를 따르게 된다.

장편, 단편 할 것 없이 흥미로운 것 투성이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바스커빌 가의 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방의 전설을 배경으로 사건의 펼쳐지는 것이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심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박력이 있다. 또 사건이 터진 후 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 일어날 사건을 막아야 하는 것이어서 모험소설 같은 느낌도 있다. 더구나 사건을 막아야 할 사람이 바쁜 홈즈의 대리로 온 왓슨이어서 상황은 점점 위태로워진다. 지옥의 사냥개는 희생자를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서고...

처음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결말을 알면서 세부사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다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