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마주쳤을 때 말고는 영어를 쓸 일이 없더라 해도 영어를 못 하면 여러 가지로 불이익을 받는 세상되다보니 영어공부를 등한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공부를 해야 하는 거라면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는데요.

그 방법 중 하나가 미국 드라마 시리즈에 푹 빠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재밌는 점이 꽤 있지만 미국 드라마 시리즈는 거액을 들여서 그런지 볼거리가 뛰어나단 생각이 들더군요. 또 수사물이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있으니 흥미로운 주제를 선택해서 볼 수 있습니다.

수사물에 관심이 있다면 CSI시리즈부터 로앤오더, 크리미널 마인드, 넘버스 같은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구요. 법정물에 관심이 있다면 샤크, 보스턴리갈 같은 것을, 의학에 관심이 있다면 하우스를, 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이 있다면 슈퍼내추럴, 고스트 위스퍼러 같은 것을,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어글리 베티 같은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취향에 맞고 흡입력 있는 드라마를 보다보면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 늘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아는 말도 늘어나고 쉬운 말은 어느 정도 알아듣게 되구요. 그런데 드라마가 재미있다보니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자막읽기에 급급한 일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려다가 드라마에만 빠져버린 것이지요. 이럴 때 살짝 찜찜해지는데요. 이때 활용하면 좋을 책이 바로 '미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입니다. 한달만 이 책을 열심히 공부하면 자막 없이 미드를 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합니다만 거기까지는 신뢰하지 못하겠네요. 개인편차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으로 공부하면 더 많은 대사를 자막 없이 알아들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의 초반에는 재미있는 미국 드라마 시리즈 12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드라마의 경우에는 호기심을 가지게 하구요. 아는 드라마의 경우에는 이 드라마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있구나 싶어 들어가 보게 되더군요. 책 첫머리로도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더군요.

이어서 내용은 42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구요. 먼저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말을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다음 장으로 넘기면 그 상황에 맞는 드라마와 대사가 나와 있어요. 드라마 대사다 보니 감정을 실어서 따라 해보는 즐거움이 있구요. 기억에 잘 남더군요. 그런 다음에 빈칸 채우기를 하면서 배운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네요. 책의 순서대로 공부해도 좋고 관심주제별로 골라서 공부해도 좋을 것 같구요.

책으로 공부를 할 때의 성패는 주로 그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이 책의 경우에 공부하는 데에도 부담이 없고 내용자체도 흥미를 끄는 면이 있어서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책에 부록으로 CD가 있는데 이 CD가 일반 오디오에서는 재생이 안 되고 컴퓨터나 MP3 CD플레이어에서만 재생이 된다는 점이 아쉬웠네요.

재미있어 꾸준히 공부할 수 있고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그만한 성과를 올리게 할 '미드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하기' 꽤 마음에 들었어요.

인간과 동물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인간이 말하는 동물은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과 야생동물에 한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소비하는 사육동물은 어떻게 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소나 양, 염소가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이고 그것을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마치 인식의 구멍이 생겨버린 것처럼 현대사회에서 사육동물에 대한 인식은 얄팍한 것이거나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분명 소를 사육하고 있지만 실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접촉하게 되는 소의 형태는 햄버거 속의 고기나 슈퍼마켓에서 포장된 상태의 고기 입니다. 소비는 하지만 그 사실을 외면하는 사회가 형성된 것 입니다.

이 책 '사육과 육식'은 그 점을 지적하는 책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동물이 신성을 품고 있고 신이 수성을 가지고 있는 전기사육시대, 동물이 정신적 상징성을 잃고 인간의 필요에 따라 길들이게 된 사육시대, 필요에 따라 사육동물을 소비하지만 출산, 교미, 죽음과는 분리된 후기사육시대의 세 단계로 구분하고 그 인식의 변화를 설명합니다.

보통 채식주의자가 돼야 하는 필요성을 말할 때 도축장에서 끔찍하게 죽어가는 동물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고기를 생산해야 해서 극도로 움직임이 제한된 우리 속에 사육동물을 넣어놓고 약을 투여하기도 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잊은 것 마냥 기계적으로 도축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요. 즉,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의 윤리성을 지적하면서 채식주의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행동 자체가 후기사육시대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동물과 가까이 살면서 그들의 출산, 교미, 죽음을 보고 도축하는 장면도 흔히 보면서 자랐던 사육시대와 달리 도시에 살게 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분리가 가속화되었답니다. 그러면서 전에는 고려하지도 않았던 사육동물을 '살해'하는 장면이 사람에게 정신적 해악을 끼칠 수 있으므로 금기시하는 것이 후기사육시대라는 겁니다.

결국 시대에 따라 멋대로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기사육시대에는 그저 거기 있었을 뿐이었던 동물에 신성을 부여해 숭상하고 사육시대에는 우연의 결과로 길들여진 동물의 편리성을 이용하고, 후기사육시대에 동물에 인간성을 부여하고 소비행위를 하면서도 동물을 죽게 하는 행위가 잔인하다고 비난한다는 겁니다. 모순을 안고 있달까요.

그저 도축하는 것을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사육을 하기 이전에 동물에 대한 관념은 어떠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인간이 어떻게 사육을 시작했는지 하나하나를 보여주는 게 신선했습니다. 또 개와 고양이가 우연의 결과였다면 말이나 양의 경우에는 제사에 바치기 위한 산 제물 확보용이었을 거라는 가설을 제시합니다. 각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변화와 더불어 사육에 대한 가설을 하나하나 예를 들고 그 논리성을 보여주는 터라 더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기호대로 인간성을 부여하는 후기사육시대의 이야기는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생각하게 했구요. 특히 후기사육시대의 특성이 주로 영어권 국가에서 보인다는 분석은 좀 놀라웠습니다.

요새 안 그래도 도축장에서 죽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고기를 먹고 산다는 것 자체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관심 있는 주제를 근원부터 밝히는 상세한 책이라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지금의 야생동물이 예전의 야생종이 아니라 길들여진 후 어떤 계기로 다시 야생으로 가게 된 종 일수 있다는 가설도 흥미로웠구요.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 '사육과 육식'  인상 깊게 읽었어요.

리더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서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하는 관리자 이상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즉, 리더는 조직의 더 나은  변화를 주도하기도 하고 새로운 발전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데 리더의 역할을 해야할 경영자나 상사가 잘 잊어버리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리더의 자리가 명령할 권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명령만 하는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도 사고할 능력이 있는데 그 점을 무시하고 계속 명령조로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기도 힘들구요.

이 책은 경영자나 조직의 상위에 차지하게 된 사람들이 흔히 하게 되는 착각 22가지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꼭짓점에 선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부하직원들이 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 지를 제안합니다.

책의 앞머리는 본분을 망각해버린 지도자를 떠올리게 하는 '사자가 되고 싶은 왕토끼' 라는 우화로 시작됩니다. 이야기로 흥미를 자극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거지요.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첫 장을 넘기면 경영자가 흔히 하는 착각이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안다 라는 것이랍니다. 직원들이 리더의 말을 이해할 확률은 5퍼센트 이하라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요.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직원만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의사소통 문제 입니다. 내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른 법이구요. 더구나 상대는 조직의 윗사람,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의문점을 확실하게 제기하고 확인받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리더가 성격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도 조직의 윗선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은 마찬가지구요. 또 한 직급이 올라갈 때마다 멀게 느껴지는 것은 더하니 말단 직원이 팀장에게 질문하기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신물이 날 정도로 반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읽다보니 경영자나 상사의 입장이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입장과 의외로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의 직급의 사람이 잘해야 부하직원들도 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그랬습니다. 인사를 잘 하지 않는 부하직원에 대해서 불평을 하는 임원만 해도 그렇습니다. 임원은 부하직원들이 예의가 없어서 인사를 안 한다고 생각했지만 부하직원들은 오히려 임원이나 상사가 인사를 제대로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매번 인사를 할 때마다 성의 없이 고개만 까딱하거나 무표정하게 그 앞을 그저 지나쳐버린다면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이 부분에서 제 고등학교 시절 윤리선생님이 한 분 떠오르더군요. 그 분은 복도에서 학생이 인사를 하면 그 자리에 멈춰서고 정자세로 같이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은 그 선생님이 지나칠 때만은 모두 인사를 했구요. 무조건 명령만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떠오르더군요.

이처럼 많은 역할과 공부가 필요한 리더가 착각하는 부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과는 권위를 실추시키는 게 아니므로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리더는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결정이 전부 옳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결국 리더가 가장 많은 실수를 하게 되구요. 이런 일이 있을 때 보통은 자신의 권위가 실추 될까 두려워 대충 덮고 지나치려고 합니다. 허나 직원들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솔직하게 사과하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렵지만 그만큼 효과적이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링컨의 일화도 인상적이었구요.

22가지 착각과 개선안을 솔직한 충고와 그에 맞는 일화로 보여주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더군요. 책의 전체 구성도 마음에 들고 자기계발서 답지 않게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상사라면 상사의 입장에서 부하직원이라면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어느 입장에서 읽어도 사리에 맞기도 하고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구요. 더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네요.

경영자나 조직의 윗부분에 서게 된 사람이 하게 되는 착각과 그 뒤의 진실을 짚어주는 책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