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래를 통해 처음 알게된 강기 작가님.
강고래의 여운이 식기 전에 두 번째로 이 작품을 완독했는데, 네네세 역시 상당히 재미있었다.
작가님의 확고한 세계관은 네네세에서도 변치 않아서 주인수의 세상은 참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어찌보면 생활력 없고, 사회성은 더더욱 없고,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짜증이 날 것도 같다 싶은 인물인데.
주인공도 나름 만만치 않게 제 가드가 높아서 편한 존재는 될 수 없겠다 싶은데,
이런 두 사람이 만나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손을 잡는 과정이 현실적인 듯 아닌 듯,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니 강고래와는 살짝 다른 의미의 일상물로 느껴졌다.
이따끔씩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서로 의미를 두지 않았던 만남.
물론 주인수는 굉장히 주인공을 의식하고 있었지만ㅡ그 의식은 비단 이성적인 감정의 시작은 아니었다.
오히려 싫은 감정에 기인했다고 봐야하는데ㅡ주인공의 마음이 먼저 주인수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면서
우정의 형태가 조금씩 그 모양을 달리하게 한다.
주인수를 향한 마음을 자각한 후, 고백에 망설임이 없는 주인공.
주인수가 마음을 열 때까지 꾸준히, 천천히, 제 마음을 드러내놓고 제 손을 내밀고 있다.
그리하여 끝내 서로의 마음이 맞물린 그들.
하지만 마냥 행복할 수 없는 그들이기에 시련 아닌 시련이 닥치지만,
주인공은 조금도 흔들림도 없으니,
주인수가 지금껏 겪은 불행은 어쩌면 든든한 주인공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 아니었나 싶다.
여담이지만,
'네가 네모인 세상'ㅡ이 작품도 제목의 의미가 스토리와 연계되어 참 의미심장했다.
작가님의 센스가 탁월하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