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제목과 딱맞는 책이었다. 방대한 분량의 삼국지를 어떻게 단 두권으로 옮겨놓았을까 궁금했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된 삼국지가 커다란 활자로 써져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책이라 세세한 부분들까지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무리없이 삼국지를 접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다. 삼국지 전질을 읽기에는 다소 어린나이의 아이들이 만화로 된 삼국지를 먼저 읽곤 하는데 그것도 괜찮지만 이 책은 논술공부를 겸할 수 있어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삼국지는 누구나 읽어봄직하지만 의외로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다. 나역시 어린시절 분량의 압박에 굴복해 결국 삼국지를 내려놓고 말았는데 성인이되어서도 내내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만약 이 책처럼 정리된 삼국지를 먼저 접했더라면 훨씬 더 흥미를 갖고 삼국지를 끝내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웠다. 철저히 아이들에게 맞춰진 책이라 각 권마다 뒷편에는 독서노트가 따로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4주완성 독서 계획표에 따라 책을 읽은 후 각각의 질문에 답하고 주요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글쓰기 실력 향상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예를들어 관우가 자신을 도와준 조조를 살려준 것처럼 전쟁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내세울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을 작성하라는 식인데 각장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면 논술실력은 물론이고 자연히 생각의 깊이도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삼국지를 쉽게 접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바로잡아주어 보다 효과적인 독서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독서습관을 기르고 꾸준히 책을 접하다보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레 책과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책을 멀리 하는 아이들에게 한번쯤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 역시 이 두권의 책으로 삼국지에 대한 부담감은 덜었으니 어릴 때 읽다 만 삼국지 전질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내용을 훑었으니 본격젹으로 삼국지를 읽을 때 훨씬 수월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내게는 미술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술에 관심은 많은데 관심에 비해 접할 기회는 많지 않고, 간혹 기회가 생겨도 고개를 끄덕거리기 보다는 갸웃하게 만드는 작품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뿐이었다. 그나마 명화의 경우 이런저런 줏어들은 이야기들 덕분에  감상에 빠지는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현대미술은 익숙해질 기회가 없었던터라 대체 이 작품이 내게 뭘 말하고 싶은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한 적이 많았다. 그래선지 현대미술하면 무지한 나는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이 책은 92명의 한국 현대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다.
시간, 전통, 사물, 인간, 재현, 추상, 자연이라는 일곱가지 테마 안에서 각각의 작품들을 논하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야기 했다. 그안에서 인간의 마음, 현대사회의 모습 등 여러 감정과 현상을 엿볼 수 있었는데 설명이 곁들여져 있었음에도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인즉, 오랜 세월 미술과 함께해온 저자의 개인적인 감상문과도 같은 이 책이 지나치게 어려운 문장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얼마전에 읽었던 책의 구절이 떠올랐다. 쉬운 글은 당연히 쉽게, 어려운 글도 쉽게 풀어쓸 줄 알아야 진짜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데 이 책을 쓴 저자는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나 싶어 아쉬웠다. 충분히 간단명료하게 쓸 수 있는 몇몇 문장들을 굳이 어렵게 쓰려고 노력한 듯 보여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한국 작가들과 한국현대미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은 즐겁고 뜻깊었지만 세세한 부분들에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클래식에 관한 이야기를 광범위하게 다룬 두꺼운 책을 생각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얇은 페이지의 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분량의 압박에서 벗어나 그런지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갔는데 읽다보니 예상외로 녹록치가 않았다. 아무래도

각오가 너무 과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클래식을 알아보자는 각오를 새기며 한자한자 진지하게 읽어나가다보니 마치 음악교과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제대로 책의 내용을 즐길 수가 없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즐기는 기분으로 읽는 편이 훨씬 머리에 잘 들어왔다.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이 세 작곡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이 어느 시대에 태어나 어떤 환경에서 작곡을 했고 또 이들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알면 알수록 심오하고 어려워져 이들의 음악까지도 멀리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복잡할 게 없는데 말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신상명세를 줄줄 꿰는 건 신나는 일인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건 관심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찾아보고 익히려 노력하기 마련인데 그 반대의 경우 가까이 하기 어려운 대상이 되는 것 같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일단 학창시절 암기해야했던 것들이 떠올라 어른이 되어서도 흥미를 가지기 어려운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독자로 하여금 클래식에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수 있도록 한 배려가 돋보인다.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바로 들으며 이해할 수 있도록 CD가 수록되어 있어 설명이 설명에 그치지 않도록 했다. 또한 곡해설 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히 담고 있어 사전지식은 물론이고 곡이 탄생하기까지의 배경을 짚어볼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편집이나 디자인 면에서 조금 더 보기 편하고 눈에 들어오게끔 구성이 되었으면 하는 욕심이 들었다. 특히나 시리즈로 이루어진 책은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조금 더 보기 좋은 디자인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