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슨푸에서는 묘한 것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춤 또는 풍류 춤이라는 것인데, 남녀 노소가 생업을 집어 치우고 한밤에서부터 새벽에 걸쳐 미친 듯이 춤을 추는 것이다.
처음에는 농민과 상인뿐이었으나 지금은 무사들까지 여기에 말려 들었다.
전쟁은 싫어, 일부러 싸우다 죽지 않아도 일생에는 죽음이 따르기 마련이야.
그렇다. 춤과 정사에는 상하의 구별이 없다. 유부녀도 처녀도 미망인도 가릴 것 없다. 남녀가 어우러지는 하룻밤의 환희야 말로 살아있는 증거다. 그러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 껴안는 것이다.
뜻있는 사람들은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패전과 그 아들 우지자네의 무기력이 초래한 민중의 절망감 때문이라 판단하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오늘 그 풍류 춤이 슨푸 성 안에서 행해졌다.
우지자네도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그대로 둘 수 없어, 대관절 풍류 춤이 어떤 것인지 보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곳에 오래 머무실 필요가 없습니다. 내일 아침에라도 여기서 떠나도록 하시지요.
그렇게 급히...
우지자네의 마음이 언제 변할지 모르니까요..
그러나... 앞으로 남편 곁에서 살게 될 텐데도 세나의 마음은 밝지 못했다. 요시모토가 상경하게 되면 그 조카딸로서 화려한 생활이 보장될 줄로 생각했는데, 오카자키의 시골에서 살게 될 줄이야...
세나는 짜증을 내고 있었다. 환경이 크게 변했단느 것. 이에야스가 성을 쌓는 등 여러 가지 일에 바빠 세나를 별로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세나는 이에야스에게 안기고 싶었다. 한창 나이의 세나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더 짜증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짜증이 잘못된 추측을 낳았다.
중요한 시기에 이에야스를 깜짝 놀라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카와 일대를 본거지로 하는 잇코슈란 종교단체의 반란이다.
원인은 이에야스의 가신이 사자키에 성채를 쌓으면서 조구사란 절에서 식량을 강제로 징수한 데 있었다.
조구사에서는 신도, 무사, 농민들에게 종문이 위기에 처했다. 부처님의 적 이에야스를 타도하자라는 격문을 보냈던 것이다.
잇코슈는 미카와 일대에 깊이 침투해 있었다. 가신의 반수 이상이 그 신도여서 지금은 단결을 자랑해 온 오카자키의 가신들은 여기서 둘로 갈라지고 말았다.
이것은 도나냐 이마가와냐의 비교와는 전혀 달랐다. 현세내 내세냐는 비교이고 부처님이 위대하냐, 이에야스가 위대하냐의 비교이기도 했다. 부처님의 적을 퇴치하는 군사가 나가는 길은 극락정토, 후퇴하는 길은 무간지옥이라 외치면서 어제까지 훌륭한 영주라 믿었던 이에야스에게 공격을 가했던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 친구와 친구가 아미타여래의 편이 될 것인가, 영주의 편이 될 것인가 하며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주군은 성에서 나가 일거에 사태를 해결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에요. 만약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려고 하면 우선 사원을 불태워야 하겠지요. 사원을 불태우면 그들에게 점점 더 부처님의 적이라는 구실을 만들어줄 뿐이에요.
가령 사원을 불태우고 반란에 참가한 가신들을 남김없이 처벌한다면, 사건은 이것으로 마무리되겟지만, 마쓰다이라 가문의 힘은 반으로 줄어듭니다.
적이 바라는 바가 이것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적이 바라는 바!!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상대는 마싸드아라의 힘을 둘로 갈라놓는 것이 목적이라고.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둘로 갈라져 싸우게 되면 어느 쪽이 이기건 전체의 힘은 반으로 줄어든다. 그런 뒤에 나머지 반을 공격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하나로 뭉치도록 해야겠지요.
저도 그것을 바랍니다. 그러너 봄이 되기 전에 진압하지 않으면 금년에는 기근을 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너무 성급한 생각이에요.
성급... 금년의 농사를 망쳐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가신들의 생각을 고칠 때까지 설득하고 또 설득하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대들이 있기에 마쓰다이라 가문도 있다. 나는 수족과 같은 가신을 죽일 수 없다... 벌할 수도 없다.
이 이에야스의 마음을 아직도 모르느냐고. 가신들에게 고하고 얼른 물러나도록 하세요.
그러면 가신과 주군과의 마음이 다시 맺어질 거예요. 주군과 우리는 조상 때부터 하나였다. 이것을 깨닫게 되면 보이지 않는 적, 뒤에서 선동하는 자들이 저절로 밝혀지게 되어 원만히 수습될 거에요.
몇 년이 지나도 나를 칠 수 없다는 것을 알면 아무리 피에 굶주린 가신이라도 이대로는 굶어 죽는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러나 내 입장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젊은 영주라 깔보고 선동을 당해 활을 당긴 가신들. 이것을 그대로 내벼러둘 수 있단 말인가.
어머니, 상대가 굴복했을 때는 제 생각대로 처단해도 될까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거짓말로 가신들을 속인 것이 됩니다.
그렇다고 부처님의 적이라고 매도하며 저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들을....
그래도 용서하는 것이 부처님의 마음이고 부처님의 적이 아니었다는 증거가 되는 거에요.
주군이 지금 싸우고 있는 상대는 미카와를 침략하는 적이 아니라 주군의 가신이고 미카와를 떠받치고 있는 백성들이에요. 그들은 서받정토에서 자비를 베푸시는 아미타여래를 신봉하는 선남선녀들이에요.
그들을 상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고 싸운다면 절대로 이길 수 없어요.
자비심을 가지고 싸워야 해요. 이기려거든 부처님의 길을 통해 이겨야 해요.
그렇다. 부처님을 택할 것인가. 영주를 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나도 가신도 모두 부처님의 큰 손안에 있는 것이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에야스는 큰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한노조. 내가 먼저 공격할 수는 없다. 너는 나의 가신이다. 부처님꼐서 가신을 죽여서는 안 된다. 사소한 잘못을 용서해 주거라. 가짜 부처에게 속아 선동을 당했을 뿐이라고 하셨다.
뭣이. 부처님의 말이 들렸단 말이오. 그럴리가 없소.
들렸기에 네가 먼저 공격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 가짜 부처가 나를 선동했단 말이오?
그렇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그러기에 멍청이라고 하는 것이다.
모처럼 편하게 살게 된 민가와 농가를 불사르고 이대로 폭동이 계속된다면 금년 겨울에는 모두 굶어 죽는다. 부처님이 그런 어리석은 일을 하겠느냐?
음...
이에야스의 이 한마디는 효과를 나타냈다. 한노조는 3년 전까지만 해도 고생하며 살던 생활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그대들이 애써 아껴운 쌀인데, 너무 많이 먹어 쌀이 축나면 미안한 일이오.
우리가 잘못한 것일까? 반란을 선동한 승려들은 여러 가지 이상을 내걸고 이를 위해 죽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싸움을 계속하면 미카와 일대는 황폐되어 유랑민이나 강도로 변할 수 밖에 없다. 노인과 부녀자는 길거리에 쓰러져 죽을 것이다. 그런 일은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죽어서 정토에 가는 것이 높은? 이상을 내걸고 이를 위해 죽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싸움을 계속하면 미카와 일대는 황폐되어 유랑민이나 강도로 변할 수밖에 없다. 노인과 부녀자는 길거리에 쓰러져 죽을 것이다.
주군이 가짜 아미타불이건 진짜 아미타불이건 상관없어. 지옥에 떨어져도 좋다는 말이야. 나는 지금부터 오쿠보의 집으로 가겠어. 주군이 돌아오는 자는 용서하겠다고 하셨어.
반란은 하치야 한노조와 와타나베 한조의 항복으로 대번에 진압되었다. 한노조 등이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가신들이 속속 돌아왔던 것이다.
소요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떠돌이 승려들은 어딘가 도망치고 말았다.
나중에 이 반란은 이미가와가 획책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절대로 그대를 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잘 생각하겠으니, 잠시만 더 참도록 하거라.
마님, 그런 억측은 주군을 위해서라도 삼가십시오. 그러시면 주군의 발걸음은 점점 더 멀어지십니다. 저는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러기에 분하다는 것이다. 가난할 때는 첫째도 둘째도 세나였어. 그런데 지금은 낡은 짚신을 버리듯이 팽개치고 있어. 뿐만 아니라 너 같은 계집에게까지 손을 대다니. 이렇게 되면 여자의 오기라는 것이 있어. 이 때문에 비록 몸을 망치는 일이 있어도 오기를 관철시켜 보이겠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러면 주군은 점점 더 멀어지십니다.
바보 같은 소리. 이대로 가면 죽게 된다. 자 내 등에 업히거라.
주군도 나쁘시다. 콩을 딸 때는 제대로 따야 하는 것인데..
나더러 여자를 삼가리는 말인가?
삼가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엉덩이에 깔리기도 하고 죽이려 드는데도 깨닫지 못하면, 이것을 병법에서는 형편없는 미숙자라고 합니다. 주군 부디 달인이 되십시오.
좋아. 내가 교토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오다와 마쓰다이라의 관계는 더욱 공고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 돼.
그런데 미카와님에게 선물로 보낼 큰 잉어 세 마리가 있었는데...
보았겠지. 재미있다고 생각지 않나? 그것은 이에야스의 성의를 측정할 중요한 잣대가 되는 잉어야.
잣대가 되는 잉어?
한 마리나 이 노부나가, 또 한 마리는 이에야스, 나머지 한 마리는 사위인 노부야스(다케치요)인 줄 알고 소중히 기르라면서 보낼 생각이야. 이에야스는 싫더라도 연못에다 기르지 않을 수 없을 테지. 나는 때때로 편지를 보내 그 잉어는 잘 있냐고 물을 생각이야. 딸들에게 아무 일도 없느냐고 물을 수는 없지만 잉어라면 괜찮을 것 아닌가.
그리고 이에야스는 이 잉어를 볼 때마다 나를 생각하게 되겠지. 잉어를 잘 기르려는 마음가짐은 우리 오다 가문에 대한 성의와 이어지게 돼. 그러니 이에야스의 마음을 젤 잣대가 되는 것이지.
....
누가 잉어를 잡으라고 했느냐?
주군이 아니십니까?
스즈키 규자부로는 주군의 허락이 내렸다면서 연못에 뛰어들어 그야말로 일대 격투를 벌였습니다.
알겠다. 규자부로를 불러라.
용서할 수 없다. 소중히 기르라고 일부러 다짐까지 했는데 내 말을 거약하다니. 처단하지 않으면 오다님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규자부로, 너는 어찌하여 내 명을 어기고 잉어를 요리했느냐?
오다님의 희롱에 저도 희롱을 보복한 것입니다.
뭣이. 이 멍청한 놈아. 그 희롱이 양가의 우의에 금이 가게 한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주군과 오다님은 형제와 같은 사이, 상대가 희롱하기에 희롱으로 대답한 것이 어찌 양가의 우의에 금이 가는 일이 되겠습니까.
그 큰 잉어가 그토록 마음에 거슬리는 희롱이란 말이냐? 호의만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아량도 너는 갖지 못했느냐?
주군은 오다 가문을 두려워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생각이 좀 모자라십니다.
뭣이, 이에야스가 생각이 모자란다고.
그렇습니다. 잉어는 생명을 가진 것입니다. 더구나 그 큰 잉어가 넓은 강에 있다면 몰라도 좁은 연못에서는 오래 살지 못합니다. 그러면 주군은 잉어를 돌보던 가신의 책임을 물으실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을 보내는 오다님의 속셈이 가증스러워 살아 있을 때 잡아 요리했습니다.죽은 잉어는 먹을 수 없으니까요.
다 지껄였느냐?
물론 이 규조부로는 기꺼이 처벌받겠습니다. 잉어도 보람 있게 죽었다고 제 뱃속에서 기뻐하고 있을 것입니다.
멋대로 지껄이다니 용서할 수 없다. 규자부로, 싸움터에서 목숨을 잃는다면 몰라도 잉어 한 마리 때문에 죽는다면 억울하지 않느냐?
싸움터에서 죽기란 쉽지만, 평소의 충성에 목숨을 걸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저는 아버지에게 배웠습니다.
잉어 한 마리 때문에 죽는 것이 충성이란 말이냐?
잘못을 저질렀다면 진작에 도망쳤을 것입니다. 충성이라 믿기에 목을 내놓은 것입니다.
깊이 생각한 끝에 한 짓이란 말이냐?
물론 이 규자부로가 죽지 않으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죽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소한 일입니다.
사소한 일?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있습니다. 두려운 상대가 보낸 선물이라고 해서 잉어 한 마리와 가신 한 사람의 가치도 계산하지 못하는 주군이라면 큰 뜻을 이룰 수 없습니다. 고작 잉어 한 마리 때문에 전쟁이야 벌어지겠습니까. 제가 여기서 죽으면 주군은 늘 그 생각을 떠올리실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히 충성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잉어는 잉어, 결코 인간 이상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주군의 명령을 어긴 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 죽여주십시오.
부디 앞으로는 어리석은 명령은 내리지 마십시오.
그렇다. 누가 보낸 것이라 해도 잉어는 잉어 아닌가.
내가 미숙했어. 규자부로 용서하게.
앞으로는 취소해야 할 명령은 내리지 않겠네. 잉어는 잉어로 취급할 것이니 오늘의 일은 웃고 지나가도록 하네.
노부나가는 마쓰나가 히사히데의 공격을 받고 자결한 전 쇼군 아시카가 요시테루의 동생 요시아키를 도와 세이이 다이쇼군(쇼군의 정식 명칭)에 앉혔다. 하지만 그는 노부나가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고, 실은 노부나가가 천하를 손에 넣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요시모토공의 배려로 미카와의 주군에게 출가하게 될 줄 알았다.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흥하는 자와 망하는 자가 걷는 운명의 갈림길. 다 같은 비라고 해도 봄비와 진눈깨비는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진눈깨비는 ?을수록 좋다. 만약 여기시 미카와의 주군에게 항복하여 미지근한 비였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싸늘한 비로 일관하겠다. 그러는 편이 미카와의 주군 마음에 오래 남게 될 것이라고...
30대 여자의 정욕에 질투의 불길이 가해지면 그것은 이미 상식으로 판단할?고 모든 이성은 그리워진다. 그럴 때 하필 자리에 있던 것이 오가 야시로의 불운이었다.
죄가 두려워 떨고 있습니다. 이 야시로는 주판을 놓을 수 있어 주군의 눈에 뜨어 하급무사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러한 주군을 배신하게 된 것입니다.
모든 것은 주군의 잘못이에요.
원인이 어떤 것이건 용서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할복으로 주군에게 사죄하려 합니다.
그건 안 돼요. 그렇게 하면 나중에 내가 추궁을 받게 돼요.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죽을 각오를 했을 정도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어요. 앞으로는 이 세나의 편이 되어 주세요.
오가 야시로가 쓰키야마 마님의 집을 나왔을 때 그 자신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오카자기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존재였던 쓰키야마 마님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는 묘한 자신감이었다.
가신 중에는 이렇게 되면 누부나가의 가신이 된 것과 다름없지 않느냐고 반대하는 자도 있었으나 이에야스의 생각은 달랐다.
노부나가와 대등한 입장이 되기 위해서는 두쿠가오의 힘을 확실하게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좀처럼 남을 칭찬하는 일이 없는 노부나가가 이때만은 미카와군은 천하제일이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마치 기라 부인이 옆에 있는 것 같아.
곤란한 일이야. 오아이를 보면 마음이 흐트러진다니까..
신겐은 이미 쓸 수 있는 한의 모든 수단을 강구해 놓고 있었따. 이러한 신겐에게 있어 유일한 불안은 에치고의 우에스기 겐신이었다. 신겐은 가가와 엣추의 잇코슈에게 내란을 일으키게 하여 겐신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비책을 강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힘을 과시하면 무사히 미카와를 통화할 수 있을 줄 알고 있으나, 내 생각은 다르다. 이에야스를 그렇게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여기서 나의 책략도 아버지에게 보여드려야 한다.
켄게이는 의사로서 가쓰요리가 은밀히 미카와에 들여보낸 간첩의 한 사람이다.
그래 도쿠가와의 약점을 찾아냈느냐?
예. 이에야스와 쓰키야마의 사이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허어. 이에야스는 내실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말이지?
쓰키야마는 죽은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조카딸. 이에야스와는 사사건건 뜻이 맞지 않습니다. 그 쓰키야마가 최근에 어깨아 허리가 몹시 결린다고 하기에 저는 고심끝에 줄을 더애 침을 가지고... 지금은 신임을 받는 사람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계를 담당한는 오가 야시로라는 자도 우리편이니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이에야스와 그 아들 노부야스에게 신임을 받아 기세가 등등합니다.
그러면 여기 있는 아이는?
오다와 도구카와 양가의 관계에 쐐기를 박을 중요한 아이입니다.
오카자키의 노부야스는 14세, 오다의 딸 역시 14세. 아주 사이가 좋은 부부입니다.
그런데 쓰키야마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요시모토의 목을 자른 오다 가문과의 혼인을 처음부터 반대하고 질투해 왔습니다. 쓰키야마는 그 부부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진작부터 다른 여자를 권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 아야매게 어떨까 싶어..
아야메도 승낙했느냐?
저는 태어난 집에서 살 수 없는 몸. 겐케이님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걸음 한 걸음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과 같은 거야.
오늘은 술맛을 좀 보고 싶다. 무슨 맛이 있다고 이런 것을 마시는지 모르겠어.
격류는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바다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세차게 흐르는 물은 없습니다. 언젠가 그 세력이 약해졌을 때 제방을 쌓는 것이 도리인 줄...
지나치게 젊어지셔서 오다의 원군이 오기도 전에 일부러 위험을 저지르시지 않을까 싶어...
만약 신겐과 노부나가가 장소를 바꾸어 태어났더라면 교토로 진출한 것은 신겐이었을 것이다.
듣기 싫다. 배개를 짓밟고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면 후세에까지 멍청이라는 이름을 남길 것이다. 단호히 싸우겠다.
모를 일이다. 다케다의 3만 대군에 대해 횡대인 학익진을 펴다니..
한 번 무너지면 교체할 아군도 없어. 더구나 절벽이라 퇴로도 없고.
나는 누구의 가신도 되지 않겠다고 맹세했어. 여기서 모두 죽게 된다면 그것은 하늘이 살려두어도 이로울 것이 없는 자라고 판단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오아이. 지난해에는 패했지만 좋은 경험을 쌓았어. 신겐은 나에게 전투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어.
아버지가 열심히 쌓아놓은 것을 그 자식이 망치는 예는 이마가와 부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냐.
이것은 훗날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다, 모든 비용을 철저히 절약해야 한다 절약이 자식에게는 가장 좋은 약. 그렇지 않으면 다케다 가쓰요리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때가 온다고 말이다.
주군은 무장의 기백을 관철시키기 위해 승패를 도외시하고 싸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말은 내가 아버지보다 기백이 떨어진다는 말처럼 들리는 군.
노부야스는 어머니를 닮았는지 성격에 거친면이 있었다. 최근에는 아버지와 자기를 비교하는 일이 많아졌다.
히라이와 키차요시는 안타까웠다.
이런 탈선이 집안을 어지럽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깨우쳐줄 말재주가 없었다.
간신들의 중상입니다. 간신들은 주군과 마님의 불화를 기화로 도련님까지 배척하고 가문을 멋대로 요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도련님, 그 간계에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오가 야시로는 쓰키야마 마님과 육체 관계를 맺은 후부터 인생관이 변했다. 주군의 부인이라지만 역시 여자는 여자. 그 여자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그림자의 사나이가 자신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부터.
하급무사의 아들이라고 왜 가신의 말단으로 만족해야 한단 말인가. 어째서 한 성이나 지방의 주인이 되겠다는 뜻을 가지면 나쁘다는 말인가. 만약 한 성이나 지방의 주인이 되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