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인생은 살고 싶으신가요? 의미있는 인생, 즐거운 인생, 행복한 인생... 다 좋지요~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일이 빠진다면 의미도, 즐거움도 행복도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안상헌 님이 쓴 '어떻게 일할 것인가?'라는 책 제목 앞에는 조금 긴 설명으로 '스티브 잡스에게 배우는 제대로 일하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가 어떻게 일을 바라보고 어떻게 일을 추진하고 완수했는지에 대한 책입니다.
1.우주의 흔적 남기기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그는 단지 장사치이기를 원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의 제품을 통해서 이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에게 매료된다. 그런 사람들이란 바로,
자기 일에 목숨을 걸기까지 5년 혹은 10년이 걸리는 걸 원치 않는 사람,
어떤 일을 도가 넘치도록 밀어붙여 우주에 뭔가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그가 제품을 만들 때는 단지 기존 제품보다 조금 더 나은 제품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다른 제품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갖고 싶고,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그런 '제품', 아니 그런 '작품'을 만들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작품(?)을 구상하고 그의 팀과 함께 만들어갈 때는 핵심에 벗어난 것, 불편을 초래하는 것,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것 등을 끊임없이 제거해 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직원들이 나가떨어지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으며 그 일을 해냈습니다. 그의 작품들이 전부가 다 성공작이지는 않았으나, 기존의 전자제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혁신적인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이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시 생각했습니다. 나는 일을 할 때, '우주의 흔적... 아니 이 사회의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일을 하는지... 되물어 보았습니다. 단지 일을 완수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더 잘 할 수 있는데 대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스티브 잡스처럼 못하라는 법은 없는데... 대충대충 해 버리는 못된 버릇이 저를 단지 무난한 사람으로 밖에 살지 못하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는 스타일에 어떤 정확한 답은 없겠지만, 일을 했으면 티 나게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죽도록 사랑하는 일을 찾을 것인가? 일을 죽도록 사랑할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고민이 많이 되었던 것은 내가 일을 얼마나 사랑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죽도록 사랑하는 일은 어닙니다. 어쩔 때 나처럼 꼼꼼하지 못한 사람이 꼼꼼함을 요구하는 내 일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다가 실수도 많이 합니니다. 저는 단지 혼나지 않을 만큼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딱 내 월급에 맞는 그 만큼만 일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처럼 일을 하면, 인생이 너무 낭비스러울 것만 같습니다. 종종 죽도록 일해보지도 못하고, 끝까지 사랑해보지도 못하고... 패배감에 휩싸여 불쌍하게 살아갈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닙니다.
"나에게 돈은 좀 우스운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10년간 돈은 통찰력을 제공하거나
가장 가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돈은 안락함은 줄 수 있어도, 의식주는 해결해 줄 수 있어도... 내 삶을 가치있는 곳으로 나를 끊임없이 밀어붙이지는 못합니다. 너무 많은 돈은 나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돼지로 전락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내 안에 어떤 가치관이 나를 움직이길 바라고, 내 안에 비전이 나를 무한히 움직이고 일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죽도록 일을 사랑해 본 적은 없으니 한 번 해보려구요. 그것이 나의 천직이든 아니든 내가 나를 뜯어고쳐서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죽도록 일을 사랑해 봐야겠습니다. 단지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대충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3. 아티스트 잡스, 외로운 잡스
스티브 잡스는 최고의 팀과 함께 일하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 냈지만, 그와 함께 애플을 만든 절친한 친구 워즈니악과 결별을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에게 어떤 확신이 서면, 그것을 절대로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외면받을 때면, 고스란히 그 비난을 홀로 받아져야 했습니다. 그의 직관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984년에는 IBM에 대항하여 매킨토시 컴퓨터를 선보이고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실패한 리사 프로젝트팀과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메킨토시 발표 후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맥(Ma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판매는 급속하게 줄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독특한 스타일과 분위기와 함께 매킨토시에 매료되었던 사람들은 이제 불편함을 호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985년 1월 19일 워즈니악과 함께 백악관에 초빙되어 레이건 대통령이 수여하는 국가기술훈장을 받았지만 워즈니악은 회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스티브는 현실성없는 망상가이자 회사를 도탄에 빠뜨린 인사로 지목되어 1985년 5월 경영 일선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는 천부적인 직관을 갖추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예술가였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주변에는 그를 사랑하고 챙겨줄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고 편리한 아이폰을 만들어냈지만, 스티브 잡스의 인품이 훌륭하다는 말을 듣기는 힘듭니다. 이 점이 스티브 잡스에게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함께 나아갈, 함께 고민하고, 함께 웃을 친구가 스티브 잡스에게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의 일이 '굿잡'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가 주변에게 '굿프렌드'가 되지 못한 점은 좀 아쉽습니다.
4. 끊임없이 질문하라.
젊은 날 그는 인도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더욱 깊이 빠져 들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 우주에 흔적을 남길 것인지...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 삶이 앞으로 전진만 해 왔다면 질문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갈 곳은 내가 진정 원하는 곳인지... 생각하지 않고 달려만 간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린 절벽 앞에선 우리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또 내 안에 들어와서 나를 깨우치고 갑니다. 허술한 서평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이 우주에 흔적을 만들어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