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기본'은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사람들의 것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기본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난 약간의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골드만 삭스, 맥킨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들이다. 세계 최강의 투자은행, 세계 최고의 컨설팅 업체, 글로벌 리더를 배출해내는 명문 비즈니스 스쿨. 다들 각 분야에서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 세 곳을 거치며 만난 최고의 인재들에게서 그들만의 사고방식과 가치관, 업무 방식의 공통점을 찾아 48가지로 정리했다. 그리고 그 48가지는 우리도 알고 있을 법한 '기본'들이다.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남을 배려하고, 정답이 없는 문제도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며 자신을 관리하고,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하고, 회의 자료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처럼 모두들 알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우리가 세계 최고 인재들이라 부르며 동경하는 대상들은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 책은 세계 최고 인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을 정리하여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터 여러 직종의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연령층에게 고루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총 여섯 개의 챕터를 따라 읽어내려가다 보면 지금까지의 태도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세계적인 인재로 거듭나고 싶거나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보통 책을 사기 전 서평이나 리뷰를 두 세 편 정도 읽어보곤했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어도 서평리뷰는 거의 필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서점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 기본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사 버렸다. 오직 '김려령' 작가의 이름만 보고서.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가시고백'. 김려령은 항상 청소년소설작가였다. 그러기에 '너를 봤어'도 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봐야 했다.

성과 폭력의 수위가 높은 소설. 하지만 사랑스럽다. 전혀 발랄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소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이 사랑스러웠다. 이 소설이 일명 '19금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에도 반가웠다. 이 작가가 이런 소설도 쓸 수 있구나, 어두운 가운데에서도 밝을 수 있구나.

사랑이 없었던 결혼. 주인공의 아내는 사랑을 바라다 자살로 눈을 감았다. 아내의 환영에 시달리며 살아가던 주인공은 어느 날 살인전문작가, 영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랑에 빠져들지만 어린 날의 기억과 아내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혀지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역시 울었다. 우아한 거짓말로 눈물을 흘린 경험이 많았지만 이 소설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말에 가서 작가는 또다시 등을 돌렸다.

간결한 문체에도 진하게 묻어나는 감정. 김려령 작가의 문장이 좋은 이유다. '완득이'의 문장이 밝고 유쾌하고 웃음이 묻어 있었다면 '우아한 거짓말'은 슬픔 속의 담담함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너를 봤어'는 희망, 담담함, 슬픔 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 수많은 감정의 향연. 순식간에 빠져들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다.



오랜만에 김려령 작가를 만나서 반가웠고 색다른 모습에 사랑스러웠다. 한동안 나는 사전정보 없이 책을 집어들기를 자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cm+'는 꽤 오랫동안 내 위시에 있던 책이었다. 주위에서 하나 둘 이 책을 구입하고 이제 시들해질 즈음, 나는 그제야 서점에 갔고 이 책과 만났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들. 공감가고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글들. 책장 접어보기, 문제의 답을 찾으러 몇 쪽으로 넘기기 같은 기존 책에서 잘 시도되지 않았던 부분들. 이런 것들이 모두 어우러져 1cm+가 되었다.

작가가 던지는 메세지는 유쾌하고 따스하며 마음을 울린다. 책을 처음 구입하여 일러스트들만 넘겨보고 글은 별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러스트는 글을 보조해서 더 잘 이해되고 더 유쾌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일러스트라고 할 수 있지만 글은 매력 뒤에 숨은 보석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때로는 즐거웠고 때로는 진지했다. 짧은 호흡으로 끊어진 글들이라 읽는 내내 쉽게 지치지도 질리지도 않는다. 한 번 책장을 열면 같은 글을 여러 번 곱씹고,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와 이 책은 서로 1cm의 틈도 허락하지 않았다. 손과 책의 완벽한 밀착. 하지만 읽고 난 후 세상과 나 사이엔 1cm 틈이 생기고 내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엔 1cm가 더해졌다. 가끔은 1cm 멀어져서 세상을 보기, 가끔은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으로 세상을 보기.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번쯤 선물하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