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세계사 모니터 요원 여섯 번째.

나는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다. 피아노는 바이엘을 못 넘겼고 대금은 소리도 못 냈으며 기타는 백조의 호수 1악장을 끝으로 기본 음까지 모두 잊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LOOM이라는 PC게임의 오프닝을 좋아했고, 탑건과 황비홍 OST가 들리면 잠에서 일어났다. 조지 윈스턴의 DECEMBER는 가슴으로 들은 첫 번째 음악일 거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다.

서문을 읽으면서 음악에 대한 열병과 열정이 나에게 부재했음을 알았고, 따라서 별다른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음악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떠올려보니 위에서 말한 저 정도, 그렇다면 내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봤다. 새삼스레 음악을 즐기는 단계를, 그것도 남의 길을 구경하는 것이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최소한 견문은 넓힐 수 있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같은 길을 걷는 도반으로서 이 책을 같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귀농해서 전원생활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먼저 실행한 경험담으로서 이 책을 살펴볼 수도 있을 거다. 그리고 약간이라도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본문에서 언급된 음악과 음악가들의 색인을 적어 놓은 저자의 배려에 고마워할 것 같다. 나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으로써 삶 속에서 그것을 흐르게 하는 한 선각자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책을 더 읽고 수련을 더 해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