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인가? 단백질과 무기질을 원료로 하고, 진화를 통해 다른 생명체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유한, 우월한 뇌를 가진 동물인가? 창조주를 모방하여 만들어내어진 지극히 영적인 존재인가?

무술서적을 소개하기 앞서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다. 너무 거창한 출발아닌가? 하지만, 무술 수련이 가지는 궁극을 생각한다면 이 질문이 글의 시작으로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다.

무술은 아마도 인류의 역사와 그 역사를 같이 해왔으리라 생각된다. 아마도 신석기시대, 정착농업이 발달하게 되고 사유재산의 개념이 발생한 이 후 인류는 끊임 없는 전쟁에 시달렸을 것이다. 이와 함께 발전한 무술, 즉 싸움의 기술은 인간이 만들어 낸 다른 어떤 문화보다 인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이러한 무술이다 보니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에 한 조각이지만 답을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현대 검도의 원류가 되는 일본 검술을 각 유파의 명인들을 중심으로 재밌게 풀어낸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검에 대한 일본인의 집착도 느껴지지만 역시 사람의 이야기인지라 그 재미가 작지 않다. 특히, 좀 관심이 있다면 여러 다른 문화 content로 재 생산되고 있는 전국시대 직후 유명한 검사들 즉, 미야모도 무사시의 이도류, 잇토 이토사이의 일도류, 야규가의 신음류,  메이지유신을 끌어낸 사카모토 료마가 수련했다는 북진일도류, 동시대 사스마번의 시현류 등 익히 알려진 일본의 다채로운 검파의 흥미로운 일화들을 접할 수 있다.

한국인이면서 이런 일본의 검술 역사를 재밌게 엮은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그 만큼 한 분야의 충분한 사료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면 아쉬움도 남는다. 역사적, 지정학적 상황으로 보았을 때 분명 근대 이전까지 일본 보다 우월한 문화를 꽃 피웠던 우리나라에 상황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역사에 모두 해당되겠지만 우리나라의 무술에 관련된 역사적 사료는 정말 부족한 듯 보인다. 몇 몇 뜻 있는 분들이 무술의 역사를 고증하려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작금의 자본주의화 된 무술 '업계'에서 헤게모니 싸움과 연관이 되어 있어 한계가 있고 너무 지엽적인 느낌이 있어 만족스럽지 못하다. 무술의 역사가 그 연구 분야로 보았을 때 다른 역사 연구에 비해 크게 돗보이지는 않을 테지만, 무술이라는 것이 인류의 역사 만큼 깊이가 있다고 본다면 그 연구 가치가 작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검도 또는 검술을 수련하거나 좀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는 있다지만 우리의 합기도를 수련하고 있다고 해도 이 책에서 남다른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통성 또는 전통성에 억매이지 말고 무술로서 접해 보시라. 무술이 민족의 역사와 관련이 있어 그 표현 형태도 그 민족성향에 영향을 받지만 견문을 넓히는 것 만으로도 수련에 작은 진전이 있을 것이다.

나중 기회가 되면 무술의 실기에 관련해서도 글 쓸 기회가 있기를 바라면서 마친다.

검술, 무술, 일본무도

진리는 쉽고도 간명하다. 이 책이 진리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서에 관해서라면 간명하고 실용적인 방법론과 철학을 설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론이라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왜 책을 읽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몇몇 국내외 유명한 독서가들의 책 읽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짧지 않은 기간을, 집중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히 다독가들의 경험담을 찾아 다녔다. 예를 들어 저자와 같은 일본인으로 다치바나 다까시, 혹은 ’푸코의 추’를 쓴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움베르트 에코, 우리나라의 김용옥 선생이나 그 외 다독다작가들의 독서 습관과 독서의 의미가 궁금했던 것이다.

내 독서가 이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독서론이라는 것이 그리 와 닫지 않는 것은 이들이 거의 프로페셔널한 작가들이라는 것이 컸다. 즉, 이들은 책 읽는 목적이 명확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다치바나 다까시가 ’한 권의 좋은 책을 쓰기 위해서는 입력과 출력이 100:1의 비율 정도가 되야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들은 쓰기위해 읽는다는 어떤 독서의 목적이 있는 것이다. 글 쓰기라고 해봐야 고작 회사의 보고서나 업무 e-mail 정도인 나에게 쓰기위해 읽는다는 것은 좀 어울리지 않았다. 음... 글 쓰기 위한 책 읽기가 과연 내게도 맞는 것인지...

교양과 인격적인 소양을 위해 책을 읽어대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허전하다. 무언가 결여 되어 있다. 그렇다고 뭔가 아웃풋을 낸다는 것은 자신 없다. 이런 자신 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이 ’독서력’이라는 책이 손에 들어왔다.

신문의 도서 리뷰를 통해 알게 되어 구입하게 되었지만 그렇게 만난 책 치고는 아주 유용한 책이다. 일단 앞에 말한 정상급의 저자들과 현재의 내 상태에 징검다리가 놓아졌다고 해야 할까? 읽기와 쓰기라는 상반된 장르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라는 것에 보이기 시작했다. 쓰기를 목적으로 하는 읽기가 독서의 새로운 동기가 된 것이다.

게다가 훌륭하게도 책과 읽기에 관해 생각을 바꿔주기까지 하니 좋은 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무척 아낀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데, 교과서 외에 책에 연필 흔적 한 번 남긴 적이 없다. 책을 섬긴 쪽에 가깝다. 하지만 작가는 책을 수단/도구로 보라고 일갈한다. 마음 껏 줄 치고 메모하라고 한다. 줄 치고 메모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이런 방법을 작가가 처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많이 봐 온 방법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유를 제시한다. 이유는 읽고 확인 하시기 바란다. 공감이 가는 이유이다.

아직 소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줄치고 메모하는 방법을 쓰지는 못하지만 우회로는 찾았다. 책 읽기의 효율이 크게 늘어 난다.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여 이제 막 한 권의 책 읽기를 끝냈다. 이제 테스트가 남았다. 그 책의 리뷰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처음이니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결과는 비슷할 지 모르지만 분명 과정은 다르니 그것으로 진일보 했다고 만족한다.

독서력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기 위해서는 콜롬버스의 무모함이 필요했다. 그는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현대는 그런 무모한 시도를 용납하지 않는다. 정밀한 투자수익에 대한 예측이 제시되야 하고 그에 따른 수익성 평가가 후행된 후에도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어떻게 행동 해야할까? 이런 상황은 사전 준비를 요한다. 기업이면 상황예측을 위한 여러가지 자료 조사가 필요할 것이고 개인이라면 업무 범주 안에서의 충분한 학습이 필요하다.

마케팅이라는 용어는 아주 광범위한 분야를 지시한다. PR, 광고, 제품홍보, event 이런 굵직한 분류 외에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머리 아플 정도로 많은 영역이 존재한다.

마케팅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이면 이 혼란스러운 마케팅 세계에 길을 잃기 마련이다. 이것도 저것도 마케팅이라 불리는 비슷비슷한 산과 계곡이다. 이런 지형에서 길을 잃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연히 맞는 길을 찾았다 하더라도 다시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악몽의 연속인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나침반과 지도를 제공해 주는 책이다. 마케팅 전 분야에대한 알기쉬운 설명을 세계적인 마케팅 석학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성경을 즐겨 읽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바이블은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담당 분야에 관련된 부분만 우선적으로 훑어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콜롬버스와 같은 운을 기대하지 마시고,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다른 항해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준비하시라. 신대륙을 발견하지는 못할 지라도 잘못된 해류에 휩쓸려 표류하는 어려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