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를 읽고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어느 서점의 가판대에서였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펼쳐들고 한 부분을 읽어내려 갔다.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이 전해준 감동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왔다. 예상치 못한 죽음을 앞둔 남매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책을 다시금 접하게 되고 간단없이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사연들로 시작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들로 이어지는 그의 글들. 신은 가혹하게도 힘든 사람들에게는 뜻밖의 병마들을 내려주시고 그들을 거두어 가셨다. 그가 말하는 착한 인생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박하고 욕심 없는 사람들. 의외의 순간에 찾아온 자신의 운명에 많은 눈물과 고통을 겪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저자는 그들의 인생여정을 수채화를 그리듯 그려내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이 책에서 의사라는 자신의 위치는 소중한 이웃들의 삶에서 결정적 순간들을 지켜본 내레이터의 입장이었다. 아마도 한분 한분의 사연을 자세히 소개하다보면 감정적인 요소들이 개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는 그 슬픔과 아픔을 주체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이미 거의 모든 사연들은 객관적인 상황의 서술만으로도 충분히 아프고 힘들어서 보는 사람을 숙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펼치고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예상치 못한 병마로 인해 힘들고 고통스러워했을 환자들과 가족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들을 보면서 마치 사형선고라도 내리듯 병명을 말해야했을 저자의 모습이 떠올라 내내 마음이 힘들었다. 그들을 위해서 별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저자는 얼마나 많이 함께 아파하고, 힘들어했을까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처럼 극한의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환자들은 가족을 생각하고 자신의 죽음 이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에서 착한 인생들이 보여주는 사랑에 생의 경건함이 느껴졌다. 하루를 살아도 더 행복하게 소중하게 그리고 좀 더 의미 있게,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