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고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딱 받아 보았을때의 느낌이 참 낯설었다.

굉장히 오래된 책 같은 느낌이었는데..작년에 나온 책! 아 놀라워라..

외관에서 끌리지 않는 책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데(^^;;)

이책 역시 그랬다..

설상가상으로 반쯤 읽은 책을 분실까지 해서..서점에서 서서(혹은 앉아서)읽었는데..

비교적 현실적인 소설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책에 적응이 안됐다.

생각하는 부분이 작은따옴표(' ')가 아닌 큰 따옴표(" ") 표기되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환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가 없었고

뷔스부인이 토이카이고,프소이다고 ,이마고(이마고는 꼭 뷔스부인만을 말하지는 않지만) 인,

같은 인물이지만 인격이 다른,

주인공의 생각 안에서 있는 이런 인물들이 이해도 잘 되지않고 그래서 지루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조금 더 읽다보니 굳이 주인공의 환상과 현실을 구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뭐라 말해야 할까..

주인공 빅토르의 사랑은 그의 환상(혹은 상상이나 생각)속에서 진행되고

그 자신에게 그것이 현실과 구분되는게 중요치 않아 보였다.

자신의 것이어야 할 여인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사실은 그 누구도 누군가를 소유 할 수 없는데..)

괴로워 하는 빅토르를 보며 한 여인이 자신의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한다.

<자 보렴. 저기 무언가로 끔찍하게 괴로워하는 한 가련한 남자가 서 있지.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에게 악한 짓을 행하려고도 하지 않거든. 그는 다만 스스로 괴로워 해, 그가 환상속에서 현존하지 않는 것을 그려내기 때문이지.>

읽으며 내내 지루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건 이런 주옥같은 구절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 사실 내가 괴로워하는 열가지 문제들중 아홉가지는 아무도 주지 않은 괴로움, 스스로 만든 괴로움이었던것 같아..잘은 몰랐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아홉가지 이상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 해도 스스로 그 말을 되새기면서 계속 상처받곤 하니까.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에 마음이 상했을 때도 그냥 잊을 수 있는 것을 나의 자존감 까지 결부시켜가며 센치해지곤 하니까'

소설은 굉장히 특이했다.

자신의 오성과, 육체와 대화하고 엄격한 여인이라 표현했던가? 양심-나중엔 위로라고 했는데 내가느끼기엔 그게 양심이었던것 같다-의 목소리를 듣기도 하고..

잘 쓰지 않는 어휘사용-<이데아의 현존>이라던가-과 구어체..그리고 생각과 대화가 구분되지 않고 스스로의 인격과 대화하고.. 아무튼 나에겐 읽기 편하지 않았던 책이지만,

리뷰라는게 상품평 처럼 강추,비추로 구분되어질 성격의 글이 아닌지라

아직 미흡한 나는 책에 대한 평가는 안하기로 했다.

좀 비겁할지도 모르지만..ㅎㅎ책을 보고 신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딱 받아 보았을때의 느낌이 참 낯설었다.

굉장히 오래된 책 같은 느낌이었는데..작년에 나온 책! 아 놀라워라..

외관에서 끌리지 않는 책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데(^^;;)

이책 역시 그랬다..

설상가상으로 반쯤 읽은 책을 분실까지 해서..서점에서 서서(혹은 앉아서)읽었는데..

비교적 현실적인 소설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책에 적응이 안됐다.

생각하는 부분이 작은따옴표(' ')가 아닌 큰 따옴표(" ") 표기되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환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가 없었고

뷔스부인이 토이카이고,프소이다고 ,이마고(이마고는 꼭 뷔스부인만을 말하지는 않지만) 인,

같은 인물이지만 인격이 다른,

주인공의 생각 안에서 있는 이런 인물들이 이해도 잘 되지않고 그래서 지루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조금 더 읽다보니 굳이 주인공의 환상과 현실을 구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뭐라 말해야 할까..

주인공 빅토르의 사랑은 그의 환상(혹은 상상이나 생각)속에서 진행되고

그 자신에게 그것이 현실과 구분되는게 중요치 않아 보였다.

자신의 것이어야 할 여인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사실은 그 누구도 누군가를 소유 할 수 없는데..)

괴로워 하는 빅토르를 보며 한 여인이 자신의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한다.

<자 보렴. 저기 무언가로 끔찍하게 괴로워하는 한 가련한 남자가 서 있지.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에게 악한 짓을 행하려고도 하지 않거든. 그는 다만 스스로 괴로워 해, 그가 환상속에서 현존하지 않는 것을 그려내기 때문이지.>

읽으며 내내 지루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건 이런 주옥같은 구절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 사실 내가 괴로워하는 열가지 문제들중 아홉가지는 아무도 주지 않은 괴로움, 스스로 만든 괴로움이었던것 같아..잘은 몰랐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아홉가지 이상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았다 해도 스스로 그 말을 되새기면서 계속 상처받곤 하니까.

누군가의 무례한 행동에 마음이 상했을 때도 그냥 잊을 수 있는 것을 나의 자존감 까지 결부시켜가며 센치해지곤 하니까'

소설은 굉장히 특이했다.

자신의 오성과, 육체와 대화하고 엄격한 여인이라 표현했던가? 양심-나중엔 위로라고 했는데 내가느끼기엔 그게 양심이었던것 같다-의 목소리를 듣기도 하고..

잘 쓰지 않는 어휘사용-<이데아의 현존>이라던가-과 구어체..그리고 생각과 대화가 구분되지 않고 스스로의 인격과 대화하고.. 아무튼 나에겐 읽기 편하지 않았던 책이지만,

리뷰라는게 상품평 처럼 강추,비추로 구분되어질 성격의 글이 아닌지라

아직 미흡한 나는 책에 대한 평가는 안하기로 했다.

좀 비겁할지도 모르지만..ㅎㅎ

냥냥이란 고양이를 기른 적이 있다.

<기른 적>이라 함은 지금은 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흔히들 개는 주인을 주인으로 여기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자신과 동급 혹은 그이하로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냥냥이를 애완동물대하듯(?)했고,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아이는 집을 나갔다.

이런점에서 볼때 저자의 고양이대하는 태도는 가히 경이로울 지경이다.

'개는 이렇고 고양이는 저렇다'가 아니라 '파피는 이렇고 트롯은 저렇고 체스터는 또 저런데..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겠다'다.

처세적이고 지극히 교훈적인 내용의 책은 좋아하지 않는, 다소 건방진 독서경향을 가진 나로서는 책을 받고 대충 훑어본 뒤의 느낌이 다소 실망스러웠다..<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 주는 삶의 지혜>란 부제를 간과해버린 나의 주의력 부족을 탓하며 책을 읽게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나는 친구를 떠올렸고 나자신의 모습도 발견했다.

나와 내친구 K는 어린시절의 고통스러웠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둘도없는 친구가 되었다.

K는 위트있고, 순발력있으며, 주위 시선을 끌 만 했으며, 존재감이 큰,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매력적인 아이다. 하지만 그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주위환경을 탓하며, 모든것을 갖춘 주변인들을 항상 부러워한다.

파피를 보며 나는 K를 떠올렸다. 파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저자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내가 아는 사람들 중...상처를 받아 본 사람들이다....마음속으로 아무도 모르는 전쟁을 치른 사람들만이 깊은 내면을 가질 수 있다....재산이 되는 것이다.-는 K에게도 읽게 해주고 싶었다.

"K야 넌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그렇게 스스로를 낮추지 않아도 괜찮아. 어쩌면 너의 상처가 너를 더욱 매력있게 만들었을지도 몰라. 나에겐 모든것을 갖춘 H보다도 상처를 간직하고 극복한 니가 훨씬더 매력적이란다.."

파피와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범피라는 고양이도 있다.

하지만 그아이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파피와는 정 반대다.

파피에게 세상은 무정하고 믿지못할곳이며, 범피에게 세상은 그래도 믿어볼만한 곳이고 따뜻한 구석이 있는 곳이었다.

둘 다 옳았고, 둘 모두에게 세상은 또한 그랬다.

<우리는 좋든 나쁘든 믿음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은 좋든 나쁘든 우리 삶의 현실이 된다. 우리는 세상이 이렇다고, 혹은 저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세상은 꼭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되고 만다. 좋든 나쁘든 간에.>

나 자신의 모습은 체스터에 관한 부분에서 발견했다.

체스터와 내가 많은 부분이 닮은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체스터는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안전 지대>란 말은 날 동요하게 만들었다.

주위사람들도 나를 편하게 느끼고 나도 쉽게 다가가고 쉽게 웃지만, 그이상의 진전은 허용치 않는.

나만의 공간을 중요시 하는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스스로 <안전 지대>를 설정해 놓고 그안으로 누군가를 들이지도 내가 나가지도 않는 것이었다. 정말로 내가 그랬다는것도 몰랐다. 나의 <안전 지대>는 굉장히 좁아서 눈치채기가 힘드니까..

누군가에게 딱히 기댈곳이 없어서 그랬을까..그래서 언제나 홀로 서있을 준비가 필요해서 였을까..아니면 상처받는게 두려워서 였을까..

전화번호부에 많은 번호가 등록되어있지만, 정작 외로울때 기댈 곳이 필요할 때 전화할 곳도, 불러낼 사람도 없었던건..그래 어쩌면 내탓인거다..

스스로를 발견하는건 언제나 두려운 경험이다..결국은 눈물을 흘리게 되니까...

다소 부산스러운 이 책은 내취향은 아니지만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졌고, 나를 울게만들었다.

책 또한 첫인상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것도 나에겐 이 책이 준 지혜일지도 모른다.

냥냥이란 고양이를 기른 적이 있다.

<기른 적>이라 함은 지금은 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흔히들 개는 주인을 주인으로 여기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자신과 동급 혹은 그이하로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냥냥이를 애완동물대하듯(?)했고,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아이는 집을 나갔다.

이런점에서 볼때 저자의 고양이대하는 태도는 가히 경이로울 지경이다.

'개는 이렇고 고양이는 저렇다'가 아니라 '파피는 이렇고 트롯은 저렇고 체스터는 또 저런데..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겠다'다.

처세적이고 지극히 교훈적인 내용의 책은 좋아하지 않는, 다소 건방진 독서경향을 가진 나로서는 책을 받고 대충 훑어본 뒤의 느낌이 다소 실망스러웠다..<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 주는 삶의 지혜>란 부제를 간과해버린 나의 주의력 부족을 탓하며 책을 읽게했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나는 친구를 떠올렸고 나자신의 모습도 발견했다.

나와 내친구 K는 어린시절의 고통스러웠던 감정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둘도없는 친구가 되었다.

K는 위트있고, 순발력있으며, 주위 시선을 끌 만 했으며, 존재감이 큰,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매력적인 아이다. 하지만 그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주위환경을 탓하며, 모든것을 갖춘 주변인들을 항상 부러워한다.

파피를 보며 나는 K를 떠올렸다. 파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저자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내가 아는 사람들 중...상처를 받아 본 사람들이다....마음속으로 아무도 모르는 전쟁을 치른 사람들만이 깊은 내면을 가질 수 있다....재산이 되는 것이다.-는 K에게도 읽게 해주고 싶었다.

"K야 넌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그렇게 스스로를 낮추지 않아도 괜찮아. 어쩌면 너의 상처가 너를 더욱 매력있게 만들었을지도 몰라. 나에겐 모든것을 갖춘 H보다도 상처를 간직하고 극복한 니가 훨씬더 매력적이란다.."

파피와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범피라는 고양이도 있다.

하지만 그아이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파피와는 정 반대다.

파피에게 세상은 무정하고 믿지못할곳이며, 범피에게 세상은 그래도 믿어볼만한 곳이고 따뜻한 구석이 있는 곳이었다.

둘 다 옳았고, 둘 모두에게 세상은 또한 그랬다.

<우리는 좋든 나쁘든 믿음대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은 좋든 나쁘든 우리 삶의 현실이 된다. 우리는 세상이 이렇다고, 혹은 저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세상은 꼭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되고 만다. 좋든 나쁘든 간에.>

나 자신의 모습은 체스터에 관한 부분에서 발견했다.

체스터와 내가 많은 부분이 닮은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체스터는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안전 지대>란 말은 날 동요하게 만들었다.

주위사람들도 나를 편하게 느끼고 나도 쉽게 다가가고 쉽게 웃지만, 그이상의 진전은 허용치 않는.

나만의 공간을 중요시 하는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스스로 <안전 지대>를 설정해 놓고 그안으로 누군가를 들이지도 내가 나가지도 않는 것이었다. 정말로 내가 그랬다는것도 몰랐다. 나의 <안전 지대>는 굉장히 좁아서 눈치채기가 힘드니까..

누군가에게 딱히 기댈곳이 없어서 그랬을까..그래서 언제나 홀로 서있을 준비가 필요해서 였을까..아니면 상처받는게 두려워서 였을까..

전화번호부에 많은 번호가 등록되어있지만, 정작 외로울때 기댈 곳이 필요할 때 전화할 곳도, 불러낼 사람도 없었던건..그래 어쩌면 내탓인거다..

스스로를 발견하는건 언제나 두려운 경험이다..결국은 눈물을 흘리게 되니까...

다소 부산스러운 이 책은 내취향은 아니지만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어졌고, 나를 울게만들었다.

책 또한 첫인상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것도 나에겐 이 책이 준 지혜일지도 모른다.

야마자키가 중학생 시절.

친구의 도둑질에 얼떨결에 함께했다가, 도망치다가,

그때의 그 굴욕적인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게 야마자키에게 트라우마라는건, 잠이 안올때 쫓기는 생각을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때.

슈퍼에서 과자를 훔치다가 주인아저씨에게 들켜 아무말 못하고 혼나고 있을때,

그곳에 왔던 마음 좋은 아저씨(동네 교회의 전도사님이라고 하셨다)가 대신 돈을 지불할테니

나를 풀어주라고 하셨는데도, 그 주인아저씨는 절대 안된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 하셨고,

놀람과 두려움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나는 그틈을 타 도망을 갔다.

아저씨가 쫓아왔는지 어쨌는지도 모른 채 한참을 모르는 길로 뛰었다.

죄책감과 두려움에 그 슈퍼앞을 지나갈 수 없었던 난

그 때 훔쳤던 과자값을 쪽지와 함께 봉투에 넣어

동네꼬마에게 부탁해 슈퍼 주인에게 전해주려고 했지만,

그꼬마는 거절했고 그 후로 오랫동안 난 마음이 불편했다.

교회에서 수련회를 갈때마다 난 그 사건을 회개했고,

여러차례의 회개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은 나에게 부끄러움과 굴욕감과 죄책감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야마자키의 회상을 보며 나역시 그 사건이 나에게 트라우마였음을 알아차렸다.

꽤나 활동적인 성격의 사람만나는걸 좋아하는 나는

요즘에 유난히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

기껏해야 한달에 두세권정도를 읽던 평소 나의 독서량에 비하면

지난 한달 열권이상의 책을 읽은건 거의 굶주림에 가까웠다. 읽어 치웠다고 표현해야 할까..

글 읽는 속도가 느린 나에겐 꽤 오랜 시간을 요하는 양인데..

야마자키의 중학교 그 사건 이후

고등학교에 올라가 공부에 열중했다던 대목에서,

공부에 열중한 이유가 와닿았다.

누구를 만나지 않아도, 얘기하지 않아도 됐다고 했던가.

요즘 내가 그래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야한 장면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이맛살을 찌푸리는,

책을 저속하게 평가하게 되는 나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에 기분나빠하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읽어내려갈수록.

이런 장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예쁜 소설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요코의 물웅덩이 사진도,

야마자키와 요코가 형제처럼 기대고 있는 사진도

머릿속에 영화처럼 떠올리며

어쩌면 식상할 수 있는 여주인공의 시한부 인생.

그리고 조금도 식상할 수 없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의 직업과 성격들.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이 소설을 이맛살을 찌푸리면서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해준건

유약하고 방향치인 나와 같은 성격의 야마자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트라우마에 공감하기 때문이었을까?

야마자키가 중학생 시절.

친구의 도둑질에 얼떨결에 함께했다가, 도망치다가,

그때의 그 굴욕적인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게 야마자키에게 트라우마라는건, 잠이 안올때 쫓기는 생각을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때.

슈퍼에서 과자를 훔치다가 주인아저씨에게 들켜 아무말 못하고 혼나고 있을때,

그곳에 왔던 마음 좋은 아저씨(동네 교회의 전도사님이라고 하셨다)가 대신 돈을 지불할테니

나를 풀어주라고 하셨는데도, 그 주인아저씨는 절대 안된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 하셨고,

놀람과 두려움으로 어쩔줄 몰라하던 나는 그틈을 타 도망을 갔다.

아저씨가 쫓아왔는지 어쨌는지도 모른 채 한참을 모르는 길로 뛰었다.

죄책감과 두려움에 그 슈퍼앞을 지나갈 수 없었던 난

그 때 훔쳤던 과자값을 쪽지와 함께 봉투에 넣어

동네꼬마에게 부탁해 슈퍼 주인에게 전해주려고 했지만,

그꼬마는 거절했고 그 후로 오랫동안 난 마음이 불편했다.

교회에서 수련회를 갈때마다 난 그 사건을 회개했고,

여러차례의 회개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은 나에게 부끄러움과 굴욕감과 죄책감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야마자키의 회상을 보며 나역시 그 사건이 나에게 트라우마였음을 알아차렸다.

꽤나 활동적인 성격의 사람만나는걸 좋아하는 나는

요즘에 유난히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

기껏해야 한달에 두세권정도를 읽던 평소 나의 독서량에 비하면

지난 한달 열권이상의 책을 읽은건 거의 굶주림에 가까웠다. 읽어 치웠다고 표현해야 할까..

글 읽는 속도가 느린 나에겐 꽤 오랜 시간을 요하는 양인데..

야마자키의 중학교 그 사건 이후

고등학교에 올라가 공부에 열중했다던 대목에서,

공부에 열중한 이유가 와닿았다.

누구를 만나지 않아도, 얘기하지 않아도 됐다고 했던가.

요즘 내가 그래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야한 장면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이맛살을 찌푸리는,

책을 저속하게 평가하게 되는 나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에 기분나빠하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읽어내려갈수록.

이런 장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 예쁜 소설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요코의 물웅덩이 사진도,

야마자키와 요코가 형제처럼 기대고 있는 사진도

머릿속에 영화처럼 떠올리며

어쩌면 식상할 수 있는 여주인공의 시한부 인생.

그리고 조금도 식상할 수 없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의 직업과 성격들.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이 소설을 이맛살을 찌푸리면서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해준건

유약하고 방향치인 나와 같은 성격의 야마자키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트라우마에 공감하기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