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연금술사들은 금이야말로 가장 완전한 금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납이나 수은 같은  물질을 금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또 어떤 연금술사들은 불로장생의 약을 만들어내려고도 했다. 그들이 그토록 찾아헤맸던 금으로 변하게 할 ’현자의 돌’을 찾는 게 아마도 중세 연금술사들에게는 인생의 가장 큰 업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들은 아무도 납이나 수은으로 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가지고 있던 허무맹랑하게 생각될 지 모를 헌신적인 열정은 식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나의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중세의 연금술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금과 같이 소중한 무엇인가를 만들게 해주는 ’현자의 돌’을 나 역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등장하는 주인공 산티아고는 자신의 삶의 존재 이유는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라 믿으며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해 양을 치는 일을 한다. 광장에서 한 노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자아의 신화’를 찾아 피라미드로 향한다.  산티아고가 일한 크리스털 가게의 주인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 것 같다며 자신의 꿈을 소중히 간직한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찾아간다. 
산티아고는 아프리카 탕헤르로 간 후 한 청년에게 돈주머니를 잃게 되고 사막을 지나다  영국인, 대상 그리고 전쟁에 혈안이 된 부족들도 만난다. 오아시스를 지나면서는 소중한 사람 파티마도 만나게 된다. 모래가 가득한 사막의 언덕에서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피라미드와 대면하고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다.
작가는 책 속에서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무엇인가 간절히 원할 때 원하는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나에게 있어 중세 시대의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현자의 돌’과 같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건 아마도 내 ’자아의 신화’에 조금이라도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하는 삶의 열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옛날 중세 시대에 연금술사들은 납과 수은에 무엇인가를 더해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 금을 만들어내려고 했다. 비록 그들의 노력이 금이나 불로장생할 수 있는 명약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노력이 현대 화학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분명 큰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 우리 모두는 삶의 연금술사이다. 

가장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금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인가를 발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 위해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우리 인생의 연금술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