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초등학교에 다닐 땐 한 달에 1~2번은 대변검사를 했었다. 검사의 목적은 몸에 기생충이 있는지의 유무였는데 기생충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회충약을 먹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약을 먹었기에 창피한 것도 있었고, 내 몸 속에 기생충이 자라고 있다는 공포감은 마마나 호환보다도 더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위생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기생충이 몸속에서 많이 사라졌고, 1년에 한번 기생충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몸속 기생충이 생기는 것을 대비하곤 한다. 지금도 옛날 대변검사를 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면서도 대변검사 하는 날 교실에 퍼졌던 구수한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얼마 전 서민 교수의 공개 강좌를 다녀 왔는데 책으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반갑다. 화려한 외모에 달변가는 아니었지만 그의 목소리를 통해 기생충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요즘은 기생충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이 많이 없다며 하소연하던 기억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이번 책《서민의 기생충 콘서트》는 전작인 <서민의 기생충 열전>에서 소개했던 기생충 이야기들의 확장판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전편보다 더 강력한 기생충들이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데 그 면면들이 화려하고 다양하면서 기생충의 이야기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책에서는 인간에게 좋고, 나쁘고, 독특한 기생충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알레르기 치료와 자가면역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구충’처럼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기생충도 있고, 수영하는 사람의 코를 통해 감염되는 ‘파울러자유아메바’ 같은 기생충은 한번 감염되면 뇌수막염을 일으켜 치사율 95%에 이르는 아주 무서운 기생충이었다. 또, 옛날 위생상태가 좋지 못했던 시절에 유행했던 머릿니가 기생충이라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다. 여기에 머릿니는 사람의 머리 피부에 붙어 살면서 피를 빨아 먹는데 너무 많이 먹다가 장이 터져서 죽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니 머릿니가 바로 독특한 기생충 중 하나였다.

주위 사람들에게 기생충은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 생명체고, 볼수록 매력이 있다고 말해 주십시오. 기생충에 대한 편견이 사라질 때, 우리나라도 과학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겁니다.(350쪽, 맺음말 中)

사람의 골수까지 망가뜨리는 흑열병(칼라아자르)을 일으키고, 이질을 일으키며, 간경화를 일어나게 하는 나쁘고 무서운 기생충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생충들은 인간에게 이롭거나, 인간의 몸 속에서 공존해도 별 탈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한다. 매 시기에 꼬박꼬박 구충제를 챙겨 먹기도 하고, 항문이 간지러우면 기생충이 있다고 생각하는 속설을 믿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하지만 서민 교수의 책을 읽고 나면 기생충에 대한 생각이 바뀔거라 생각한다. 기생충은 무섭고 더러운 존재가 아니라, 지구의 2인자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삶이 애처롭고 가엾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은 인간에게 멀어져간 기생충이지만 지구상에서 그들이 없어진다면 인간도 살기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 그들과 평생을 공존하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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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웹툰의 열풍이 거세다. 예전엔 만화책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컴퓨터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웹상에서 만화를 보는 웹툰을 많이 본다. 여기에 시사와 정치적인 상황이 접목된 카툰(cartoon)이 연재물로 신문이나 잡지에 그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이르렀다. 원래 카툰은 만화를 아우르는 용어였는데 유럽에서 풍자에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만화와 약간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고, 대한민국에서는 만화에 풍자와 유머를 결합한 만화를 카툰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카툰을 책에서도 자주 보는데 박광수의 책들이 그렇고, 하상욱의 책(시집)들이 그렇다. 하상욱의 단편들을 보면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거기에 짤막한 글들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의 글과 그림은 카툰과는 약간 다른 형식이지만 현재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과 그 속에 숨겨진 아품을 표현해서인지 많은 분들이 좋아한 책으로 기억한다.

이 책《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도 카툰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주 귀여운 캐릭터를 보는 듯한 카툰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그림을 표현하는 듯한 글들이 써 있는 것으로 봐서는 기존의 카툰 책들과 다를 게 없지만,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기존의 책들이 독자들의 감성에 호소한 책이었다면 최윤규 카툰 경영연구소 대표의 책은 여러 테마(인생, 성공, 꿈, 사랑, 고난, 마음)들을 자기개발 형식의 글들로 하여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가짐을 바르게 잡아주고 있는 책이다. 아포리즘 보다는 약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뒷모습에도 감정이 있습니다.”(32쪽)는 구절을 읽으면서 흠칫 놀라는 나를 보았다. 요즘 들어서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 보이는 곳에서는 열심히 하는 척하고, 없으면 나태해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었는데 이 모습을 누가 보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 귀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과거에 묶여 있지 마라.”(56쪽)는 말은 어느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막상 내 자신에게 과거에 잊지 못할 실패나 실수가 있었다면 ‘과거’라는 족쇄에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묻고 싶다. 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뜨기에 지나간 과거는 깨끗이 잊어버리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거라고 본다.

호흡이 있는 동안에 퇴장 준비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기 때문에 멋진 퇴장을 준비하며 항상 최선을 다하라.(본문 160쪽 中)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사랑하는 사람들(가족, 아내, 자식, 친구) 때문에? 내 자신의 꿈을 위해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등등 여러 답변이 나올 수 있겠다. 하지만 책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어려움(고통, 갈등, 상실감) 때문에 마지 못해 살아간다는 답변은 많은 분들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 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는 것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 누구에게도 고통이나 갈등은 존재하기에 그 고통이나 갈등을 이겨내고, 자기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그렇게 노력한 삶이 보상받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분들께 최윤규 카툰 경영연구소 대표의 카툰과 글들이 그들의 삶에 희망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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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아프지 않았기에, 병원에 가보지 않았기에 건강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크게 아팠거나,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진 사람들은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 두 다리로 웃으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 편한 자세로 TV를 보거나 등산을 하고 여행을 가는 것조차 건강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우스갯소리로 젊을 때 놀러 다니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더라. 늙으면 여행을 다니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갈 수가 없다. 그러니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가 건강을 지키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건강한 몸으로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백세 인생을 즐겨야 하니 말이다.

책의 제목처럼 환자들이 이 책의 저자인 김남규 교수를 만나면 하는 말이 《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일 것이다. 대장암의 권위자인 김남규 선생, 그리고 그가 병원생활 20년이 넘도록 병원 진료실에서 경험한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전엔 암에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엔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고, 늦게 발견하더라도 살 수 있는 확률이 과거보다 높아진 게 사실이지만 대장암이나, 신장암, 혈액암 등 재발이 잘 되거나 초기증상이 없는 암들은 발견했을 때 말기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망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김남규 교수의 분야도 대장이기에 많은 환자들을 만났을 것이고, 또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기도 했지만 그에 비례해서 많은 환자들을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20년이 넘는 병원생활에서 대장암의 치료와 말기 환자들의 죽음, 암의 재발 등을 옆에서 지켜본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먹먹해진다.

책에서는 대장암, 직장암 환자들이 주인공이다. 태어날 땐 순서가 있지만 죽음엔 순서가 없다는 말처럼 많은 대장암 환자들이 김남규 교수의 손을 거쳐갔고, 많은 분들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본 이가 바로 김남규 선생이다. 그래서 그런지 죽음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의외로 차분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죽음이고, 그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삶의 질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말이 쉽지 내가 내일 당장 죽게 생겼다면 그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드릴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은 언젠가는 한번쯤 거쳐가야 하는 통과의례로 생각한다면 많은 분들이 죽음에 대해 좀 더 의연해질 거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단지 일찍 가고 늦게 가는 시간의 차이와 자신의 남은 생이 얼마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이다.(본문 71쪽 中)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고,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그 누군가에게 그렇게 소중한 오늘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오늘따라 더 가슴 깊숙히 와 닿는다. 그렇다. 삶은 소중하고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싶어했던 오늘 아니던가? 김남규 교수의 책《당신을 만나서 참 좋았다》을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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