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

(p 67)

 

세상에는 수 많은 책이 있고

그 중 요새 여행책이라고 하면

솔직하게 말해서 고만고만-

 

읽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을 정도다.

 

어차피 봐 본들 비슷한 이야기에 비슷한 흐름들.

그리고 그 껍데기만 핥고 온듯한 가벼움이라니...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다.

 

그래서 마음에 맞는 책,

특히나 여행기가 쓰인 책을 만나기란 너무나 힘든 일임을

너무나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 제목부터 마음에 끌렸다.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장소의 갯수를 나열하며 정보로 책장을 채우기에 급급한 여타의 책들과는 달리

한 곳을 깊이 있게 바라보고 왔음은

이미 책의 타이틀에서도 분명히 느껴지는 바-

 

주저할 것 없이 바로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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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백철현씨의 사진을 봐도-

그의 시선의 성격이랄까..특징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비슷비슷하네~ 똑같네~"하며 스쳐지나는 것들에도

그는 그 각자의 개성을 찾고자 한다.

 

세상을 다르게 볼 줄 알아야

좀 더 재미있게 사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의 글 하나하나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너무 단순히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하기에는

좋은 글과 사진 가득한 이 책에게 보내는 나의 찬사로서는

부족한 표현이 아닐까 싶지만..

 

정말, 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는걸."

 

.................

 

한곳을 깊에 있게 몸을 담근(?) 덕분에

그는 더이상 여행지에서 따라 붙는 "낯선 이방인"

이라는 느낌보다는

"새로 이사온 이웃"과 같은 시선으로 글을 써 나가고 있다.

 

어제의 익숙치 못한 두려움이

점점 새로운 것과 새로운 곳을 알아간다는, 익숙해져 간다는

그런 즐거움이 곳곳에 묻어 있는 느낌이었으니까.

 

 

책의 중간중간

.....

그의 솔직한 마음 -

(= 외로움의 표현, 서운함의 표현,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

"쑥"축구선수 석혁준씨 이야기-

이준열사 이야기(YI JUN OPEACE MUSEUM)-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책을 쉬이 덮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끝까지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홋카이도에 다녀왔을 때가 생각난다.

 

40만원 가까운 JR PASS를 끊고

9박 10일 정도의 여행을 했을 때,

나의 여정을 본 몇몇 이들은 왜 이렇게 몇 곳 가지 않느냐 했지만

 

여행은-

가 본 장소의 갯수를 헤어라는 것이 아니라

 

가본 곳의 추억과 감정을 깊이있게 내 가슴에 담아 오는 일-

 

그렇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재미 없을 것 같던 곳도

잘 들리지 않는 곳도

.......

 

지금의 나에게는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

 

10월 말, 비에이에서 자전거를 탓을 때 느껴지던

그 차가운 공기와 귀의 따끔거림-

 

조용한 말투로 거의 3시간 가까이를 조곤조곤 말씀해주시던

삿뽀로 개척마을의 자원봉사 할머니의 모습-

 

삿뽀로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교육이야기를 주고 받았던

네덜란드 여자아이-

 

로쿠죠쿄카이에서 낯선 외국인에게도

교회문을 활짝 열어주며 안내해주시고 여러 이야기를 해 주신

이케다 상-

 

............

 

좋은 여행은...

 

 

그곳에서 들었던 음악을 어느날 거리에서 듣게 될 때,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을 어느날 식당에서 먹게 될 때, 

그곳에서 따스한 말 건내준 이와 비슷한 사람을 보게 될 때,

 

가슴 한 켠 뭉클해지고

코끝 알싸해지는...

 

그 순간과 감정을 불러일으켜주게끔 해주는

그런 시간들의 집합.

.............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덕분에 나는 행복한 4시간여를 보냈으며

나의 조금은 빛바랜 시간들의 집합들도 다시 꺼내볼 수 있었기에

기분 좋은 어느 하루의 오후를

내 기억 한 켠에 고이 둘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보탬이 되는 교사가 되리라-

그 마음 이해해주고 다독여 줄 수 잇는 교사가 되리라-

비겁하게 살지 않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되리라.'

 

그런 다짐으로 하루하루를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한걸음..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요즈음...

 

TV에서 나오는 교육의 현실은 정말,

이 나의 다짐이....꿈이...

그저 헛된 망상에 지난 것은 아닐까-

라는 불안감과 의심.

 

 

각종 매체를 통해 나오는 교육현장의 모습은

아이들도, 교사들도, 학부모들도

나의 기대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모습들이었다.

..........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은 열망에 반짝이는 눈동자도

아이들을 향한 열정과 그들에 대한 믿음도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배려를 알려주겠다는 마음도

 

아이들에게서

교사들에게서

부모에게서

 

점점 더 바래져가는 -

 

참으로 점점 찾기 힘들어지는 모습들이 보여

공부에 대한 부담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가슴 한 켠에서

계속 맴도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정말......교사가 되어도...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

 

그러던 중, 예전부터 조벽교수의 책들을 여러 번 읽은 적이 있었고

그때 받은 여운과 공감으로 인해 최근에 출판된 <인재혁명>도

손에 쥐게 되었다.

 

 

역시-

 

(예전에도 느꼈지만)

진정, 글로 사람을 이끄는 매력과 공감을 선사해주는 책은

수 많은 사례분석과 멋들어진 미사여구가 아니라

-

 

한 글자 한 글자에

경험과 진심이 녹아 있는 책일 것이다.

 

몇 십년을 교육계에 몸담아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교육자로서 최선을 다해온 조벽교수의 책이 바로 그렇다.

 

이번 <인재혁명>은 교육과 관련하여 전문가 다우면서도

마치, 새내기 교사에게 조곤조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일러주는

너그러운 교장선생님과 조우하는 듯한 느낌의 글이었다.

 

그런 느낌으로 책을 읽고 있던 중-

순간,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만드는 구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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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와 학부모는 절망을 느낄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 순간 교육자임을, 양육자임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에게 어른은 희망의 원천이 돼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교육을 생각하는 동시에 절망을 느끼더라도

우리 교육자와 학부모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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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움이 순간, 뒤범벅되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그런 흔들리는 다짐으로는..오히려 자네가 교사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더 미안하지 않을까."

 

라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꾸지람으로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나의 꿈을 다시 한 번 담금질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을 나는 선택했으며

그렇기에

아이들을 바꾸려, 학부모들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고 노력해서 좋은 교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다보면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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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날이 훤히 밝아올 때 희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선택할 때에 우리 앞날이 훤해 오는 것입니다.

 

희망은 선택입니다. 

 

 꿈을 가슴에 품는 것이 희망을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p.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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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와 만날 수 백명, 또는 수 천명의 미래의 학생들에게도

희망은 선택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앞에서가 아닌

아이들의 곁에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

 

이처럼-

꿈을 가슴에 품은 나는 희망을 선택한 사람이다.

이전 미우라아야코의 "길은 여기에"를 읽고...
무척 가슴떨림을 느끼고...감사함을 느껴서 다시 그 후속편인 "이 질그릇에도"를 구매했다.

첫장의 

      "청춘이란 자기를 단련함으로써 자기를 발견하는 시기"

라는 말을 읽는 순간 왠지 모를 전율을 느끼고...마치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에..
지하철이라는 사실을 잊고 계속해서 몰입했다.
그리고.....어느 순간..책은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었고..
책을 덮고 나서의 그 섭섭함이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마음드는 책의 남은 부분이 적어지는 슬픔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미우라의 이전 그녀의 영혼을 사랑해 주었던 마에카와 타다시(길은 여기에)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다면...이 책에서 그녀의 남편인 <미우라 미츠요>는 잔잔한 웃음을 따뜻함을
선사해 주는 이였다.

그녀의 남편인 미우라 타츠요는....
5년을 기다려준 모습뿐만 아니라 결혼을 하고 나서도 신앙으로 사랑을 통해
미우라를 소중하며 독립적인 여성으로 주님의 자녀로 주위에 있어서는 의지할 하나의 믿음의
자녀로..더 나아가서는 <빙점>이라는 대작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은 한 이다.

단순히 미우라아야코의 "남편"이라 말하기에는 가벼울 정도이다.

이런 이라면...
이 책을 읽은 독자 모두가 동감하겠지만...
누가 사랑을 하지 않을 것이며..누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인가.

그 중에서 가장 가슴 깊이 남은 장면은..
미우라가 남편인 미우라타츠요의 양복이 세탁소의 실수로 도난당하자 불같이 화내며
변상을 요구한다. 그 때, 그는 "용서해주자.."라는 말을 한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미우라에게 타츠요는 말한다.

"....용서해 준다는 것은 상대편이 과실을 범했을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
아무 과실도 없는데 어떻게 용서를 해줄 수 있겠어.  그러니 그 사람도 용서해줘요..."

그리고..아야코는는 깨닫는다.
'...말을 듣고 보니 할말이 없었ㅅ다.  과연 그렇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아무리 누구를 용서해
주고 싶어도 상대편이 과실을 범하지 않으면 용서해 줄 수가 없다.'


이 장면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길은 여기에"...더불어 "이 질그릇에도"....

이번 10월말에 가게될 홋카이도 여행에서 빙점을 비롯한 미우라아야코의 작품들 모두를 구해
올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그녀의 글을 직접 읽고 싶은 바램에...

(하지만..이 번역본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님을 밝힌다. 
다소 어색한 부분들도 있지만...충분히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글재주 없는 본인의 추천의 글보다는 읽어봐야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분명 소소하게나마 틀리니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나에게 있어서는 "생의 복"이라 할 수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