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인터넷에서 보았을때는 <아들에게> 라는 제목때문에 단순히 아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지침서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엄마와 아들이 사랑의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표지그림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가슴한켠에 잔잔한 감동이 일어나는듯 했다.
이 책은 작가의 아버지가 손수 정리해두신 어린시절 사진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작가는 사진을 보며 자신이 직접 그린 연필스케치와 함께
부모님과 어린시절에 대한 소박한 느낌과 감동을 타자체로 옮겨 적고 있다.
거칠거칠 한지느낌의 표지를 넘기자마자
돌도 안지난 아기를 감싸 안고 아이의 엄마,아빠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가족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가정에서도 찾아보면 이런 사진 한 장은
꼭 있을 것 같은 친근하고 눈에 익은 그림이다.
사진 한장,한장 연필로 다시 그려가면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렸던 작가처럼
나도 어느새 그 앨범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갓난기였을때는 조금만 힘을 줘도 부서질까봐
무척이나 조심스러워 하시던 부모님,
잠못들고 보채는 어린 아이를 안고 나지막이 자장가를 불러주셨던 아버지,
따뜻한 날 밖에 나가서 "우리아기 참 예쁘죠?"라며
이웃에게 아이를 자랑하셨던 어머니,
산책길에는 꽃이름, 구름모양이야기를 조곤조곤들려주시던 어머니,
돌이 되어 몇걸음 뗄라치면,
"우리 아기 잘도 걷네" 하시며 마냥 신기해하시던 부모님,
걸음마를 막 떼고 아칫아칫한 걸음으로
남의집에 불쑥 들어가는 아이때문에 힘드셨던 어머니,
마당에서 흙장난 하는 아이를 보며
언젠가 어른이 되어 곁을 떠나갈거란 생각에 코끝이 시큰해진 부모님,
말을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처음 한복입고 어색해서 투정부렸을때
마당앞 펌프 손잡이를 들어올리며 힘차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고 기뻐하는 모습,
아이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온몸으로 가벼운 바람을 느끼던 때,
여름에 호숫가로 소풍가서 세 가족이 활짝 웃던 때
이런 모든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두신 아버지의 사진첩속에서
작가는 그날이 주던 웃음과 함께 부모님의 한없는 사랑을 되새긴다.
다 읽고 보니 마치 내 어린시절 앨범을 작가가 대신 옮겨 놓은 것만 같다.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조그만 변화도 금방 알아차리고 나의 기쁨을 나보다 더 기뻐하시고
나의 아픔을 나보다 더 아파하셨던 부모님.
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받고 있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훗날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만큼 큰 곤경에 처해도
꿋꿋이 이겨낼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듯이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왔었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부모님의 사랑덕에 이만큼 클 수 있었고 일어설 수 있었다는 것을 명심하련다..
내 어머니,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나도 우리 아이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튼튼한 울타리로 영원히 남고 싶다.
작가가 자신의 아들에게 했던 말처럼
내 아들에게도 이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아들아 너도 언젠가 커서 어른이 되겠지.
어른이 되기엔 크고 작은 고비가 많단다.
그럴땐 기억해 두렴.
할머니,할아버지가 이 엄마를 사랑하셨던 것처럼
엄마도 언제나 네곁에서 너를 지켜주고 사랑할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