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짜 : 8월 18일 ~ 8월 22일
# 이상하게도 사 놓은 책에는 자꾸 손이 안 간다. 한때 책 사들이는 것에 푹 빠져서 사놓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한창 책 읽던 시기가 뚝하고 끊겨 버리자 예전에 사놓은 책은 읽고 싶지 않아지고, 자꾸 새 책에만 눈이 간다. 최근에는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는 것에도 재미가 들려서 쌓아놓은 책은 그대로 읽히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차마 새 책을 사지 말자는 결심은 못 하고 그나마 요즘에는 반성의 의미로 새 책은 사는 즉시 읽기로 하고 책장에서 안 읽은 책을 조금씩 정리하기로 했다. The Book Thief는 한창 사들였던 그 책 중 한 권이었다.
책을 읽으며 왠지 Liesel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무나 읽고 싶지만 없어서 읽지 못하고, 책 한 권이 생기면 그 책을 몇 번이라도 읽어 내는 그녀가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 이 책의 화자는 Death이다. 그는 꽤 달콤하게 말한다. 특히 audio book을 들으면 목소리가 너무도 잘 어울린다. 문제는 그가 너무 많은 것을 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아무렇지 않은 투로 스포일을 해댄다.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지금은 운이 좋았지 하고.
이런 일이 없었다면 차라리 나중에 안 죽었을지도 모르지 하고..
-HERE IS A SMALL FACT-
You are going to die.
Please, trust me. I most definitely can be cheerful. I can amiable. Agreeable. Affable. And that's only the A's. Just don't ask me to be nice. Nice has nothing to do with me.
-3
A human heart is line, whereas my own is a circle, and I have the endless ability to be in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The consequence of this is that I'm always finding humans at their best and worst. I see their ugly and their beauty, and I wonder how the same thing can be both. Still, they have one thing I envy. Humans, if nothing else, have the good sense to die.
-491
# 처음에 그녀가 훔친 책은 엄마와 동생에 대한 마지막 추억이었다. 그 책에는 죽은 동생과 엄마가 함께 있었던 그 장면이라는 점에서 그녀에게 의미가 있었다.
두 번째 훔친 책은 자신이 엄마에게 편지를 보낼 수 없는 것이 그 때문인 것을 알아 훔친 일종의 반항이었다. 타들어 가는 책에 대한 일종의 구원이기도 했다.
세 번째 책부터는 훔쳤다기보다는 선물 받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 책을 읽다 보면 좋아하는 캐릭터는 한둘쯤 보인다. 그런데 가끔 Rudy 처럼 특별히 더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 너무나도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오빠 같은, 남동생 같은, 연인 같았던 아이. 그 아이를 그렇게 데려갈 줄이야.. Death 조차 말한다, 그건 Robbery였다고.
On many counts, taking a boy like Rudy was robbery ㅡ so much life, so much to live for ㅡ yet somehow, I'm certain he would have loved to see the frightening rubble and the swelling of the sky on the night he passed away. He'd have cried and turned and smiled if only he could have seen the book thief on her hands and knees, next to his decimated body. He'd have been glad to witness her kissing his dusty, bomb-hit lips.
Yes, I know it.
In the darkness of my dark-beating heart, I know. He'd have loved it, all right.
You see?
Even death has a heart.
-242
# 두께도 두께지만 단어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애를 먹었다. 부끄럽게도 나치 치하에서 핍박받은 것은 Jews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Kommunist 도 상황이 비슷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평범한 German 들조차도 하루하루가 편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들은 분명 가해자 쪽에 속해 있다. 하지만 그들을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은 것일까? 과연 전쟁은, 이데올로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씁쓸한 문제가 다시금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에 대해 Death는 이렇게 묻는다.
Did they deserve any better, these people?
How many had actively persecuted others, high on the scent of Hitler's gaze, repeatint his sentences, his paragraphs, his opus? Was Rosa Hubermann responsible? The hider of a Jew? Or Hans? Did they all deserve to die? The children?
- 376
# 영화 이야기 : 책을 읽고 이대로 새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왠지 아쉬워서 영화를 봤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책을 보고 영화를 봤을 때 만족스러웠던 영화는 거의 없다. 예전에 The Timetravel's wife를 보고 바로 영화를 봤다가 정말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솔직히 이 영화도 굉장히 불만스러웠다. 책 분량들을 고려했을 때 일부 이야기의 축약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왜 이 장면을 뺐을까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많이 남았다.
책에 비해 영화가 마음에 안 들었던 점
1. The Whistler 책이 딱 내 취향이었는데 그 책 이야기를 쏙 빼버렸다. 바로 Dream carrier로 넘어가버려서 아쉬웠다.
휘파람을 부는 연쇄 살인마가 나오는 멋진 책이었는데..
2. Rudy 아빠가 징집되는 장면. Rudy가 엘리트 교육에 뽑힌 걸 거절해서 아빠가 끌려가고, 그다음에 Rudy가 Hitler를 찾아갈 거라고 떠나던 장면이 난 너무나 마음 아프면서도 아이 같은 Rudy가 사랑스럽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왜 각색했는지 모르겠다.
3. 갑자기 왠 이야기? Liesel이 공습 당시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whistler의 첫 챕터를 읽어 주는 장면이 나는 이 책의 최고 명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는 갑자기 Liesel이 이야기를 짓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책을 읽어 주는 장면이 더 자연스러웠다고 보는데..
4. 마지막 Rudy가 죽는 장면.. I lo..까지 하고 죽는데 끝까지 말하지 못 했던 책이 더 아름다웠다.
영화 와는 다른, 내가 뽑는 이 책의 명장면
Liesel opened one of her books and began to read. The book on top of the pile was The Whistler and she spoke it aloud to help her concentrate. The opening paragraph was numb in her ears.
"What did you say?" Mama roared, but Liesel ignored her. She remained focused on the first page.
When she turned to page two, it was Rudy who noticed. He paid direct attention to what Liesel was reading, and he tapped his brother and his sisters, telling them to do the same. Has Hubermann came closer and called out, and soon, a quietness started bleeding through the crowded basement. By page three, everyone was silent but Liesel.
She didn't dare to look up, but she could feel their frightened eyes hanging on to her as she hauled the words in and breathed them out. A voice played the notes inside her. This, it said, is your accordion.
The sound of the turning page carved them in half.
Liesel read on.
For at least twenty minutes, she handed out the story. The youngest kids were soothed by her voice, and everyone else saw visions of the whistler running from the crime scene. Liesel did not....
- 381
책이랑 비교해서 나쁘지 않았던 점
Rudy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귀여웠다. 보는 내내 엄마 미소가 절로 났다. 캐스팅은 Hans가 생각보다 너무 마른 것 빼고는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