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엄마에 관한 추억이 담긴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읽어보니 작은 아이부터 나이 많은 어르신분들의 이야기까지 단편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잊고 지냈던 우리 주변의 삶 이야기들인 것이다. "이웃들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이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조금이나마 찾게되길 바란다"라는 지은이의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하게 전해져 왔다. 

책속의 이야기들은 작은 상자속에 옹기종기 모인 보석들이 반짝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단편 하나하나가 어찌나 보석같은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야기 끝에 달린 저자의 작은 목소리는 마치 [TV동화행복한세상]의 나레이터처럼 들렸다.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기에, 너무나 쉬운 사람이기에 혹시나 소홀히 대하진 않았는지요. 소중한 것은 늘 잃은 후에 그 가치를 알기 마련입니다. 함께하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합니다. 마음을 나눠야 합니다. 주고 싶어도 줄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음이 얼마나 가슴 저미는 일인 줄 안 다음에는 이미 늦습니다. 지금이 가장 사랑하기 좋은 날입니다. 안아주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페이지 : 36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이다. 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불안한 한규의 이야기. 우리 아버지도 코를 심하게 고시는데 가끔 잠잠하실 때면 나도모르게 코에 손을 가져가 숨을 확인해 보곤 했다. 예전에는 잠잘때 방해되어서 적막감이 좋았지만 요즘에는 아버지 코고는 소리를 들어야 안심이 된다는 한규의 이야기는 마치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 책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는 중간 중간에 보이는 삽화이다. 어찌그리 글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는지 정겹고 포근한 삽화들을 보면 나도보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투박한 이웃들의 표정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고 가끔 익살스럽기도 하다. 

이런 삽화와 이야기들이 맞물려 탄생한 책 [엄마, 정말 미안해]  가끔은 각박한 세상살이에 벗어나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