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시대에는 누구나 정론을 뱉어 낸다.

  인권을 주장하고 정공법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폭풍이 일면 이성을 잃는다.

  무엇이 옳은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소동에 휩싸인다.

  다 그런 법이리라.

  -  본문 중에서

 *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평화의 시대일까?
한편에서는 인권과 평화를 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소동과 폭풍이 일어나는 이 시대는?
평화의 시대에서뿐이 아니라 폭풍과 소동 속에서도 정론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이 옳은지 생각하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어른이 우리 나라에는 지금 이 시대에는 얼마나 있을까. 정론을 외치기는 커녕 
누구처럼 말도 안되는 소동이나 분쟁을 일으키는 그런 어른만은 정말 되고 싶지 않다. 
 이사카 코타로의 새 소설<골든 슬럼버>
시내 카퍼레이드를 하던 일본 총리 부부가 경비행기를 이용한 폭탄 테러에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폭파범으로 지목된 것은 몇년전 아이돌스타를 구해 깜짝 스타가 되었다 사라진 택배배달부 아오야기. 사람들은 영웅의 타락에 열광하고 모든 매스컴과 경찰은 그를 쫓는다. 그러나 그는 진짜 범인이 아니다. 일본판 캐네디 살인범 오즈월드가 되어버린 주인공 아오야기. 그는 자신의 무죄를 밝혀 낼 수 있을까? 이사카 코타로의 새 소설 <골든 슬럼버>는 사회를 둘러싼 언론과 여론 그리고 경찰과 음모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전작들 중 "마왕"에 매력을 느꼈던 이라면 다시금 이 소설에서 정치와 음모, 사회와 개인, 언론과 이미지, 구속과 자유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판 오즈월드가 되어버린 아오야기 이야기는 말 그대로 소설이어서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스릴과 긴장감 속에서도 그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고 있다.

세상 전부가 그를 범인라고 말하고 그의 죄를 쫓을 때에도 그를 알아 주고 그를 믿고 그를 도와주는 이들이 있다. 만약 내가 그런 입장이 되어 세상이 모두 나를 탓하고 나를 믿지 않을 때 묵묵히 나를 믿고 도와주는 이에는 누가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런 사람이 딱 세 명, 아니 한 명만 있어도 인생을 헛산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 이가 있다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어 인생을 내팽개치지는 않게 되리라.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채 도망가는일본판 오즈월드 아오야기의 탈출은 성공할까. 

궁금한 이들은 한 번 도전해 보시기를~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어떤 것은 매우 가벼우면서 가끔 무겁고 어떤 이야기는 무거우면서 종종 가볍다. 새로운 형식, 새로운 도전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어떤 책을 고르든 크게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 이번 이야기 역시 그의 이름값은 톡톡히 하고 있다. <골든 슬럼버> 재미있게 잘 읽었다.
- 다락방서 허뭄

그냥 뒷얘기 궁시렁: 처음 책표지의 남자를 보면서 왠지 여명 닮았나 이병헌을 닮았나 하면서 보았다. 이런 표지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잘생긴 남자의 눈물하고 내용은 그닥 어울리지 않으니까. 음. 그래서 찾아본 일본 표지. 이건 너무 썰렁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음. 그나저나  요즘 우리 나라 책들은 표지에 너무 그림이 유행인듯. 

 

이사카코타로, 골든슬럼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