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협주곡을 좋아하는 클래식 매니아라면 꼭 일청해 보아야 할 음반이다.
파가니니의 절묘한 바이올린의 기교를 살바토레 아카르도(Salvatore Accardo)는 정말 아름답고 정교하게 표현한다.
아카르도와 찰스 뒤트와(Charles Dutoit)가 지휘하는 런던필(London Philharmonic Orchestra)과의 협연은 주 선율과 보조 선율의 조화가 정묘하게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특히 파가니니가 당시에 사용했던 1742년 제작의 과르네리 델 제수(애칭: 캐넌)를 사용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바이올린의 소리가 아닌 오케스트라의 총주와 비교해서도 전혀 물러서지 않는 당당하고 결에서 힘이 넘치는 소리를 내어준다.
특히 살바토레 아카르도는 다른 작곡가의 음악도 연주했으나 우리들에게는 파가니니에 정통한 연주자로서의 이미지가 일반적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태어나 15살(1956년) 때는 제네바 콩쿠르(Geneva Competition)에서 우승했고, 2년 뒤엔 파가니니 콩쿠르(Paganini Competition in Genoa)에서 First prize를 수상했다. "내 바이올린은 영구 보존을 위해 제노바시에 기증합니다. 나의 영혼을 창조주에게 맡깁니다." 라고 할 정도로 파가니니가 가장 아끼던 바이올린을 그의 고향인 제노아의 시청에서 보존하고 있는데 이 바이올린을 켤 수 있도록 허락받은 사람은 선택된 소수의 연주자들 뿐이다. 아카르도는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함으로써 이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자격을 얻었으며, 박력이 넘치는 바이올린 '캐넌'으로 이 바이올린 협주곡 전집(전6곡)을 녹음하였다.
니콜로 파가니니(Nicolo Paganini)는 비밀스럽고 특이한 그의 성격과 환상적인 바이올린 연주솜씨로 당대에 유명한 인물이었다. 특히 그의 곡들은 너무나 까다로운 기교들이 많아서 하이페츠 같은 명연주자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연주하기를 꺼려했을 정도였다. 또한 파가니니에 의해서 스트라디바리와는 소리의 지향점이 다른 과르네리의 잠재력을 최초로 청중에게 드러내게 되었다.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들어보면 낭만파로서의 파가니니의 이미지가 잘 들어나 있으며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저절로 콧노래와 함께 즐거워진다. 안동림 교수의 '이 한장의 명반'에서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듣고도 즐거운 기분이 들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고전음악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고 언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특히 이 음반은 요즈음 도이치 그라모폰(Dusche Grammophon)특유의 홀톤이 과도하게 들어가도록 녹음되지 않아서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와 과르네리의 사운드가 훌륭하게 잘 들어나는 음반이다.
어떤 이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제2번과 24개의 카프리스(caprices)만 들어보면 다른 바이올린 협주곡은 안들어봐도 이미 모든 기교를 다 알 수 있다고도 하고, 또한 어떤 이는 파가니니는 기교에만 너무 치중하여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예술성이 떨어진다고도 한다. 하지만 1,2번은 제외한 나머지 협주곡도 너무도 즐겁고 아름다운 선율과 그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모든 악기의 연주에서 완벽한 기본과 기교가 전제가 되어서 수준급의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다는 입장에서 보면 파가니니가 작곡한 많은 바이올린 연주곡에 의해서 바이올린에 대한 연주법과 이미지가 진일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음반 뿐 아니라 아카르도의 24개의 카프리스(Paganini: 24 Caprices)도 감상해보면 파가니니의 예술세계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