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돌아보는 역사이야기
‘천년의 금서’를 읽고
깊은 역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오던 우리 민족들. 하지만 그런 우리들은 주변 국가들은 가만히 두질 않았다.
우리나라는 작은 크기에 비해 수천 년간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초기에 등장했다는 고조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삼국시대, 수치스럽던 일제강점기를 지나 지금 대한민국(大韓民國)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이 역사도 일본과 중국의 많은 간섭으로 마치 가짜처럼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숨은 역사가 있다고 주장한 소설이 발간되었다. 그 책이 바로 김진명 작가의 ‘천년의 금서’인 것이다.
전에도 김진명 작가는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란 역사소설로 많은 감동을 남겨주었기에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건은 한 여교수의 자살로부터 발단된다. 그 여교수의 죽음에는 자살로 보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의문스러운 점들이 많았다. 그러나 외상, 침입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사건은 자살로 보고되어야만 했다. 국가에서는 무조건 빠른 일처리를 바라지 정확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데 한 형사는 그 사건을 개인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만이 아니었다. 찝찝함에 사건을 혼자 조사하던 목 반장은 죽은 여고수의 친구이자 핵융합 원자로 제작 및 실험을 하고 있는 국제단체인 ''ETER'에서 일하고 있는 이 정서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다른 친구인 은원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까지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한(韓)이라는 것으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작가가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韓)이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오랫동안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들은 단지 이 한(韓)이 남쪽에 있었던 삼한(三韓)에서 왔다고 국사시간에 배워왔으나 작가는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과연 그 작은 나라의 호를 따왔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여러 가지 서적을 뒤적이다가 기원전 7세기에 편찬된 사서삼경 중 한 권에서 한(韓)에 관련된 놀라운 기록은 발견했다. 그러한 내용들을 조합하여 대한민국 국호의 비밀을 추리해간다. 작가는 우리 고대사에서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한 나라가 존재함을 이야기해낸다. 그리고 미국의 NASA 프로그램을 이용해 천문학적으로 증명하여 새롭게 고대사의 문제를 풀어간다.
소설의 내용에서는 고조선 훨씬 이전에 우리의 나라가 존재했음을 말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워 지루한 내용을 연출하지 않았다. 여러 사건에 대한 전개와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그 순간마다 얼마나 숨 막히게 하는지 직접 보면 놀라울 정도다. 그리고 이해하기 쉽고 깔끔한 필체는 몰입 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김진명 작가 소설의 특징은 거대한 스케일이다. ‘천년의 금서’에서도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한국에서 중국의 전지를 넘나들며 ‘NASA’와 ‘ETER’까지 언급한다. 그리고 작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건으로 인해 국가적인 비밀을 파헤쳐 가기까지 한다.
스피디한 진행과 통쾌한 그의 메시지는 독자들의 마음에 항상 감동을 준다. 물론 이번 ‘천년의 금서’도 그런 작품 중에 하나로 기억된다.
김진명 작가는 고조선보다 한(韓)이 먼저 존재했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씨성본결>, <유한집>등을 내세워 역사적인 사료를 내놓았다. 이점에서 볼 수 있는 점은 김진명 작가는 그저 소설가로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역사적 지식을 가지고 충분한 조사과정을 거치고서 이런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속도감 있는 진행과 사실을 파헤치려는 소설의 특징 때문에 대중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지만 문학성이 없는 소설이라고 질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이런 소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진명의 소설을 정말 대중소설 그 자체이다. 우리의 말을 아름답게 만드는 문학적 소설도 중요하지만, 정말 소설로 대중에게 다가와 감동을 전해줄 언어적 유희보다도 소설 자체의 감동을 전해줄 이러한 글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 김진명 작가가 지나친 민족주의를 내세운 소설을 쓰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역사적 사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아닌 현재의 세상에 눈 먼 사람들로 보인다. 민족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소설이 무엇이 잘못인가? 우리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민족이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의 의견은 객관적이지 못하다면서 귀를 막아버리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오히려 지금은 김진명같은 작가의 소설이 필요하다. 일본과 중국도 몇 권의 역사서로 의견을 내세우며 있는 것인데 우리도 역사를 추리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김진명 작가의 소설 특징상 마치 사실만을 소설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소설은 허구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역사서와 달리 역사소설에서는 추리를 하는 것이다.
김진명 작가에 대한 이러한 여러 말들이 많은 이유는 그가 던지는 거대한 메시지 때문일 테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사실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 소설을 읽고 ‘우리 역사는 정말로 어땠을까?’라고 한 번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천년의 금서’를 읽은 것은 나에게 우리의 숨겨진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중국과 일본에 역사 왜곡을 받아들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과 진실은 무엇이고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김진명,
천년의금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