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권의 책 표지가 맘에 들었다.

6살 아들에게 그림을 보라며 책을 주었는데 역시나 6살답게 개구쟁이 팬지 그림에 빠졌다

"참 잘 그렸고, 정말 예뻐요"그런다.

그림만큼이나 내용도 눈에 띌지 기대하며 읽어내려갔다.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빠져든 책이다.

효성이가 처한 상황들.. 정말 힘 빠지고 절망일 수도 있다.

가출한 부모님,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 아직 어린 효성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효성이에겐 따뜻한 마음이 있고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진심이 있는 아이다.

단지 학교도 나오지 않는 말썽만 피우는 아이로 보이는 것 뿐이다.

이 책에서 효성이의 그림이 참 잘 표현되어있다.

자신도 세상구경하고 싶고 힘이 있어 당당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그러나 기어다녀야만 하는 물고기가 자전거를 타는 건 꿈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효성이는 착한 아이다.

할머니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선생님)이 있어 행복하다.

나는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당연히 형편도 어려웠고..

어느 크리스마스.. 베란다에 쌀과 돈봉투가 놓여져 있었다. 아무 내용도 없이 따뜻한 마음만 놓고 간 사람이 있었다.

참 고마운 분이었고 우리에게 구세주와 같았다.

효성이 선생님도 효성이에겐 고마운 구세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개구쟁이 팬지

역시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림이다.

아들 녀석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박성민.

자기 이름과 같다는 이유로 참 재밌게 귀를 기울여서 들어주었다.

아들 녀석 하는말 "근데 나무가 말을 해요" 엥??

"동화라서 그래, 동화속에선 뭐든지 움직이고 말할 수 있어"라고 얘기해 주면서

나무들이 성민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성민이의 나쁜 행동에 정원의 친구들의 마음은 어땠는지..

아들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정원의 친구들은 성민이가 자신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존재라 생각했지만 꽃을 자꾸 옮겨심는 성민이의 행동을

꾸짖는 엄마로 인해 성민이는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많은 아이이고, 진심은 여리고 착한 아이란 걸 알게 된다.

결국 엄마와 성민이는 울음을 보인다.

아이들에게 가족이란 이런 존재구나 느낄 수 있는 동화였다.

하지만 왜 울었는지 6살 아들에게 물었더니 대답이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림에만 집중한다.

단풍나무에 달려있는 이름표를 보고 깔깔깔 그냥 넘어간다.

이걸 보고 왜 웃는건지...

나도 저럴때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동심의 세계!!  정말 순수 그 자체인 것 같다

 

두 편의 동화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 따뜻한 동화였고

무엇보다 아들이 관심을 보이는 동화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세 권의 책이 각자의 그림을 가지고 있어서 그림 구경하는 재미로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한 권씩 읽어갔다.

 

-진국이의 특별한 방학

읽을면서 그리 특별한 책일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진국이의 전화받는 태도, 인사하는 방법, 충고를 받아들이는 방법, 사과를 받아들이는 방법 등...

잘못된 행동을 보여주고 그 상황에 맞게 대화하는 법을 간단하게 메모해 주어서 아이들이 읽으면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녀석에게 읽어주고 진국이의 행동이 어땠냐고 물어보았다.

"진국이가요, 나쁜 행동을 했구요, 높임말을 써하하구요.. 음...음..(한참동안)..

 착한 아이가 돼야해요" 6살다운 대답인지...

진국이는 방학동안 바른 대화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여서 특별하게 생각했을 것이고, 아들 녀석에게는 조금이나마 사람과의 대화법을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책이었을 거라 생각했다.

 

-황금의 손과 세 소년

그림이 먼저 내 맘에 들었다. 어렸을 적 전래동화 전집이 있었는데 그림이 딱 이런 스타일이었다.

정감도 가고 옛 생각도 나고..

세 소년이 황금의 손을 찾아가 찾아온 이유를 묻는 대목이 있다

어머니가 가 보라고 해서 : 유명한 사람이니 찾아가보는것도 이득이 되겠지..

돈이 많으면 좋을 것 같아서 : 그래 없는 것 보다 낫지 뭐..

장사 수완을 알고자 : 한때 왕창 돈을 버는 것보다 방법을 알면 그나마 오래 버티겠지..

참 나다운 한심한 생각이다.

황금의 손이 세 마리의 고양이를 각각 팔아오게 함으로써 장사란 마냥 누구의 말대로, 단순히 돈 버는 목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즉 무슨 일을 하든 그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방법, 조리있게 이야기 하는 방법 등 꼼꼼한 준비성이 필요하다는것을..

논리가 그래서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해 준 유익한 책이었다.

 

-시인이 되고 싶어요

시란 쉬우면서도 참 어려운 장르같다.

그런데 이 책은 참 이해하기 쉽게 시를 써 가면서 짚어주어서인지 처음 시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부터 도움을 받았으니 말이다.

주변의 사물들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느낌을 살려주고, 일상 생활에서 쓰는 단어들을 시를 통해 접할 수 있게 해 준 책이었다.

아들 녀석에게 성민이의 운동화에 대해 느낌을 말해보랬더니

"푹신푹힌한 운동화 신을 수 있어요. 운동화 없으면 밖에 못 나가요"

왜냐고 물으니

"발이 차갑고 아파서 나갈 수 없어요"

그래서 "운동화는 성민이에게 고마운 존재네" 했더니

"네. 고마워요"라고 한다.

잘 다듬으면 우리 아들도 시인이 될 수 있으려나??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시 쓰기에 도전해 보려는 나의 태도에 장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장르에 도전하려는 생각을 갖게해준 책이었고, 무엇보다 뒷장에 ’시 개념 짚어보기’가 있어 시를 더 친숙하게 다가 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권의 책을 읽으면서 ’동화가 참 재미있는거구나’

이런 동화를 자주 접해서 아들 말대로 생각주머니를 키워가야 할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