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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뇌가 먼저 알아본다

우리의 뇌는 아름다운 얼굴에 내재된 건강함에 끌리도록 명령한다. 다시 말해 미인의 얼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여러 가지 조건이 우리의 뇌를 유혹한다. 더욱이 인간은 아름다운 것은 선(善)한 것이라는 강한 잠재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한 호감을 느끼게 된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런 현상을 ‘후광효과’라 부르는데, 외모가 뛰어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착하고, 친절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고, 똑똑하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다.
후광효과 덕분에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사회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취직할 때 더 유리하고, 더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인생의 동반자를 더 쉽게 찾고, 낯선 사람들의 도움을 쉽게 이끌어낸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그렇다면 뇌가 유독 아름다운 얼굴을 빨리 알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뇌에는 방추이랑이라는, 오직 얼굴인식만을 담당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어떤 사물을 보는 순간 뇌는 그 사물의 구성 요소에 대한 정보를 따로따로 나눠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를 조합해서 하나의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얼굴 인식의 과정은 사물인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눈, 코, 입 등의 얼굴 구성 요소를 따로따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 묶음처럼 눈, 코, 입을 한꺼번에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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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추이랑]
방추이랑은 오직 얼굴만을 인식하는 영역으로 사물인식과는 달리 눈, 코, 입 등이ㅡ 얼굴 구성 요소를 한꺼번에 인식한다.

사물이 똑바로 있든 거꾸로 있든 옆으로 있든 인식하는 데는 별 차이가 없다. 요소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굴을 인식할 때는 눈, 귀, 코, 입의 상관관계에 따라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얼굴을 거꾸로 해놓을 경우,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인지 구별을 못하게 된다. 거꾸로 보면 별 차이를 못 느끼는 사진도 똑바로 보면 확연하게 두 사진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우리의 뇌가 눈, 코, 입을 묶어서 한꺼번에 인식하기 때문이다. ‘눈 두 개 아래 코 하나, 그 밑에 입’이라는 규칙을 이미 우리의 뇌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눈, 코, 입 등 얼굴의 구성 요소간의 일정한 거리가 미인이냐 아니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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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본 사람 얼굴, 똑바로 놓은 얼굴]

사람의 얼굴은 눈, 귀, 코, 입의 상관관계에 따라 인식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얼굴을 거꾸로 놓을 경우 정말 그 사람인지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미인이라고 할 때는 눈이 아름답다든지 코가 아름답다든지 하는 그러한 측면이 아니다. 눈, 코, 귀 등, 얼굴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배열이나 패턴이 미인이냐 아니냐를 인식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평균 형에 웃는 인상, 동안의 조건과 좌우대칭은 물론 황금비율까지 두루 갖춘 미인과 가까워지고픈 욕망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어떤 여성을 보았을 때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 여성과 가까워지면 내가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뇌의 신호를 받기 때문이다.
그 여성의 내적 퀄리티가 표현된 것이 외모이다. 그 내적 퀄리티란 젊고, 건강하고, 최적의 호르몬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최적의 절정 상태에 도달한 그런 단서들을 보면 남성들은 당연히 집중하도록 되어 있고, 그 집중에는 보상이 따른다. 바로 뇌에서 쾌락 물질이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젊음과 건강함이 살아 있는 미인의 균형 잡힌 얼굴. 그 속에서 우리는 수학과 과학이 어우러진 규칙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미인은 우리의 뇌가 먼저 알아보는 과학의 또 다른 모습이다.

- 『KBS 과학 다큐멘터리 과학 까페』도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