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경영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이후 경영자나 이론가들이 중점을 두고 고민한 문제는 오직 두가지였다. 하나는 통제였고 다른 하나는 인센티브였다. 물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것들이었다. 투자 대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을 통제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당근(?)을 제공하는 게 전부였다. 아무리 고매한 이론도 그 두 가지 근본 틀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넘어선 새로운 개념을 찾아냈다. 다름 아닌 ‘몰입’이다. 획기적인 상품개발, 효율적인 공정, 자금과 리스크 관리, 경영모델의 혁신, 인재 보유…. 뭐 이런 것들이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 더욱 가치 있는 요인은 심리적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실제로 모든 비즈니스의 목적인 이윤창출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비경제적인 요소, 즉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와 심리적 헌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몰입도 저하에 비례하는 생산성 하락 때문에, 미국은 매해 3천억 달러, 독일은 900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한다. 직원 한 명 한 명의 몰입이 바로 기업의 이윤과 직결되는 것이다. 결국 아무리 규정을 들이대고, 통제하고, 인센티브를 미끼삼아도 직원의 몰입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갤럽은 지난 10년간 1천만 명에 달하는 리더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요소'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현장 실무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성공과 성장의 비밀을 밝혀냈다. 바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업무 몰입과 심리적인 헌신'이었다. 이 책은 이 몰입과 헌신을 완성시키기 위한 12가지 경영의 요소를 제시한다.

갤럽의 현 회장으로, 인간본성이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력과 최고의 관리자들이 지닌 자질을 연구하는 데 집중해 온 저자 로드 와그너는 '조직의 몰입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위대한 경영임을 강조한다.
저자가 찾아낸 경영의 요소 12가지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회사에서 내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다. (업무의 구체화)
2 업무에 필요한 재료와 장비를 갖추고 있다. (자원 확보)
3 능력을 충분히 펼칠 기회가 자주 있다. (재능 대업무의 적합도)
4 지난 일주일간, 업무성과에 대해 인정과 칭찬을 받았다. (긍정적 피드백)
5 나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누군가가 있다. (공동체 의식)
6 나의 발전을 후원하는 사람이 있다. (멘토링)
7 내 의견이 비중 있게 반영된다. (의사결정 참여도)
8 회사의 목적이 내 업무의 가치를 높여준다. (사명감의 공유)
9 팀원 모두가 훌륭한 실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팀워크)
10 회사에 최고의 친구가 있다. (프렌드십)
11 최근 6개월간,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 (발전적 평가)
12 지난 1년간,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충분했다. (발전욕구 충족)

이 책에 등장하는 성공담과 실패담은 모두 자신들이 근무하는 팀의 동료들과 관리자들에 대한 상처 또는 신뢰의 이야기들이지 회사의 시스템이나 경영전략이나 CEO의 능력, 또는 연봉의 문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결과는 역설적이게도 모든 평범한 직장인이 돈벌이 장소나 경력으로서만이 아닌 자기 인생의 소중한 일부로서 직장과 직업을 갈구한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기업경영자들에게 일깨워준다.

책의 본문은 '업무의 구체화, 자원 확보, 긍정적 피드백, 공동체 의식, 멘토링, 의사결정 참여도, 팀워크, 프렌드십, 발전적 평가' 등 12가지 경영의 요소와 또 하나의 변수인 '경제적 보상'을 각각 한 장씩 할애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해당 주제와 관련된 실제관리자들의 사례를 제시하여 어떻게 이 요소를 완성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책의 내용에 신뢰가 가는 이유는 철저하고 심층적인 사례연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갤럽은 지난 10년간 전세계 114개국에서 1천만 명 이상의 직장인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기업의 효율을 이끌어내는 요소에 대해 인터뷰와 조사를 진행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최첨단 의료장비 제조사에서 호텔 체인까지, 대형 쇼핑센터의 총책임자에서 자재창고의 감독관까지, 갤럽의 광범위한 리서치는 기업의 규모와 분야를 막론했으며 최고경영자의 고담준론이 아닌 각 팀과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관리자들의 솔직한 심정의 토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또한 최신의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신경과학, 게임이론의 연구성과로 리서치 결과는 탄탄한 근거를 마련했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직장인들의 생존전략 20가지

<서유기>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책이다.
누구나 아다시피 <서유기>는 당나라 황제의 명령으로 불전을 구하러 인도에 가는 삼장법사와 그 수행원들의 이야기다. 사실 이 수행원들의 이야기가 서유기의 핵심이자 백미다. 도술을 써서 천제의 궁전이 발칵 뒤집히는 소동을 벌인 죄로 500년 동안 오행산에 갇혀 있다가 삼장법사의 도움으로 구출된 손오공, 돼지형상을 한 단순하고 낙천적인 저팔계, 하천의 괴물이며 충직한 비관주의자인 사오정이 고난을 뚫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MR. 손 직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은 서유기의 틀을 차용해 쓰여진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청운의 꿈을 품고 여행사에 입사한 손오공은 기대와는 달리 말 사육장으로 보내진다. 최선을 다해 말 사육에 매진해 자신의 일에서 최고가 된 그는 다시 회사를 옮겨 마케팅 업무에 투입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이때 손오공 앞에 나타난 멘토가 삼장법사다. 손오공은 삼장법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 좌충우돌 회사생활을 거치며 훌륭한 CEO로 성공한다.

사오정의 경우는 좀 다르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사오정은 중학교 졸업 후 건설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성실했던 그는 건축기사로 승진한다. 그리고 22살의 나이에 부장자리에 오르고 결국 CEO가 된다. 공격적인 경영과 강한 추진력으로 그의 회사를 건설업계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게 한다.

저팔계는 명문대 석사 과정을 마쳤으나 첫 직장부터 대기업 과장 자리만 고집하다 번번이 취업 문턱에서 낙방한다. 하지만 우연히 손오공을 만나 하루아침에 부사장이 된다. 그러나 그 후로도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리사욕과 여색을 탐하다 결국은 부사장 자리에서 퇴출당한다.

이 책은 <서유기>의 주요 인물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를 등장시켜 현대 비즈니스맨들이 직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을 알려준다. 자기설계, 자기이해, 자기단련, 자기사색, 자아실현 등 5가지 주제별로 올바른 직장생활이란 무엇인지, 성공이란 무엇인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준다.

책에서 삼장법사라는 멘토의 역할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 구조를 이룬다. 서역에서 불경을 가져 오는 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대학교수와 컨설팅회사 대표를 거쳐 재계로 진출해 회사를 차린다. 그의 멘토 노릇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나에게 삼장법사같은 멘토가 과연 있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사실 멘토는 원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력해서 찾는 것이다. 멘토가 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지만 멘토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책에서 성공하는 인물의 전형은 손오공형과 사오정형으로 나뉜다. 둘은 결국 성공한 CEO가 됐다. 하지만 그 과정은 사뭇 다르다. 오공이 끊임없이 자기 능력을 시험할 무대를 찾아다니며 그 능력을 단련하고 극대화시켜 CEO에 올랐다면 오정은 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과 뚝심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 결과 CEO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이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공통점은 목표설정이다.

이 책은 고전 <서유기>에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늘날 무한경쟁의 황무지에 버려진 직장인들로 하여금 직장에서 살아남고 성공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건강한 처세와 자기계발 방법을 제시한다.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전쟁터인 직장에서의 성공은 <서유기>의 81난(難)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다.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잘못된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며 자신의 실수 때문에 조직에 큰 누를 끼치기도 한다. 좌충우돌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자유인 손오공의 선택을 통해 직장생활의 비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