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저자 이혜정 박사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책 제목에서 유추되는 우등생들의 공부비법 쯤 되겠거나 생각했다가 충격적인 반전을 접하고 내친 김에 책을 찾아보았다.

저자가 서울대에서 최고학점을 받는 우등생들의 공부방법을 조사했단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 내용을 말하는 그대로 받아적는 것이라고 답했다.

역시 서울대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구나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반전..

이들은 인들이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보다 수용적 사고력이 더 높은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의 생각이 교수의 생각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도 이를 시험 답안으로 작성하지 않겠다고 했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교수님의 생각인데 당연히 학생의 것보다 더 낫거나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생들이 들어간다는 서울대, 그곳의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적고 외워서 좋은 점수를 받거나 나름의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하고 낮은 학점을 받고 있다. 대학에 가서도 고등학교 때 하던 것처럼 해야 학점이 잘 나온다는 그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저자는 학생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공부법은 교수들의 평가의 방법과 내용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고, 이는 교수들의 강의방법과도 밀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교수들이 강의보다 개인적인 연구활동에 더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교수평가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저자.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읽어가다 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지식 소비자를 양성하는 일방적인 강의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사람은 바로 교수 자신이라는 점이 뇌리에 남는다. 강의 내용을 연구하고 그것을 쏟아내며 연습하는 교수 자신만이 제일 큰 배움이 되는 강의. 더군다나 이런 일이 대학에서, 서울대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학생들이 가장 큰 배움을 가질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한 다른 나라의 사례는 우리가 무엇을 보완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대안과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공교육을 살리고 교육의 목표인 창의적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하나하나 살펴보고 고치며 해결해야 할 점이 너무도 많은데 정작 이를 진두지휘 해야 할 이들이 불필요한 논쟁에 열정을 소모하는 작금의 현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더욱 더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