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살아가다보면 삶의 ‘핵심’, ‘의미’ 이런것 과는 거리가 멀게 무언가에게 쫓기듯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요즘 그랬다.

2004년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형선고와 같은 폐암말기 진단을 받고 정말 멍하니 그렇게 지내다 다음해 1월 어머니를 보내드렸다. 보내드리고도 휴유증이 꽤 오래 갔던거 같다.

다행히도 아버님은 소화기능도 나보다 좋으시고 충치하나없으시다. 관절이 안 좋으신거 빼고는...

그런데 주일날 식사하시고 피곤하고 소화가 안되신다며 쇼파에 바로 누우시는 모습에 겁이 덜컥...

수술하기로 되어있어서 내일 입원하셔야 되는 상황이라서 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그분은 수술하시다 못 깨어 나셨다던데...,”

하나님...하나님!!!!...

아직은 안돼요.

제가 아직은 준비가 안됐어요........

설거지 하면서 저절로 기도가 되고 눈물이 자꾸 나왔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수술의 무게가 더 없이 크게 느껴졌다.

상황이 이쯤 되어버리면 조용히 차분히 기도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려고 하면서도 순간순간 머릿속이 흐트러져 버린다.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하시면서 마음을 추수리고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며칠간의 나의 삶과 연관이 되어져서 얼굴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하나님과의 교재시간인 고독이 먼저이고 그 후에 공동체가 형성되고 그 공동체가 나가서 기쁜 소식을 전파하는 사역이 순서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과정 가운데 영적인 삶과 세속적인 삶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다.

영적 삶이란 하나님의 영이 인도하시는 삶, 즉 성령의 음성을 듣고 성령의 인도를 받는 것이다.

그러려면 성령을 느끼고 경험 할 수 있는 공간, 반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은 세상의 잡다한 소리로 가득하다.

그래서 우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 훈련은 공간을 내려는 노력이다.

-성령을 느끼고 경험 할 수 있는 공간, 반응할 수 있는 공간-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님과의 교재가 필요하고 그 교재는 기도이다.

기도는 고독한 시간에 내가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으로

우리의 정체성이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 라는 것을 듣고 알게 되는 시간이다.

세속적인 삶이란 주변의 반응에 좌우되는 삶으로 자아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입증할 필요가 없다. 이미 우리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 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편의 시를 읽은 것 처럼 간결하고 단아하다.

그러나 그 글의 의미는 무궁무진하다.

신앙생활의 액기스를 뽑아 놓은 느낌이다.

책의 이곳저곳을 다시 펼쳐 보면서 내 머리에게 잘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책을 덮었다.

고독을 즐기자.  두렴을 덮는 사랑받는자임을 잊지말자. 성공하려고 애쓰지 말자.  성공이 아닌 열매를 맺자. ....

이 책은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한 곳으로 달려가는 자들을 돌아서게 하는 책이다.

삶에 찌들리고 세속에 덮여지고 눌려져서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영혼을

삶의 한복판에서 반짝반짝 윤이 나는 보석으로, 빛으로 만들어 주는 이 책이 정말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