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이 책은 미래인 출판사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읽게 된 책이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댓글로 남겨달라고 요청했고, 나는 이와 같은 글을 남겼다.

10여 년 전 국립극장에서 있었던 전국연극교사연수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연수에 참가한 선생님들은 작품 한 편을 선택해서 공연을 해야 했는데

우리 분임조가 공연한 작품이 손톤 와일더의 <우리읍내>였습니다.

미국 어느 작은 마을에서

의사의 아들인 조지와 지역신문 편집국장의 딸인 에밀리가 태어나지요.

1막은 그들의 어린 시절,

2막은 그들의 청년시절과 결혼

3막은 세상을 떠난 에밀리가

시간의 신의 도움을 받아 단 하루 이승으로 돌아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3막에서 조지 역을 맡았고요.

조지가 전체적인 연극에서는 주인공이지만

제가 맡은 3막에서는 비중이 중요하지 않은 그저 그런 단역 *^^*

우리는 일주일 동안 연기 연습을 한 끝에

국립극장의 달오름극장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영광을 누렸지요.

문득 그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1주일 동안 반복하여 연습을 하다 보니 연극의 대사를 모두 외웠거든요.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는 조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12살 되던 자신의 생일로 돌아온 에밀리

에밀리는 그때가 얼마나 소중한 시절이었는지를

당시에 깨닫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절규를 하고…….

아내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는 장면만 수없이 되풀이하다 보니

마치 내가 현실에서 그런 일을 당한 듯 가슴이 뭉클하기도…….

그리고 에밀리가 돌아왔을 때는

죽었던 연인이 돌아온 듯 설레기도 *^^*

<우리읍내>와 <푸른 하늘 저편>은 전혀 다른 내용이겠지만,

저승 세계에서 이승의 세계로 내려온다는 설정은 비슷한 듯합니다.

그저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서평단 이벤트에 참가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댓글에서 표현한 그대로다.『우리읍내』연수에서의 추억이 떠올랐고, 그때의 감동을 되새기고 싶은 마음에 이벤트에 응모했다. 그런 뭉클한 마음에서 책을 받자마자 바로 펼쳐들고 단숨에 읽었다. 책장을 덮으면서 느낀 마음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우리읍내』의 감동이 그대로 떠올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연극지도연수에서 주어졌던 과제가『우리읍내』였다. 2주일 동안 이 작품에 매달렸으니, 우리에게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추억이나 마찬가지였다. 비록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되었다.

『우리읍내』와 『푸른 하늘 저편』은 여러모로 유사했다. 두 작품 모두 세상을 떠난 영혼이 단 하루 이승으로 찾아온다는 것이고, 다시 스스로 저승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또한 세상에서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때는 그것을 왜 몰랐고, 그 사랑을 나누지 못했을까, 라는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이승을 떠났고 저승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깨닫는 점도 같았다.

두 작품에서 주인공들이 느꼈던 회한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내게도 언젠가 닥칠 미래의 모습이다. 이제는 여유를 찾게 되었기 때문일까? 연극공연을 연습할 때는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던 삶에 대한 여러 상념까지 떠올리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둘째, 청소년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걸작이다. 사실 청소년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들도 언젠가 세상을 떠날 것이고, 운이 없으면 그때가 지금 당장일 수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런 일이 자기 자신에게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인공은 초등학생 정도의 남학생이다. 자전거를 타고가다 과속으로 달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실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추정하면서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죽음 이후의 세계가 실감나게 표시되고 있다. 이 책에서 묘사하는 죽음의 세계는 무시무시한 지옥도 아니고, 유령들도 공포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그저 우리와 똑같은 존재들이 삶과 죽음으로 갈렸을 뿐이다.

유령들은 이승에서의 못 다한 한을 잊지 못해 그들이 가야 할 ‘그레이트 블루 욘더(푸른 하늘 저편)’에 가지 못하고 유령이 되어 떠돌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인 해리는 죽기 직전 누나의 가슴에 못을 박는 듯한 말을 한 것이 후회가 되었고, 해리보다 150년을 먼저 죽은 아서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한이 되었다. 그것을 해소하고서야 그들은 푸른 하늘 저편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이승에서 못 다한 한이 청소년에게만 있을까? 해리가 누나에게 한 말보다 더한 업도 무수히 쌓으면서 살고 있는 것이 인생이다. 지금 이 순간 이승을 떠나게 된다면 그들의 가슴은 해리 이상으로 한이 맺혀서 세상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해리의 모험과 깨달음은 위로가 됨은 물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책따세에서 청소년에게 권장하는 추천도서이다. 그러나 남녀노소 누구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의 소망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그 목표를 십분 만족시킬 만큼 재미있으면서 각자의 다양한 처지에서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매력적인 걸작이다.

다만 조조할인의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좀 으스스한 느낌을 줄 지도 모르겠다. 유령들도 영화를 즐겨서 텅빈 극장의 빈좌석에는 대부분 유령들이 앉아 있다는데, 극장이 시원한 것은 에어컨의 냉방 때문이 아니라 유령들의 한기 때문이라는데……. 그런 글을 읽고서야 혼자서 극장에 갈 기분이 나겠는가 *^^*

알렉스쉬어러, 푸른하늘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