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흔드는 세상, 지존을 지키며 사는 법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겪은 나이 중년, 이젠 점점 더 나이 듦이라는 숙명만이 그 앞을 기다리고 있는 중년... 나이 들수록 독단과 아집으로 똘똘뭉쳐지면 어쩌나- 말 안통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나는 종종 그런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난 늙으면 안 저래야지, 기품있고 교양 넘치게 나이 들거야-라며 다짐하곤 한다.

나 역시나 지금의 중년이란 내 나이가 낯설 듯 저자 역시 그렇단다. 저자가 들려주는 중년이 되면서 깨닫은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삶의 다양한 모습에서의 새로운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이 책은 2~30대에 비해 건강이란 화두가 중요해지는 중년, 경험과 연륜에 의해 쌓이는 안목, 소유에 대한 새로운 논리, 여전히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중년, 중년이 된 개인의 취향에 대한 이야기 등등 저자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예전엔 에세이집은 잘 읽지 않았는 데 요즘엔 나도 나이를 먹어 그런지 에세이집 읽는 걸 좋아한다. 그 이유는 주로 저자만의 개인적인 공간이 담긴 글이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새로웠다. 단순함을 비움이 아닌 소유의 개념으로 표현했는 데 따지고 보니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젠가 어느 카페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본인도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자 물건들을 많이 버렸단다. 그 후 그 중 몇몇 물건들이 필요하게 되었고 다시 사야될 상황에 놓였다는 내용이었는 데 무분별한 따라하기의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중년은, 중년이라면 모든 면에서 중심이 잡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지만 여전히 흔들림이 많은 중년이다. 그래서 죽는 날까지 기력이 남아 있을 때까지 '나'를 찾는 여행은 멈춤이 없어야겠다.

​

인생의 주로는 정해져 있네.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며, 그 길은 한 번만 가게 되어 있네.

그리고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한데,

이런 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만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라네.    《노년에 관하여》 키케로   P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