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0∼1840년경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을 통해 기계에 의한 생산의 길을 열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 PC, 인터넷이 발달을 주도해 ‘컴퓨터 혁명’, ‘디지털 혁명’이라고 불린다. 오늘날 우리 인류는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딩, 3D 프린팅 바이오기술 등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은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을 기초로 동 포럼의 창립자이기도 한 클라우스 슈밥( Klaus Schwab) 박사가 저술한 것이다. 이 책은 저술 과정에서 수많은 정부, 기업, 인문·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슈밥 교수 스스로도 이 책을 ‘집단적 지혜(collective enlightened wisdom)’의 산물 혹은 ‘크라우드소스(crowd-sourced)’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힌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개요,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 제4차산업혁명의 영향력을 3챕터에 걸쳐 다루고 있으며, 2부는 개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모습들과 그것들의 장단점을 다룬다. 총론에 해당하는 1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위해 꼭 읽어볼 필요가 있지만, 개론에 해당하는 2부는 시간날 때 틈틈이 읽어도 무방할 거 같다.
 
1챕터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개요를 다룬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혁신은 그 발전과 전파 속도가 그 이전의 어느 산업혁명때보다도 빨라서, ‘파괴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까지 한다. 저자는 오늘날 크게 각광받고 있는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알리바바(Alibaba) 같은 파괴적 혁신기업(disruptor)이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음을 언급하면서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라는 말이 적확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1990년 디트로이트 3대 대기업의 시가총액은 360억달러, 매출 2,500억달러, 근로자는 120만명이었다. 2014년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세기업의 경우, 시가총액은 1조 900억달러, 매출은 2,470억달러, 근로자의 수는 13만명에 불과하다. 더 이상 큰 자본이나 많은 노동력 없이도 수익창출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혜택과 가치의 집중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2챕터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들을 소개한다. 물리학기술로는 첨단 로봇공학, 3D 프린팅, ‘그래핀(graphene)'과 같은 신소재 기술이 있고, 디지털기술로는 블록체인(blockchain), 플랫폼 기술 등이 있다.
 
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Tom Goodwin)은 2015년 3월 <테크크런치(TechCrundch)>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기고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재고가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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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기술의 특징을 정확하게 표현해주고 있는 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생물학 기술은 유전공학이다. 오늘날 생존가능배아 내에서 인간유전체를 만드는 일이 훨씬 쉬워져서 미래에는 특정 유전 특질을 지니거나 특정 질병에 저항력이 있도록 설계된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유전자 기술이 야기하는 윤리적, 심리적 난제들을 제대로 풀어가야 하고,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3챕터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에 대해 다룬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은 노동의 대체이다. 옥스퍼드 마틴 스쿨(Oxford Martin School) 연구원인 경제학자 카를 베네딕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와 기계학습전문가인 마이클 오스본(Michael Osborne)은 자동화가 될 확률이 높은 702가지의 직업에 순위를 매겨, 과학기술 혁신이 실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을 수치화했다. 이에 따르면 텔레마케터, 세무대리인, 스포츠심판, 법률 비서, 부동산업자, 비서직, 배달직 등이 자동화에 따라 사라질 고위험 직업군에 속하고, 안무가, 심리학자, 인류학자, 사회복지사, 전문경영인 등이 저위험 직업군에 속했다.
 
이 책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2015년 일본 나가사키현의 유명한 관광지 하우스텐보스에 문을 연 헨나(일본어로 ‘이상한’이라는 뜻)라는 이름의 호텔은 사람 대신 70여대의 로봇이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프런트, 짐 운반, 객실 서비스를 담당하는 로봇 외에도 안내 로봇, 투숙객의 짐을 보관하는 로봇까지 있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편입 기업의 평균 수명이 60년에서 18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도모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파괴적 혁신으로 민첩하고 혁신적인 역량을 갖춘 기업은 연구, 개발, 마케팅, 판매, 유동 부문에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품질, 속도, 그리고 가격 개선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거대 기업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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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창립 6년만에 연 수익 10억달러를 기록했고, 구글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고작 5년이 걸렸을 만큼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 기업의 성장 속도와 규모의 변화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세상이 디지털화하고 첨단 기술화될수록 인간이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저하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박사가 1971년에 이미 “정보의 풍요는 집중력의 결핍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경고한 바대로 오늘날의 우리는 지나치게 과부하가 걸리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공감능력과 집중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변화의 속도가 급속한 나머지 우리는 어떤 미래가 우리를 맞이할지 예측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문맹인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기존의 상황에 안주하다보면 급속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자연스럽게 올라타지 못하고, 휩쓸리어 떠내려 가버리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빚어질지 모르는 위험을 막을 수 있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비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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