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인 박재희씨의 강연을 우연치 않게 듣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당시 중국의 사상가들이었던 공자, 노자, 손자의 사상을 <궁즉통窮卽通)>, <허즉통(虛卽通)>, <변즉통(變卽通)>으로 요약하여 쉽고 재미있게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강의를 마치면서 저자가 자신의 최근 저서로 소개해 준 책이 바로 이 책 <고전의 대문 - 사서편>이다.

 

이 책은 책 제목이 말해주고 있듯이 고전, 특히 우리 조상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읽었던 사서삼경 중 사서(四書)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의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꼭 저자의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책은 알기쉽고 재미읽게 읽혔다. 마음만 먹으면 3시간 정도에는 읽어내려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힘없이 읽혀 내려가진다.

 

대학

 

저자는 리더십 교과서라고 지칭하는 <대학>을 읽기 전에 읽어야 할 책들이 있다고 한다.

 

	박세무 선생이 쓰신 어렸을 때 깨쳐야 할 우선적인 공부인 <동몽선습(童蒙先習)>을 익힌 뒤, 이이 선생이 쓰신 ‘나의 무지몽매함을 깨트리는 중요한 비결’인 <격몽요결(擊蒙要訣)>을 학습하고, 그 다음 마음을 밝히는 보배가 되고 거울이 되는 마음공부 처방전인 <명심보감(明心寶鑑)>과 삶의 실천을 조목조목 지적한 <소학>을 거친 후, <대학>을 읽으며 리더로서 어떻게 나와 내 주변에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를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페이지 : 32

 

 

대학은 자기경영서라고 한다. 저자는 대학에는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 세상을 위해 이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정의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주자가 쓴 <대학> 서문에는 인간은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인은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질 때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 아이를 구하여는 마음으로,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한다. 의는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으로, 수오지심(羞惡之心)이라고 한다. 예는 나눌 줄 아는 베풂의 마음으로 사양지심(辭讓之心)이라고 하며, 지는 옳고 그른 것을 가릴 줄 아는 마음으로 시비지심(是非之心)이라고 한다.

 

이처럼 인간은 인의예지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자라고 마주하는 환경 속에서 그것이 다 깨지고 상처가 나서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옳고 그름에 대한 생각도 없어지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내 안에 있는 위대한 하늘다움, 인의예지의 본성을 발휘하여 나의 일을 한다면 그것이 <대학>에서 말하는 리더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소개한 대학의 핵심인 3강령, 8조목, 6단계는 아래와 같다.

 

 

<대학의 3대 강령>
강령	항목	내용
1강령	명덕(明德)	‘자기 계발’, 자신의 위대한 능력을 계발하라!
2강령	신민(新民)	‘주변 경영’, 당신 주변 사람들을 새롭게 변화시켜라!
3강령	지선(至善)	‘성과 달성’, 그들과 함께 위대한 세상을 창조하라!

 

8조목
조목	항목	내용
1조목	격물(格物)	대상에로의 몰입
2조목	치지(致知)	무지로부터의 해방
3조목	성의(誠意)	나를 속이지 않는 영혼
4조목	정심(正心)	흔들리지 않는 마음
5조목	수신(修身)	자기 계발
6조목	제가(齊家)	집안 경영
7조목	치국(治國)	국가 경영
8조목	평천하(平天下)	천하 경영

 

목표 달성 6단계
단계	항목	내용
1단계	지지(知止)	상황 인식 :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2단계	유정(有定)	목표 설정 : 내 목표는 정확히 설정되어 있는가?
3단계	능정(能靜)	선택 집중 : 내 목표에 몰입하고 있는가?
4단계	능안(能安)	평온 안정 : 안정된 환경을 만들었는가?
5단계	능려(能慮)	사고 확장 : 남과 차별화된 깊이로 들어갔는가?
6단계	능득(能得)	성과 달성 : 좋은 성과와 결과를 획득하였는가?

 

 

저자는 <대학> 부분을 끝맺으면서, <대학>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心誠求(심성구), 雖不中(수부중), 不遠矣(불원의) 당신의 마음이 진실로 구한다면, 비록 그 원하는 것이 적중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에서 그렇게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페이지 : 68

 

 

 

 

 

논어

 

<논어>라는 책은 공자와 그의 제자들, 그리고 공자가 살던 당시 귀족들이 서로 묻고 대답하고, 토론하고 이야기한, 요즘 말로 하면 지식인들의 대화 책이며 공자 아카데미의 수업 기록이라고 한다.

 

저자는 회사 강연에서도 말했듯이 궁즉통(窮卽通)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자의 야전에서의 주유천하(舟遊天下), 예수의 광야에서의 유랑, 부처의 탁발, 이들의 공통점은 안락과 평온을 버리고 고행을 택했다는 점이다.

 

	인간은 바닥을 쳐야 자기 르네상스를 이룰 수 있습니다. 안락과 평화 속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이룰 수 없습니다. ...... 힘들고 어렵다. 하지만 이것은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해주려고 하는 전환점이다.
페이지 : 82

 

 

스트라디바리우스라는 유명한 바이올린을 만드는 재료는 전나무라고 하는데, 이 전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평소에는 꽃도 안 피우고 열매도 안 맺다가 환경이 나빠지면 그때서야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낸다고 하고,

 

논어 자한편에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彫), 세월이 추워져봐야 소나무 잣나무가 얼마나 늦게 시들고 푸른지 알 수 있다 라는 구절이 있듯이 결국 어렵고 힘든 역경 속에서 군자의 진면목이 들어날 수 있다.

 

공자 부분에서 또한 인상깊었던 내용중 하나는 저자가 연속극 <상도>에서 개성상인 임상옥이 한 말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다. 임상옥은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이익이 없고 손해를 보더라도 사람에 대한 신의를 잃지 않는 것이 진정 상인의 도리라는 뜻이다. 오늘날 무한 이윤추구만을 탐하고 있는 기업들이 경청해 볼 말이 아닐까?

 

맹자

 

저자는 맹자를 무더운 여름에 읽을 것을 추천한다. 맹자가 당시 귀족들과 벌이는 한판 설전을 읽고 있노라면 뼛속까지 시원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맹자에서 유명한 ‘호연지기’장의 내용이다.

 

	감히 묻겠습니다.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가장 큰 능력은 무엇입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호연지기를 잘 기르는 능력이 있다.” 감히 묻겠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호연지기란 무엇입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구나. 그 호연지기의 기운은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한 에너지다. 이 기운은 곧은 삶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고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기운이다. 이 기운은 우리가 사는 우주 안에 가득 차 있는 기운이여, 이 기운은 의를 행하고 도를 추구하는 사람과 잘 어울리는 기운이다. 인간이 이 기운이 없으면 정신적인 굶주림에 이른다. 이 기운은 정의의 실천을 통해 생성되며, 정의는 밖에서 엄습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 내면을 통해 실천되는 것이다. 정의를 실천하는 내가 마음속 어딘가에 불편한 것이 있다면 이것은 정신적인 굶주림에 이르게 된다.”
페이지 : 207~208

저자는 나의 모든 행동과 생각, 판단과 기준이 내 마음에 만족스럽지 못하면, 호연지기가 방전되고 정신적으로 굶주리는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호연지기는 철저히 자기에 대한 긍정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한다.

 

중용

 

<중용>은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 우주의 원리와 인간 삶의 원리를 근본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우주 속에서 어떤 존재인가? 인간의 삶은 어떤 우주적 원리를 근거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런 것들이 중용의 중요한 질문들이라고 한다.

 

<중용>은 원래 <예기>라는 책의 구석에 있었는데 집대성을 하려던 주자가 찾아보니 죽고난 후 내세에서의 삶을 말하는 불교와 대적할 만한 내용이 없었기에 중용을 찾아내 넣었다고 한다.

 

중용은 회색주의나 중간주의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 평형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중용에서 ‘성실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영화 <역린>에서도 나왔던 중용 23장을 소개한다.

 

	보이지 않는 조그만 것에 성실함을 다하여야 한다. 성실하면 드러나게 되고, 드러나면 분명해지고, 분명해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이 오고, 감동이 오면 변화되고, 변화되면 동화되나니, 오직 천하에 지극한 성실함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니라.
페이지 : 303

 

이 책은 고전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득 어떤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회의가 들 때, 리더십은 무엇이 요구되는지를 알고 싶을 때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워낙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한 번 읽으면 그야말로 고전의 세계로 들어서는 “대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각종 편법과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한번은 멈춰서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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