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커피 얘기, 참 잘 어울린다. 그윽한 커피 향이 나는 곳에서 진지하게 얘기를 한다면 누구와도 친구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무대는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우울증 환자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이런 아이러니는 많은 사람들에 둘러 싸여서 잘 사고 있어도 외로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나 할까? 시애틀은 또한 커피의 도시라고 한다. 그곳에서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 체인이 탄생되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커피가 우울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고 한다. 이 책에서 커피 얘기와 친구 얘기를 절묘하게 배합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친구는 인생이라는 먼 길을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이자 성취의 동반자이다. 친구가 있어 인생의 굽이마다 만나게 되는 힘든 일을 조금은 쉽게 헤쳐 나갈 수 있고, 때로는 경쟁하면서도 서로 성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게 되는 그런 소중한 존재다. 이 책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행운의 반은 친구에게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소중한 친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준다. 최고의 맛을 내는 커피를 블렌딩하려면, 무조건 값비싼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원두를 골라 잘 볶고 서로에게 어울리는 원두를 섞어야 되듯이, 그렇게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라고 알려준다.

  좋은 커피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좋은 토양이듯이, 인간 관계에서는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존중하느냐가 좋은 토양이 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익히기도 전에 경쟁하고 이기는 법만 배우니까 세상에 외롭고 불행한 사람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또한 친구가 되고 싶으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그 사람의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도 친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씨도 뿌리기 전에 큰 수확을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

  사람은 볶기 전의 커피 원두와 같은 존재다. 저마다의 영혼에 그윽한 향기를 품고 있지만 그것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볶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울리면서 서로 향을 발산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다른 사람들이 품은 향기를 불러내는 데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언어는 마법의 힘이 있어서 좋은 일에 쓰면 듣는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물론 그 말은 하는 사람 자신도 영향을 받는다. 누구라도 마음을 활짝 열고 대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 친구 사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이다. 이렇게 만든 친구들을 통해 세상을 보고 마침내는 세상과 친구가 될 때 우리는 행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커피가 섞이면 조화로운 향과 맛을 내듯이, 사람도 서로 어우려져야 행복과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맛 좋은 커피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최고의 바리스타처럼,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인생 최고의 바리스타가 아닐까? 진정한 친구를 둔 마음 부자로서의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