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마다 흥미롭게 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익스트림 미스터리'라는 것이 있는데, 거기에서 가끔 다루는 주제가 바로 비밀결사이다. 프리메이슨, 시온수도회, 스컬 앤 본즈, 일루미나티에 대해 들은 것이 바로 거기였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규모의 비밀결사단이 그들이 바라는 대로 세계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 참 무섭지 않은가.
인간은 아직도 달에 가 보지 못했고 달 뒷면에는 외계인의 기지가 있다는 등의 달의 미스터리에서부터 외계인, UFO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은 현실적으로 너무 멀리 있어서 오히려 관심을 덜 가지게 된다. 그런 것을 제외하고 우리가 그나마 실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조직인 비밀결사는 딱 적당한 존재이다. 그런 비밀 결사의 역사를 통해 보는 세계사를 <비밀결사의 세계사> (2009, 김희보 지음, 가람기획 펴냄)로 만나 보았다. 

이 책에서는 비밀결사단체의 목적을 종교, 군사, 범죄, 시민의 네 가지로 나누어 비밀 결사단체를 분류했고, 만들어지고 활동한 시기별로 고대와 중세, 근대와 현대를 택해 넓고 얕게 설명하였다.
그런 다음에는 근대에 만들어진 프리메이슨, 유대게이트, 11세기에 결성된 시온수도회라는 3개의 단체를 선택하여 깊게 들어간다. 그 기원과 성격, 역사와 교의, 규칙과 조직, 사상과 전략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비밀 결사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들이 알려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것도 어쩌면 그 단체들이 허용한 정도로 정보를 흘린 것이 아닐까. 

그 실체를 부인하기에는 너무나 철저하고 객관적인 정보들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 비밀 결사의 규모와 영향력을 알아가면서 점점 더 두려워졌다. 한 명의 천재가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세상이라면 민주주의라든가 우리의 노력이 전혀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인가 막막하다. 그들만의 이익이 아니라 전 인류의 이익과 복지를 위한 선택을 하기를 기원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그간의 역사를 보면 그렇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