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농산물이 이제 거의 자리를 잡은 듯하다.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기른 농산물이라는 이 개념은 동물에게까지 그 범위를 넓혀서,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부리 자르기나 밀집 사육 같이 동물의 윤리를 짓밟는 방식보다 나은 방식으로 키운 동물의 알이나 고기는 더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가고 있다. 물론 사람이 잡아먹기 위해 사육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되도록이면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더 인간적인 방법으로 키우는 것을 높이 사는 것이다. 적게 투입하고 많은 것을 뽑아내려는 경제 논리가 동식물의 생명에도 똑같이 적용되어,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수확되는 것을 보면 참 갑갑하다.
그래서 유기농 바람은 그런 동식물의 웰빙과 더불어 사람의 웰빙까지 보장하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크로비오틱이란 무엇일까? <마크로비오틱 밥상> (2009, 이와사키 유카 지음, 비타북스 펴냄)에서 일본 관리영양사이고 미국에서 마크로비오틱 전문교육을 받은 저자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한국에서 활동하면서 펴낸 마크로비오틱 요리에 대한 소개와 레시피 모음이다. 

마크로비오틱은 일본의 장수건강법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계절이나 기후, 라이프 스타일, 나이 등 환경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음양에 맞춰 음식의 음양 에너지를 살려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10쪽)으로 규정된다. 이런 마크로비오틱의 4대 원리로는 음양조화, 신토불이, 일물전체, 자연생활이 있고, 이들 각각을 구체적인 식재료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라는 어떤 철학자의 말처럼,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성격과 생활이 바뀐다는 것은 익히 들어본 바가 있다. 요즘은 제철과일이나 제철채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시사철 같은 채소와 과일들이 팔리는데, 그럴수록 마크로비오틱을 챙겨 먹는 것이 건강을 챙기는 기본이라 하겠다.
주식과 국, 메인 디쉬, 반찬, 디저트, 치유식 순으로 요리와 레시피가 나와 있어서, 마크로비오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한 상 차려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각 요리마다 자신의 추억과 생각과 지식들이 들어가 있어서 에세이집을 읽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마크로비오틱이라고 해서 무조건 채소뿐인 밥상은 아니다. 다채로운 재료를 음양이 조화되도록 사용하여 차려낸 밥상은 기대 이상으로 풍성했으니, 일본 느낌이 많이 풍기는 요리들이기는 했지만 건강을 위해 자연을 통째로 먹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