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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게 모르게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굳이 심리학적으로 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뿐 상대방이 초조해 하거나 말을 더듬거나 할 때 분명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짐작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늘 활기차고 유머러스한 대화를 이끌어냈지만 특정 인물 앞에서는 자꾸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학술적으로 우리는 정확하게 어떤 근거로 인해 그런 행동양식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다.[세상의 모든 심리학]의 저자 김문성 교수가 들려주는 우리가 잘 몰랐던 심리학의 이야기를 읽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직장에서나 가벼운 사교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 중 '절대'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과는 약간 거리를 두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세상에 살면서 스스로 세운 규칙에서 '절대'벗어날 수 없다는 뉘앙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결연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틀림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괜찮은 편이지만 이제부터 일어날 일에 대해 '절대로 틀림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감이 없는 자신을 향해 '괜찮다'고 되뇌는 것이다. 27쪽

자신감이 넘쳐서 '절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감이 없는 자신을 향해 강조하는 표현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덕분에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꺼리거나 멀리하기 보다는 그저 안타깝게 바라봐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아니라 확실한 근거 없이 '절대로 틀림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그때 그때의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라고 한다. 정확한 근거와 이유는 틀렸지만 경계대상인 것은 맞았던 것이다. 이번 사례 뿐 아니라 책을 읽을수록 깨달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내가 짐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았다. 한 가지 사례를 더 보면, '텔레비전 채널을 자주 바꾸는 이유'인데 그동안 채널을 자주 바꾸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그저 킬링타임 정도로 무의미한 시청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교수는 채널을 자주 바꾸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만약, 당신이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는 빈도가 늘었따는 생각이 든다면 욕구불만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뜻이므로 텔레비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 127쪽

채널을 빈번하게 바꾸는 행위가 '욕구불만'이었다니 신중하게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된다. 채널을 빈번하게 바꾼 것은 아니지만 근래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갈피를 못잡아 이 책 저 책 동시에 여러권의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는데 어쩌면 이런 버릇이 욕구불만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지만 내 스스로 어떤 심리상태에 놓여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삼아도 괜찮은 책이었다. 나처럼 애서가인 사람들이 혹할 '글을 읽는 유형'에 따라 2가지로 나뉠 수 있다. 물론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거나 할 경우에는 주제별로 내용이 한 페이지 분량이라 부족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런 태도는 왜 일어난걸까? 하는 작은 의구심은 간단하게 해결 할 수 있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회의를 자주 하는 상사'의 심리상태라던가, 어떤 회의나 장소에서 '중요한 사람처럼'보이는 방법 등은 관계 심리학을 통해 우리가 알고 싶은 중요한 내용 중 하나였다. 물론 전혀 아닌 것 같은 해석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가지의 행동으로 반드시 '하나의 심리상태'로 해석될 수 없다는 사실은 깨닫게 되었다.

'인간관계를 위한 섹시하고 유연한 지식백과'라는 부제를 가진 책 [세상의 모든 심리학]. 백과라는 단어와 '모든'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면 엄청나게 큰 판형에 그 양도 엄청 방대해서 버거워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상세한 내용을 알아가기 전 가볍게 기본적인 내용을 살피기 위한 '사전'정도로 받아들이면 좋다. 본문 시작 전 머리글에도 나와있지만 이 책의 나오는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나 나의 행동도 잘 조절해서 유연한 관계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맹신할 필요없이 관찰의 심리학이자 관계의 심리학에 이제 막 입문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