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나래 작가의 <낢이 사는 이야기>는 자화상같다. 동년배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같은 세대, 같은 시간들을 지내왔기에 그녀의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격하게 공감이 된다. 그녀가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느끼는 감정들, 결혼에 관한 생각들, 직장인의 애환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은 왠지 친근하기만 하다.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 세마리와 인간 한마리...큭! 동생 식이와의 이야기들은 즐거움을 안겨준다. 특히 그녀의 주변 지인들은 한명쯤 꼭 내 주변에도 있는 것 같고, 그녀의 어머니는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서나래 작가의 이야기, 낢이의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좋아하게 되었다. 낢이와 웅이, 뚱이, 맹이, 식이.... 그들의 소소한 하루일상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더욱이 깨알같은 재미까지 주니 더할나위없이 그들이 좋고,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들이 참 즐겁다.

 

이번 이야기는 12년도 1월부터 시작된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간 낢이, 서른을 맞이하는 낢이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낢이는 서른이 꽉차고 느긋한 느낌이 드는 그런 나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완성체같은 느낌인걸까? 스물아홉은 미숙해보이는데 반해 정신적인 성숙을 가져올 것 같은 환상이 느껴지는 나이가 왠지 서른같다나... 훗!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니.... 나역시 서른이 되면 어른이 다 된 느낌을 받을 것 같았었다. 20대의 미숙함이 완성되어 꽃이 피기 시작하는 나이 30! 어쩌면 나는 낢이와 비슷한 정신세계를 가진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몸만 서른이고 아직 정신세계는 20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낢이의 말 역시 격하게 공감하게 되었다. 언제쯤 완전한 서른이 될까? 나도 낢이도 모두 궁금해진다.

 

발가락 부상을 당했지만 원고마감 압박이 더 싫은 낢이, 주사가 심해 생사확인이 필요한 귀여운 식이,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컴퓨터 기사, 엄마를 닮은 낢이와 할머니를 닮은 엄마, 꼼꼼하신 낢이 아빠.. 낢이와 주변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작품이 되는 <낢이 사는 이야기>. 그래서 귀엽다.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중국으로 봉사활동을 떠났으나 식도락여행 느낌을 주는 낢이의 이야기라 참 귀엽다. 똥마토와 다슬기가 꽃피는 생뚱맞고 엉뚱한 이야기들이 때로는 웃음을 유발해 이것마저 귀엽다. 즐거웠다. 낢이가 느끼는 감정들이 나역시 늘 느끼고 있는 것이기에... 안녕! 나의 청춘이여! 12년 봄은 낢이에게도 나에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되는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