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선생님의 소설집이 나왔다. 단편이 묶였다. 그만큼 아쉽다. 장편을 더 읽고 싶었기에.

 난 나름대로 선생님의 소설을 나눈다면 <벽오금학도>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그냥 그렇게 내가 <벽오금학도>를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무언가 바뀌었으니까.

 

 사실 엄마가 선생님의 소설을 무척 좋아하셨다. 엄마는 <들개>를, 난 <칼>을.

 그리고 내가 <벽오금학도>에 빠져 책읽기에 다시 빠지자 엄마는 무척 좋아하셨다.

 그 때까지는 엄마가 살아계셨고, 엄마는 내가 화가가 될줄 아셨다.

 

 사실 내가 '작가' 라는 호칭을 내세우며 감히 선생님의 함자를 입에 올리기도 그렇고, 또 그렇다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좀 웃기다. 내가 무슨 제자도 아니고.

 하지만 '문학연수생'이란 타이틀이 있기도 하니 감히 '작가'라 하는 것은 건방지고 해서 좀 난감하다.

 그러나 모르는 척, '선생님' 보다는 '작가'나 함자를 쓰는게 더 옳을지 모르고 맞을지 모르지만

 난 그게 안된다. '척'이 말이다.

 

 하여간 그 '문학연수'를 받은게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시간이, 그리고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른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솔직한 독후감을 쓰지 못하겠다.

 그저 좋다고 하기엔 객관성이 부족할테고, 별로인 점을 찾아내자니 이건.....

 

 하지만 좋은건 좋은거고 아닌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은 이래저래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아서 뭐라 쓰지를 못하겠다.

 

 읽으면서 '아~~~'하는 탄성이 나오기도 하고, '오싹'하며 소름이 돋기도 하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마냥 허망하기만 하다.

 

 그저 지금처럼 선생님께서 계속 소설을 쓰셨으면

 그리고 다음엔 장편 소설을 써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리고 다목리에 너무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이렇게 시간이 가고 이렇게 세월이 흐르는 거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