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봤고 내용은 알지만 읽지 않은 책이다. 읽었더라도 지금 이 책처럼 축약본 일테니,

 난 아직 제대로 된 돈키호테를 만난건 아니다. 그래서 곁에는 창비사의 <돈 끼호때>가 놓여있다.

 

 읽고 싶은데 이래저래 미루었던 책인데 이번 아이들 필독서라 읽었다. 생각만큼 재밌었고 생각보다 짧았다. 축약본이니까.

 

 스페인 라만차 지방에 키하나라는 시골 귀족이 사는데 그는 기사 소설에 빠져 산다. 어느 날 자신이 진짜 기사라 착각하면서, 상상속의 둘시네아 공주를 사랑하는 방랑기사가 되어 로시난테라는 말과 산초가 함께 많은 모험을 일부러 겪는다.

 

 그가 마냥 반쯤 미쳐서 그러한 일을 환상이나 환각으로 겪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착각으로 겪는 것도 있지만, 그는 일부러 그러한 환상을 만들고 스스로 그 환상속으로 들어간다. 왜 그러는 걸까.

 

 

	"산초, 네 말이 맞았다. 비겁한 인간들에게 자선을 베풀어봤자 이런 망신이나 당하는구나."
페이지 : 86 "숲 속에서 만난 젊은이" 중에서

 

 우연히 독서 모임 때문에 <서가의 연인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속에 <돈키호테>를 언급하며

 그는 일부러 알돈사 로렌소를 '토보소의 둘시네아 공주'로 착각하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그는 정말 사랑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렇게 그녀를 착각한 것일까.

 

 그 대답은 창비사의 <돈 키호떼>를 읽어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책은 축약 본이라서 내용 면에서는 아쉽다고 할 수 있으나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면 이 정도라도 괜찮을 듯 하다.

 삽입된 삽화는 사실적이고 세밀한 그림으로 매우 매력있고 내용에 활력을 넣어준다.

 축약본이라서 그의 방랑을 대략적으로 훑기만 하지만 사랑과 정의로움, 고통과 고난을 스스로 짊어지고 그것을 헤쳐나가며 얻는 희망에 대한 그의 행동을 충분히 전달 된다. 그리고 십자군 원정의 실패로인한 장원제의 붕괴로 중세가 몰락하고 지중해를 장악하던 무적함대가 영국과 패하면서 자연히 쇠퇴하는 에스파냐의 쇠락을

세르반테스가 키하나의 시골 노인이, 옛 영광을 그리워하면서 기사 소설에 몰두하고 스스로 돈키호테라며 방랑기사가 되는 것으로 빗대어 표현했다고 설명까지 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냥 즐겁게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런데 머리가 복잡해선지 자꾸 글자로만 읽어져서 좀 힘들기도 하다.

 

 어서 <돈 키호떼>를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