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인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가시고기'를 통해서였다. <가시고기>에서 헌신적인 부성애를 한껏 느끼며 큰 감동을 받은 뒤, 많은 기대를 가진 채로 <등대지기>를 접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음에도 꽤나 만족스럽게 읽었던 책이다. 처음에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등대지기라는 직업과 한 남자의 투철한 직업 정신 정도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다보니 모자지간의 사랑과 그들의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어 읽게 되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떠맡게된 아들과 치매에 걸려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가끔씩 보이는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에 가슴이 먹먹했고, 치매에 걸린 부모를 두고 자녀들의 의견이 부딪히는 부분에서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머리로 이해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