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책이 있다. 이 책에서는 “잘못된 일을 포기하라, 제대로 된 일은 끝까지 매달려라”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제대로 된 일과 잘못된 일을 구별하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할 줄 아는” 미덕을 소리높혀 주장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밥벌이로 삼고 있는 나로서는 꽤 귀가 솔깃하다. 왜? 늘 역사가 어렵고 힘들고 버거웠으니까. 이 책을 한번 제대로 읽어보기로 한다.

 

저자 세스 고딘은 말한다. “승자는 언제나 크게 이긴다.”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업계매출액의 노란색의 롱테일 말고 ‘연두색의 짧은 머리’에 대해 저자는 말한다. 80% 이상의 가치를 가져가는 소수, 1등이 진짜 중요한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라고 한다. 1등을 열망한다면 우리는 빌릴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포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첫째, 인생에서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의 모든 일에는 ‘딥’이 관여한다. 딥은 ‘초보적 기술’과 좀더 쓸모있는 ‘전문가적 기술’ 사이에 놓인 간극이다.

 

둘째, ‘컬드색’이 있다. 이것은 막다른 길이다. 이것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별로 달라질 게 없는 상황이다. 크게 좋아질 것도, 크게 나빠질 것도 없이 늘 그런 상태다. ‘장래성이 없는 일’이다.

 

세 번째로 낭떠러지(절벽)이다.

 

세스 고딘은 컬드색과 낭떠러지는 실패로 귀결된다고 한다. '딥(Dip)'은 일시적인 침체 및 좌절을, '컬드색(Cul-de-sac)'은 가망성이 없는 막다른 골목을 뜻하는데, 딥은 극복해야 하는 일이고 컬드색은 포기해야 하는 일이다. 어려움을 참고 견뎌 우뚝 서는 것이 딥에서의 성공 방법이라면, 소모적인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현명함을 갖추는 것이 컬드색에서의 성공 방법이다. 각각의 상황에 적절한 대처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저자는 우리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승리하려면 포기하라'

일이든 취미든 직장이든, 새로운 것은 모두 흥미롭고 재밌다. 적어도 처음에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재미는 줄어들고 버거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흥미와 즐거움은 모두 사라지고 힘겨움과 고통만이 남는 저점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회의를 느끼고 고민하게 된다. 포기할 것인가, 끝까지 버틸 것인가?

 

저자는 포기의 반대말을 재미있게 정의한다. ‘다시 헌신하기’이다. 포기의 반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롭고도 활기찬 전략 수립하기이다. 아주 많은 것들에서 아주 많이 포기하여야 하지만, 포기 만큼이나 다시 헌신하기도 주장하고 있어서 ‘힘’이 솟는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들이 좋다.

이것은 딥인가, 절벽인가, 컬드색인가

컬드색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나의 끈질김은 결국 보상받게 될까

나는 한 사람, 한 조직에만 관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시장 전체에 나의 행동이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나는 언제 포기해야 하는가

이 일을 포기한다면 그 결과 더 중요한 일에서 딥을 극복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이 향상될 것인가

어차피 포기할 것이라면 게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극적인 행동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프로젝트로 세상에서 최고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무엇이 최고인지 누가 결정하는가

세계를 더 작아지게 할 수 있는가

내 직업이 만족스럽다면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포기할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 멋진 일을 하는 것보다 나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리마커블해지기를 회피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