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면 좋은 점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그림책을 많이 읽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어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다양한 그림책들이 엄청나게 많다. 많은 종류의 그림책이 있지만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수년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책 이외에는 막상 아이와 같이 읽을만한 책이 많지가 않다. 특히 그림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에 그림과 글이 동시에 만족스러운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해도 읽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이 별로이면 그 책은 더 이상 읽히지 않게 된다. 그런데 오랜만에 내용도 좋고 그림도 마음에 들면서 아이들도 키득거리면서 읽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23회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부문 수상작인 <사자삼촌>은 제목부터 한번 들으면 아이들 입에 착 달라붙어 절대 잊히지 않을 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목만큼이나 책 표지도 시선을 끄는데 노란색에 어두운 초록 갈기를 한 사자의 그림체와 색감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자삼촌? 제목만 듣고 아이들과 함께 어떤 내용일지 머릿속으로 미리 상상을 해봤다. 사자가 삼촌이라니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책의 내용은 솔이가 미술시간에 가족을 그린 그림을 보고 선생님이 사자삼촌을 보고 개냐고 물으면서 시작된다. 그림 밑에 아빠, 엄마, 나, 사자 삼촌이라고 가족 구성원을 써놨는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개냐고 물으신 것은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어떻게 사자가 삼촌이 될 수가 있겠는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좋게 말해서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솔이를 칭찬하는 듯하는 선생님은 이미 사자는 위험한 동물이라서 삼촌이 될 수가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반 친구들이 모두 듣도록 큰 소리로 말해서 솔이는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한 친구가 삼촌이 정말 사자냐고 물어봐 주고 같이 솔이네 집에 놀러 가면서 솔이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게 되고 다음날 학교에 가서 솔이 삼촌은 정말 사자가 맞고 같이 신나게 놀았다고 자랑하는 말에 다른 친구들도 모두 솔이의 말을 믿게 되었고 같이 집에 가서 사자 삼촌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만 솔이 집에 방문하지 않았는데 사자가 너무 무서워서 갈 수가 없다는 선생님의 말에서 어른들은 여전히 고정관념을 쉽게 깨지 못하고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만 믿고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책을 보다 보면 그림이 웃겨서 아이들과 폭소를 자아낸 페이지가 있었는데 괜히 그림책 부문 수상작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글자를 알게 되면 스스로 책을 읽기도 하지만 초등학생이 되어도 여전히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어주기 바라면서 읽고 싶은 책을 책장에서 빼온다.
담임선생님은 6학년이 되어도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아이에게 책을 열심히 읽어주라고 하셨는데 전래동화나 명작동화처럼 책 내용이 길고 글밥도 많으면 한두 권 읽고 나면 엄마의 목이 아플 지경이다. 그래서 세이펜이 적용되는 책들이 좋던데 이 책은 오디오꿈북이라는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책 뒷면에 있는 코드를 인식하여 성우가 책을 읽어줘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