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소유하려는 아리프에 부담을 느껴 둘의 사이는 멀어지게 되고, 다시 그녀에게 다가온 남자는 배려심 많고

친절한 외메르, 그리고 미생물학 조교 네브자트.

자신만의 홀로서기를 원한 그녀 옆에는 항상 남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알게 된 디야르바키르에서 온 하심 베이. 다른 남자들에게는 마음을 주지 않던 피라예는 하심 베이의

자상함과 그녀에 대한 그의 사랑에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결혼은 서로 다른 생활환경때문에 신혼 초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치과 의사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던 피라예는 하심 베이의 고향에서 자신이 하나의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라

단지 아들을 낳아 줄 여자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기다리던 첫 아이, 딸을 낳게 되지만 시댁에서는 아이가 돌도 되기 전에 아들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피라에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무언의 압력으로 남편에게 두 번째 아내를 얻으라고

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터키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 

피라예의 대학생활은 우리 나라의 대학 생활과 비슷했지만, 그녀의 결혼 생활은 마치 조선 시대를 보고 있는 듯

하다. 아들을 낳기 위해 첩을 들인다니, 요즘도  이런 나라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치과의사라는 최고의 직업을 가지고 경제적인 독립이 가능한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벌어지는 갖은 고난과 역경들을 피라예가 잘 견뎌내고 결국엔 자신만의 홀로서기를 이루게 되어

정말 다행스럽다.

 

삶은..., 이끼일 수도 있고, 잡초일 수도 있고, 늘 만개한 장미 꽃밭일 수도 있다. 나 혼자만의 삶이라면

계속 가든 그만 두든 양단 간에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른 누군가

를 살게 해야 한다는 책임이다.

 

삶이 늘 만개한 꽃밭일 수 있을까? 또 늘 잡초만 무성한 땅이 될 수 있을까?

삶이란 언제나 누구에게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공평한 것이다.

발이 바닥에 닿았다면 그 다음은 바닥을 힘차게 밟고 올라가는 일밖에 없다.

그러니 쉽게 삶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