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7 8 7 ~ 2007 8 10

제목 : 구멍 가게

지은이 : 정근표 글, 김병하 그림

출판사 : 삼진 기획

 

읽고 난 후

 

오랜만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을 읽었다.

이런 책을 읽어본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감성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언제부터인가 슬슬 사회에 눈을 돌리고,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시키거나 명령하는 책들을 많이 읽었다.

 

어렸을 적에 누구나 한번쯤 꿈이었을 "우리집도 슈퍼했으면"

하는 꿈을 나도 꾼 적이 있다.

매일 과자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라면 먹고 내가 먹고 싶을 때 수많은 식품을

먹을 수 있는 슈퍼집 아들이 되고 싶었다.

 

이 책의 작가도 아버지가 구멍 가게를 연다고 했을 때

아마 이런 생각을 잠깐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고 생각하는 것 과 직접 몸으로 겪어보는 것 은 역시 다르다.

 

구멍 가게의 낭만 보다는 어렸을 적부터 그 가게의 일을 도와야 하는 것이

더 컸다. 부모님은 거의 쉬지 않고 꼭두 새벽부터 일하셨고, 그들의 자녀들도

가게에서 일을 쉬지 않았다.

 

어렸을 적 누나와 나는 참 사소한 것 갖다가 많이 싸웠다.

이 책의 작가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 누나와 나는 서로가 너무 소중하다.

이기적이다가도 금새 서로 배려한다. 이것이 핏줄인 것 같다.

크면 클수록 누나가 있다는 것이 좋다.

누나도 내가 있다는 것이 좋다라고 믿고 싶다.

 

학교 다닐 적에 뭔가 놓고 가서 엄마를 오라고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그래도 나는 엄마를 창피하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내가 필요한 것이 엄마에게 강요하다시피 요구한 것이 많이 죄송하다.

 

자신의 번 돈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을 "또 다른 세계"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까 난 아직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

하루 빨리 또 다른 세계를 만나야 겠다.

책을 다 보고서 뭐랄까 "나 어렸을 적에도 이랬었지" 하고

생각하는 날 보면서 "아 정말 20대구나"하고 느꼈다.

현재가 아니고 다시 몸으로 느껴볼 수 없는 시절이 있었고, 이젠

추억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아쉽다.

돌아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돌아가고 싶고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돌아가더라도 지금 군에서 지내는 시간은 좀 건너뛰면 좋겠다 ㅋ

지금 내 나이는 아직 과거보다 미래를 설계해야 할 시기다.

그렇다고 추억을 잃겠다는 것이 나이라 우선 순위가 미래설계다.

감상에 젖고 판타지 상상에 빠지기 보다 단어공부하고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욱아! 단어책 고맙다. 널 위해서라도 열심히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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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단어책을 다 못봤다. 소설 안본지가 정말 오래 되었다.

조만간 한 권 찾아서 읽어야 겠다. 연체일수 해제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