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의 줄거리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이 책이 재미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내가 모르는 부분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부묘사도 매끄럽게 잘 되어 있고 때로는 시적인 표현도 많이 나와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다 읽은 후에 작가에 대한 상식을 통해 허균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입니다.

그의 자유롭고 진보적인 생각으로 인해 결국 나중에 사형에 처해지는 불행한 인생을 살았던게 참 마음 아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참 현시대로부터 배척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또하나의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신분이 정해지고 개인의 재능과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한계를 넘을 수 없었던 조선시대를 고발하고 그에 대한 안타까움이 소설속에 녹아 있습니다.

서자이기 때문에 아비를 아비라 부를 수 없고 형을 형이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분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작가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중에 율도국이라는 나라를 세움을 통해 그 시대의 아픔을 뛰어넘는 이상향을 작품속에서 마음껏 그리고 있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진짜 홍길동처럼 백성을 사랑하고 마음 먹은 것은 무엇이든지 쓱쓱 해내는 사람이 있어 굶어죽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의 부조리로 희생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율도국처럼 전쟁이 없고 태평성대를 누리는 나라가 이 땅에 실제로 실현될 수는 없겠지만 소설을 통해서나마 그 꿈을 이루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의 아픈 부분을 긁어주기 때문에 이 소설이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