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는 아이가 딱 엄마라고 한다. 아마도 자기한테 퍼붓는 엄마의 불평에 대해서 한 말같은데 난 컴플레인을 잘 못한다. 다 좋은 게 좋은거고, 서로 얼굴 붉혀가며 시간낭비, 돈낭비, 스트레스 받느니 내가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면 다 편하다는 게 내 철학인지라, 웬만해선 불편사항을 잘 얘기하는 편이 아니다. 나한테는 참으로 없는 부분이고, 정말 잘 컴플레인 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싶어서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정말 컴플레인 해야 할 것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싶었다.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원래 성격이 깐깐하다 보니 보는 족족 컴플레인할 게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까지 많다고는 생각하진 않았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불만족하고, 소비자에게 눈에 보이게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든 적은 있었다. 그래 나도 종종 인터넷 쇼핑을 하며 불만족했던 점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때는 소심하게 1:1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곤 했었고, 내가 감수하고 말았는데... 한 수 제대로 배운 느낌이다.

 

내가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많구나 싶었다. 특진과 대진의 가격차이, 특진을 신청하고는 대진을 받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겠고, 혹시나 경품에 당첨되었을 경우, 일방적인 행사 진행자의 횡포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백화점 매대 상품 애프터서비스에 관련해서나 공연티켓 환불에 관한 내용이라든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알아두니 매우 유용한 정보였다. 그리고 학습지 구독 해지 관련하여 덧붙인 '솔직히 교과서 진도 문제 있다.'는 정말 공감 100%였다. 나도 아이를 둔 학부모이고, 지금은 웬만큼 무뎌졌지만, 아이들 진도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였다. 처음에 입학해 줄긋던 게 엊그제같다. 왜 학교도 안 간 아이들에게 한글깨치고, 수학 풀리고, 영어 가르치느라 애와 입씨름하는지, 사교육에 몰입하는지 교육관계자들은 알까? 맞장구치며 읽었다.

 

컴플레인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논리적어야 한다. 왜 이러이러하게 불합리한지 조목조목 따져야 한다. 나는 늘 입씨름하면 지는 편이고, 또 수긍을 잘하는 편이라 컴플레인이 잘 안되는 편인데... 논리적으로 나가야 할 때, 혹은 읍소하듯 연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알아야 잘 얘기할 수 있다. 뒷편에 소비자 기본법에 관해 첨부되어 있다. 또 가전기기나 스마트폰, 주방용품, 의복류, 공연업, 도서, 음반, 대리운전, 여행업, 소셜커머스등에 관한 분쟁 유형과 해결기준이 표로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나는 이기적이다. 그리고 참을성도 없다. 그래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하도 욱해서, 그렇게 사는 게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아닌건 아니라고 다 같이 말해야 세상은 겨우, 아주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책 뒤날개에서)

 

아줌마의 컴플레인에 관련한 에피소드에 모처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왜 컴플레인 해야 되는지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