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역임했던,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의 상징었던 故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것이 2009년이었다. 그를 추모했던 열기 속에 많은 책이 쏟아졌고, 우리는 그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은 그의 정책을 그가 세웠던 방안대로 성실하게 이행했다면 없었을 일이 아니었을까? 2010년은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을, 그의 그림자가 얼마나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였는지를 생각하게 한 시기였다.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픈 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게 되면 역사는 그를 다시 부를 것이다. 그의 마음을 잊지 않는 국민으로 우리 모두가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2010년에 썼던 글을 일부 수정하였다. - 

...노무현 재단에서 엮고, 유시민이 정리한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많은 사실들을 담고 있다. 참여정부 5년의 공과와 노무현의 공과를 평가하기에 시간이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서, 시간이 흐른 후에 평가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료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책의 앞부분에 문재인 씨가 쓴 '고맙습니다'라는 글이 있다.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글일 것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보기 바란다.

...'노무현'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에필로그에 '청년의 죽음'이라는 단어가 있다. '노무현은 청년이었다.'라고 책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청년'...60세가 넘어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청년이라는 단어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책은 그를 청년으로 부르고 있다. 청년이란 무엇일까? 불의를 참지 못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온 몸을 다 던지는 '전태일'과 같은 사람일까? 세상에서 얘기하는 출세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세를 생각하고 살았다면, 노무현은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서 고집스럽게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서화합'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서 선거운동을 했었는지 책은 우리에게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이런 이유로 책은 노무현을 청년으로 살다가 청년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었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그가 남긴 14줄의 글을 옮겨 본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10년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그를 생각한다. 정말 힘들지 않았겠는가? 불과 몇 달 전에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이가 법으로 보장된 기본적인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매일 언론의 칼에 노출되어 모든 것이 공개되고 그의 아내와 아들, 그와 관련된 많은 이들이 검찰수사를 받았다. 지금 생각하니...정말 그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그의 정치적 동지이자 좋은 친구였던 이광재 강원지사가 며칠 전에 도지사 자리를 잃었다. 권력이란 이런 것인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 공정사회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진정 묻고 싶다. 외치는 이들이여, 당신들은 얼마나 공정하게 살아왔는가?

...지난 세월에 대한 후회는 누구나 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떠들던 G20을 말하는 이를 찾기 어렵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는 역사가 되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역사에서 우리가 했던 잘못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 현실을 보다 나은 내일로 바꾸는 것이라고 나는 항상 주장하고 있다. 진정 공정하고 모두가 존중받고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그가 외쳤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말을 정말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