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이 청소년도서인 줄 알고 반 아이에게 먼저 읽게 하였다.

다음은 녀석이 써온 글을 약간 다듬은 것이다.

이 책은 회사의 맨얼굴과 지극히 평범한 회사의 일상에 대한 고찰이다.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의 기업은 양면성을 가진 야누스의 얼굴을 지녔다. 보여 주고 싶은 모습과 실제 내부의 모습, 고광택 카탈로그로 은폐하고, 사업보고서에서 누락시키고, 경영진의 혓바닥으로 아름답게 페인트를 칠한 담장 안에서 순도 100퍼센트의 정신병이 미쳐 날뛰고 있다. 또한 회사 내에서의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보니 학교를 다니는 우리들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이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 는 소름끼칠 정도의 직장인들의 체험이 담겨있다. 이 책은 또한 어이없는 사실도 가득하였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어른이 더 되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한가지의 사실을 더 배웠으니 말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하여 어른들도 우리 학생보다 생각이 더 많고, 고민할 것이 많고,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은 것 같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만이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낸 것 같다. 그리고 지루한 시간이라도 최대한 즐겁고 활기차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까지 해볼 것이다.

녀석이 어른들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어른인 내가 불쌍하다. 읽다보니 공감이 가는 요소가 너무 많다. 그러나 함부로 나의 직장을 이렇게 말하기는 두렵다.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이다.

정신병원 규칙 제 1조 신입사원은 회사의 일부가 되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그의 전부가 된다.(22쪽)

정신병원 규칙 제 8조 직원을 채용할 때는 기존 직원들과 비슷한 구직자를 선호한다. 사실상 필요 없지만 혁신을 몰고 오지 않을 것이라 안심할 수 있는 구직자 말이다.(64쪽)

정신병원 규칙 제 39조 1등급 직원은 소수이고, 2등급 직원은 많고, 3등급 직원은 너무 많다. 비극적이게도 3등급 직원은 항상 1등급 상사 밑으로 모여든다.(218쪽)

저자는 마지막으로 ‘엑소더스, 정신병원!’을 명한다. “내가 당신에게 장담한다. 정신병원을 피하면 취업도 훨씬 쉽다. 구직을 할 때 자신의 가치관과 기업문화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곳의 문화는 당신과 딱 맞다. 당신은 그곳의 문화와 딱 맞다. 어울리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 붙일 필요 없이 평소 찾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정신병원을 탈출하다. (하략) (319-320쪽)

정신병원, 엑소더스, 회사가전부, 나의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