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하고도 잔혹한 유머 어떤 교사들은 유머를 유용한 수업 통제도구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그들은 유머를 마치 회초리처럼 여기는 우를 범하고 있다. 19세기의 학교교사들이 고집불통의 아이들을 굴복시키거나 느려터진 아이들을 닦달하려고 휘두르던 회초리 말이다. 그들은 아이들이 저지른 실수를 흉내내면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그리고 실수한 아이를 놀려댄다. 학생의 개인적인 실수를 무자비하게 까발리면서 불쾌하고도 잔혹한 유머를 구사하는 것이다. 그들은 신랄하게 비꼴 만한 일을 저지르는 학생이 없으면 난감해하기까지 한다. 시비를 걸 만한 학생이 나타나지 않아 공연히 아무 잘못도 없는 학생을 걸고넘어진다. 마치 자신의 말이 곧 법임을 백성에게 일깨우려고 궁궐 앞에 처형당한 시체를 걸어놓곤 하던 동양의 황제들을 떠오르게 하는 자들이다. 하지만 그들로서는 이 같은 비교가 싫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체로 별 볼일 없고 소심한 자들이라 그렇게라도 잠시 황제가 되어보는 게 나쁠 턱이 없으니까. 그들은 마치 말 등에 난 상처에 내려앉은 까치와 같은 존재들이다. 말의 생살을 쪼아 먹으면서 흡족하게 깍깍대는 까치는 말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부림치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만든다.
페이지 : 78-79쪽

 내 얘기 같다. 몇 문단 건너 뛰어 다음 글이 눈에 들어온다.

 

 

	유머는 결단코 학급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가르침에 유머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훨씬 더 값진 목적이 있다. 유머의 목적은 즐거움을 통해 학생과 교사를 이어주자는 것이다. 지혜롭고 노련한 교사 한 분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모두 최소한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웃지 않는다면 그날의 가르침은 헛된 것이다.”
페이지 : 79-80쪽